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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평으로 세상을 더럽히는 사람은 그리스도인이 아닙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8월 29일 연중 제22주일 삼종기도 훈화를 통해 “남 탓을 하느라 시간 낭비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남 탓을 하면 화나고, 언짢아지고, 하느님이 우리 마음에서 멀어집니다.” 교황은 이것이 세상을 더럽히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삼종기도를 바친 후 교황은 아프가니스탄 사태를 위해 단식하고 기도하자고 초대했다. 아울러 홍수로 피해를 입은 베네수엘라를 우려했다. 끝으로 ‘「찬미받으소서」 운동’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번역 이창욱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안녕하세요!

오늘 복음은 예수님의 태도에 놀란 몇몇 바리사이와 율법학자들을 보여줍니다. 그들은 예수님의 제자들이 먼저 전통적인 정결례를 지키지 않고 음식을 먹는 것을 보고 화를 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이러한 방식이 종교 관습에 위배된다”(마르 7,2-5 참조)고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우리도 이렇게 자문해 볼 수 있습니다. ‘왜 예수님과 그분의 제자들은 이러한 전통을 소홀히 했을까? 결국 이러한 전통은 나쁜 것이 아니라, 좋은 의식 절차이고, 음식을 먹기 전에 간단히 씻는 것이 아닌가?’ 예수님께서 왜 여기에 주목하지 않으실까요? 왜냐하면 그분에게는 ‘신앙을 다시 중심에 두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복음에서 이를 계속 봅니다. 신앙을 다시 중심에 두는 것 말입니다. 그리고 위험을 피해야 합니다. 이는 율법학자들에게 해당되지만 우리에게도 해당됩니다. 그 위험이란 신앙을 중심에 두는 일을 두 번째 순위에 두면서 외적인 형식을 지키는 것입니다. 우리는 너무 자주 영혼을 “회칠하거나 꾸미길” 좋아합니다. 신앙을 중심에 두지 않는 외적인 형식주의, 이야말로 위험입니다. ‘외향적인 신앙’에 빠질 위험입니다. 겉보기에는 아주 좋아 보이지만, ‘마음을 깨끗하게 하는 일’을 소홀히 합니다. 외적인 신심으로 “하느님을 체계화하려는” 유혹이 항상 있지만, 예수님께서는 이러한 예배에 만족하지 않으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외적인 것을 바라지 않으시고, 마음에 와 닿는 신앙을 원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즉시 사람들을 가까이 부르시고 위대한 진리를 말씀하십니다. “사람 ‘밖에서’ 몸 안으로 들어가 그를 더럽힐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마르 7,15 참조). 오히려 “‘안에서’ 곧 사람의 마음에서”(마르 7,21 참조) 나오는 나쁜 것들이 사람을 더럽힌다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의 이 말씀은 혁신적인 것이었습니다. 당시의 사고방식은 어떤 음식이나 외적인 접촉이 불결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관점을 뒤집으십니다. 밖에서 들어오는 것이 나쁜 게 아니라, 안에서 나오는 것이 나쁘다고 말씀하십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이 말씀은 우리와 관련이 있습니다. 우리는 종종 악이 주로 외부에서 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곧, 타인의 행동, 우리를 나쁘게 생각하는 사람들, 사회에서 나온다고 말입니다. 얼마나 자주 우리는 우리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을 두고 남 탓, 사회 탓, 세상 탓을 합니까! 항상 “다른 사람”의 잘못이라는 겁니다. 저 사람들의 잘못, 정치하는 사람의 잘못, 운이 없었던 탓, (…) 그런 식입니다. 문제는 항상 외부에서 오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리고 탓을 다른 곳에 돌리느라 시간을 보냅니다. 하지만 ‘남 탓하느라 시간을 보내는 건 시간 낭비’입니다. 남 탓을 하면 화나고, 언짢아지고, 하느님이 우리 마음에서 멀어집니다. 복음서에 나오는 사람들처럼, 불평하고, 화내고, 논쟁을 일삼고, 예수님을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들이 됩니다. 불평하면서 참된 신앙인이 될 수는 없습니다. 불평은 독을 퍼뜨리고, 여러분을 분노, 원한, 슬픔으로 이끕니다. 마음의 불평은 하느님께로 향하지 못하게 문을 닫아겁니다.

오늘 주님께 남 탓하는 데에서 우리를 자유롭게 해 주시기를 청합시다. 아이들은 이렇게 남 탓을 합니다. “아니야. 내가 그런 게 아니야! 쟤가 그랬어. 내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야. (…)” 세상을 불평으로 더럽히면서 시간 낭비하지 않는 은총을 기도 중에 청합시다. 이런 사람은 그리스도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오히려 우리의 마음에서 시작하여 삶과 세상을 바라보라고 초대하십니다. 만일 우리가 우리의 마음속을 들여본다면, 우리가 싫어하는 거의 모든 것을 밖에서 찾는다는 걸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만일, 진지하게, 우리 마음을 정화해 달라고 하느님께 간청한다면, 우리는 세상을 더 깨끗하게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악을 물리치기 위한 절대적인 방법이 하나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바로 자신의 내면에서 악을 물리치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교회의 첫 교부들, 은수자들은 “어떤 것이 성화의 길인가?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자책하는 것이 첫걸음이라고 말했습니다. 자기 자신을 탓하는 것입니다. 우리 자신을 비난하는 것입니다. 우리 중 몇 명이나 일과 중이나 하루의 어떤 순간에 혹은 한주간의 어떤 순간에, 자기 자신을 속으로 탓할 수 있겠습니까? “예, 이 사람은 저에게 이렇게 했고, 저 사람은 저에게 야만적인 행동을 했고, (…)” 그런데 나는 어떤가요? 그 사람이 한 대로 똑같이 행동하나요, 아니면 다르게 행동하나요? 지혜로운 행동은 바로 자책하는 법, 자기 자신을 비난하는 법을 배우는 것입니다. 여러분도 해 보십시오. 여러분에게 유익할 것입니다. 제가 그렇게 할 수 있었을 때는 저에게 유익했지만, 그건 여러분 모두에게도 유익할 것입니다.

당신의 순결한 마음을 통해 역사를 바꾸신 동정 마리아께서 우리로 하여금 가장 먼저 남 탓을 하고 모든 것에 대해 불평하는 악습을 극복하게 하심으로써 우리의 정화를 도우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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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8월 2021, 09:15

삼종기도(三鐘祈禱, 라틴어 Angelus 안젤루스)는 예수님 강생(降生) 신비를 기억하면서 하루에 세 번 바치는 기도다. (이 기도를 바치라는 표시로) 아침 6시, 낮 12시, 저녁 6에 종을 세 번씩 치면서 기도한다. 안젤루스(Angelus)라는 명칭은 라틴어로 시작하는 삼종기도 “Angelus Domini nuntiavit Mariae(주님의 천사가 마리아께 아뢰니)”의 첫 단어인 안젤루스(Angelus)에서 유래됐다. 삼종기도는 예수 그리스도의 강생에 초점을 둔 세 개의 간단한 계응시구와 세 번의 성모송으로 구성된다. 또한 이 기도는 주일과 대축일 정오에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 모인 순례객들과 교황이 함께 바친다. 삼종기도를 바치기 전에 교황은 그날 독서에서 영감을 얻은 짤막한 연설을 한다. 기도를 바친 다음에 교황은 순례객들에게 인사한다. 주님 부활 대축일부터 성령 강림 대축일까지는 안젤루스 대신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념하는 기도인 레지나 첼리(라틴어 Regina Coeli ‘하늘의 모후님’), 곧 부활 삼종기도를 바친다. 삼종기도는 세 번의 영광송을 바치면서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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