교황 사도 순방… 첫 방문지는 부다페스트

프란치스코 교황은 9월 12일 오전 6시(로마 현지시간) 로마 피우미치노 공항에서 알리탈리아 A320 항공기에 탑승해 유럽의 심장부인 부다페스트로 향했다. 오전 7시42분 사도 순방 첫 번째 목적지인 부다페스트에 도착한 교황은 약 7시간 후 슬로바키아로 떠난다. 이로써 프란치스코 교황이 재위 중 방문한 나라는 총 54개국이다.

Gabriella Ceraso / 번역 이정숙

9월 12일 오전 6시(로마 현지시간) 산타 마르타의 집에서 차량으로 로마 피우미치노 공항에 도착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항공기 이륙과 함께 교황 재위 기간 중 34번째 사도 순방의 시작을 알렸다. 헝가리와 슬로바키아 순방을 위한 5일 간의 여정은 교황의 지향에 따라 “유럽 심장부에서의 성체조배와 기도로 기록”될 것이다. 또한 헝가리와 슬로바키아에서 “적대와 박해 가운데” 복음을 증거한 “수많은 영웅적 신앙 고백자들”의 중재에 맡기는 시간이 될 것이다. 교황은 로마를 떠나 부다페스트로 향하는 기내에서 이탈리아와 크로아티아 상공을 통과할 때 각국 대통령과 국민들에게 인사했다. 세르지오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에게는 “공동의 이익을 위한 평온과 관대한 헌신”을 청했고, 조란 밀라노비치 크로아티아 대통령에게는 국가의 평화와 안녕을 위한 기도와 축복을 전했다. 

순방 주제

순방 주제는 순교와 탄압을 비롯해 슬라브 민족의 사도들인 성 치릴로와 성 메토디오가 가르치는 것처럼 △복음선포의 사명 △교회일치와 종교 간 대화 △유럽의 문제들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 같은 순례 주제와 함께, 비록 시기와 배경은 서로 다르지만 평화와 형제애라는 동일한 메시지로 이 두 나라를 2차례 이상 방문했던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발자취를 따르게 된다. 이번 교황 순방은 지난 2021년 이라크 순방에서 돌아오는 기내에서 발표됐으며, 지난 7월 4일 주일 삼종기도를 통해 공식화됐다. 아울러 순방의 주요 목적은 부다페스트에서 열리는 제52차 세계성체대회의 폐막미사를 집전하려는 교황의 강한 열의를 담고 있기도 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성 바오로 6세 교황과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이후 현대에서 세계성체대회에 참석하는 세 번째 교황이다. 

부다페스트 도착과 행사 여정

9월 12일 헝가리에서 열리는 행사의 하이라이트에 수천 명의 신자들이 참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일정은 오전 8시경 항공기 문이 열리고 프란치스코 교황이 내려오면서 시작됐다. 교황은 주 헝가리 교황대사와 주 교황청 헝가리대사의 영접을 받았다. 졸트 세미옌 헝가리 부총리의 환영인사, 두 어린이의 꽃다발 증정, 참석한 이들의 사진촬영과 박수가 이어졌다. 이후 교황은 차량에 탑승해 시내 중심으로 이동했다. 

오전 8시45분경 부다페스트 미술관에서 3차례의 만남이 예정돼 있다. 먼저 신고전주의 양식의 건물 홀에서 교황은 야노쉬 아데르 헝가리 대통령과 빅토르 오르반 총리와 30분 동안 비공개 만남을 갖는다. 이후 안드라스 베레스(Andràs Veres) 주교를 비롯해 르네상스풍 홀에서 교황을 기다리고 있는 35명의 헝가리 주교단을 대상으로 첫 번째 연설을 한다. 마지막으로 교황은 옆 홀로 이동해 50명의 교회 일치위원회 대표자들과 헝가리 유다인 공동체 대표자들을 만나 두 번째 연설을 한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약 50만 명의 헝가리 유다인들이 나치에 의해 추방된 바 있다. 

헝가리의 심장부에서 거행되는 스따시오 오르비스

오전 11시30분 포프모빌을 탄 교황은 넓은 영웅광장을 가로지를 예정이다. 영웅광장에는 미술관을 비롯해 헝가리의 가장 중요한 상징들과 함께 국가의 심장부를 나타내고 있다. 영웅광장에 있는 헝가리의 가장 중요한 상징은 통일 헝가리의 초대 그리스도인 왕 성 스테파노 동상, 교황청과 긴밀한 관계를 승인하며 실베스테르 교황이 하사한 성스러운 왕관, 그리스도교의 이중 십자가, 헝가리 건국의 일곱 부족장을 기념하는 동상 등이다. 

1938년처럼 바로 이 영웅광장에서 제52차 세계성체대회가 막을 내린다. 1938년 당시에는 교황특사로 에우제니오 파첼리(Eugenio Pacelli) 추기경이 참석했지만, 이번에는 교황이 직접 스따시오 오르비스(Statio Orbis)라고 불리는 폐막미사를 거행한다. 이 미사는 “헌신과 기도의 장”으로, 지역 교회가 신앙을 심화하기 위해 성체성사의 신비를 중심으로 교황과 친교 안에서 일치를 이루는 시간이다. 그러므로 이 미사는 하나의 호흡이면서도 보편 가치를 이룬다. 

영웅광장에서 폐막미사와 주일 삼종기도를 마친 교황은 환송식을 위해 부다페스트 국제공항으로 이동한 다음 알리탈리아 항공기를 타고 슬로비키아의 브라티슬라바로 출발한다. 

슬로바키아 고통의 성모님의 순례자

헝가리에서 성체 안에 계신 예수님을 만난 교황은 이제 슬로바키아에서 칠고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께 기도드리는 순례길에 오른다. 교황의 이번 사도 순방은 72시간 동안의 여정에 불과하지만 매우 영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우선 12일 밤부터 유럽 중동부 지역의 주요 도시들의 방문으로 시작해 오는 15일 교황의 방문으로 샤슈틴 시에서 정점을 이루는 성모 축일(고통의 성모 마리아) 거행에 이르기까지 영적으로 의미있는 시간을 보내게 될 것이다. 아울러 교황은 브라티슬라바 공항에서 주사나 카푸토바 슬로바키아 대통령의 환영인사를 받은 후, 오후 4시30분경 슬로바키아 교회의 교회 일치위원회 회원들과의 만남을 위해 주 슬로바키아 교황청 대사관으로 이동한다. 이전의 사도 순방에서 관례처럼 수행한 바와 같이, 이날 오후 5시30분 예수회 회원들과의 비공식 만남을 끝으로 슬로바키아 방문 첫날 일정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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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9월 2021, 23: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