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르술라 폰 데어 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의 예방을 받은 프란치스코 교황 우르술라 폰 데어 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의 예방을 받은 프란치스코 교황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 교황 예방 “교황청과 함께 모든 사람들에게 백신 보장할 것”

폰 데어 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이 프란치스코 교황을 알현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은 「바티칸 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교황청과의 공동 목표를 강조했다. 아울러 “양극화, 포퓰리즘, 민족주의 시대에 종교의 위대하고 일치된 힘은 엄청난 의미를 지닌다”고 전했다.

Salvatore Cernuzio, Mario Galgano / 번역 박수현

코로나19 대유행, 이주민들, 기후위기의 극적인 결과들과 더불어 최근 새로운 국면의 중동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5월 22일 10시50분부터 11시20분까지 약 30분 동안 우르술라 폰 데어 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의 예방을 받았다. 폰 데어 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은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와 화상 글로벌 보건 정상회의의 공동의장을 맡아 회의에 참석했으며, 이날 오전 교황청 사도궁에서 교황을 만났다. 그녀는 교황을 접견한 후 오전 11시25분경 교황청 국무원총리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과 외무장관 폴 리차드 갤러거 대주교를 만났다.

중동, 코로나19 대유행, 이주민에 대한 교황과의 대화

교황청 공보실은 다음과 같이 이번 만남을 전했다. “우호적인 분위기의 만남 동안 양측 간의 잘 준비된 의제 덕분에 양국 관계가 더욱 발전되었다고 언급했습니다. 아울러 교황청과 유럽연합의 수교 50주년을 맞아 진행 중인 계획 등에 대해서도 언급했습니다.” “이어 최근 시작한 유럽의 미래에 관한 컨퍼런스의 전망에 비추어 유럽 대륙의 인간 및 사회 발전이라는 주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또한 “대화가 계속되는 동안 코로나19 대유행이 미친 사회적 영향, 이주민 및 기후변화, 최근 새로운 국면을 맞은 중동 상황과 같은 몇몇 공통 관심사들이 다뤄졌다”고 전했다. 만남 이후 교황과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은 선물을 주고받았다. 폰 데어 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은 교황에게 1950년의 쉬망 선언서(Schuman Declaration) 사본과 유럽연합 역사에 관한 두 권짜리 판본을 선물했다. 교황은 ‘세계 평화의 날’ 담화와 지난 2019년 아부다비에서 서명한 「세계 평화와 더불어 사는 삶을 위한 인간의 형제애에 관한 공동 선언문」을 비롯해 교황 재위 기간 동안 발행된 교황 문헌들을 선물했다. 또한 이사야 예언서 32장의 말씀을 되새기는 청동 메달도 선물했다. ‘광야는 과수원이 되리라’(이사 32,15 참조). 

교황과의 만남에 앞서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은 「바티칸 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유럽연합과 교황청 사이의 좋은 외교 관계를 언급하는 한편,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유럽연합의 노력과 교황의 강력한 호소에 고무된 세계 보건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노력을 강조했다.

이하 폰 데어 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과의 일문일답:

위원장님, 교황청과 유럽연합 간의 외교 관계를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교황청과 유럽연합의 관계는 훌륭합니다. 지난 50년 동안 우리가 서로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좋은 협력은 근본적으로 평화에 대한 헌신, 연대, 인간의 존엄성 같은 가치를 공유하는 것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우리는 연대의 세계화 문제와 관련해 교황청을 매우 밀접하게 따르고 있으며, 유럽의 미래에 관한 컨퍼런스에 관심을 보여준 데 대해서도 감사드립니다. 이러한 몇 가지 요소들은 이미 우리의 관계가 얼마나 긍정적이고 깊은지를 보여줍니다.”

유럽연합은 코백스(Covax)를 통한 백신 확산에 대한 교황의 호소를 공유하고 제시했습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세계 보건 위기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요?

“모든 사람들이 효과적이고 저렴한 백신을 접하기 전까지 아무도 안전하지 않을 것입니다. 유럽연합은 백신 확보에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럽 생산분의 절반을 다른 90개국으로 공급한다는 원칙을 일관성 있게 유지해 왔습니다. 이것은 한 부분입니다. 두 번째 부분인 코백스는 매우 중요합니다. 유럽연합은 코백스의 주요 후원자 중 하나입니다. 바로 어제 우리는 G20 정상회의를 열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유럽연합이 코백스에 1억회분을 공급하기로 약속했습니다. 모든 곳에서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에 무료 백신을 제공하는 것은 지금 매우 중요합니다. 어제 우리는 또 다른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곧 우리의 파트너인 바이오엔테크-화이자, 존슨앤드존슨, 모더나가 올해도 일부 저소득 국가에 무료로, 중간 소득 국가를 위해선 할인된 가격으로 13억회분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수출, 기부, 산업 파트너십이라는 세 가지 경로는 아프리카의 백신 생산 공장 건설을 우선순위로 두고 있습니다. 유럽연합은 아프리카 파트너와 협력하고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물론 단기적으로 진행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기술, 대규모 투자, 그리고 직원 교육을 계속하여 아프리카가 자체적인 필요에 맞는 백신 생산을 위해 독립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환경 문제를 오늘날 가장 시급한 과제 중 하나로 보고 있습니다. 유럽은 지속가능하고 통합된 발전을 위해 어떻게 행동할 수 있나요?

“저는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교황 회칙 「찬미받으소서」(Laudato Si')를 선물로 주신 것과 그 회칙이 지구, 자연, 기후를 보호하기 위한 긍정적인 자극을 준 것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유럽연합은 처음부터 이를 위해 헌신해 왔습니다. 제 임무에서 가장 중요한 첫 번째 주제는 (2050년 기후 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사회 전 분야를 전환하기 위한 정책인) 유럽 그린딜(European Green Deal)입니다. 유럽연합은 2050년에 최초의 기후 중립 대륙이 될 것이고, 실제로 오늘날 우리는 유럽 최초의 기후법을 갖고 있습니다. 이는 우리가 목표를 설정했을 뿐만 아니라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기후 중립을 달성하고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 법률을 차근차근 마련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는 엄청난 작업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행동하지 않는다면, 그 결과는 끔찍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미 기후변화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아이들과 손자, 손녀들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합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자손들이 경험하게 하려면 지금 행동하는 것이 시급합니다. 유럽연합은 그 역할을 다하고 있으며, 우리는 세계를 끌고 가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한국, 남아프리카, 일본, 중국, 미국이 모두 기후 중립을 달성할 수 있는 목표를 설정한 것을 보게 되어 기쁩니다. 이것이 교황 회칙 「찬미받으소서」가 진정으로 경각심을 일깨웠다고 제가 믿는 이유입니다.”

우리는 유럽이 그리스도교의 뿌리를 내린 곳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아울러 유럽에는 가톨릭, 개신교, 정교회 신자들뿐 아니라 같은 유럽 시민인 다른 종교 신자들도 함께 존재합니다. 오늘날의 유럽에서 종교, 특히 그리스도교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그리스도교는 유럽에 깊이 뿌리를 내렸습니다. 매일, 우리의 일상적인 행동에서, 우리는 그리스도교적 가치의 기원을 인식합니다. 우리가 평화와 인간의 존엄성에 대해 말할 때, 예를 들어 법치, 연대, 혹은 조금 더 고전적인 표현으로 자비에 대해 말할 때, 우리는 그리스도교의 뿌리와 그들이 우리 시대에 얽혀있는 깊이를 인식하게 됩니다. 실제로 우리의 일상적인 논쟁에서 그리스도교와 그 기반이 되는 가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더군다나 양극화, 포퓰리즘, 민족주의 시대에 일치와 화해를 위해 노력하는 종교의 위대하고 일치된 힘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것은 일상의 삶과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모든 헌신에 직면할 힘을 주는 통합 요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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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5월 2021, 2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