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 있는 이주민들의 ‘천사’ 노마 수녀에 감사 인사
Salvatore Cernuzio / 번역 박수현
프란치스코 교황은 리오 그란데 밸리(Rio Grande Valley)의 ‘예수 그리스도의 선교사들’ 소속 수녀이자 가톨릭 자선단 총책임자인 노마 피멘텔(Norma Pimentel) 수녀에게 영상 메시지를 보내며 다섯 차례나 “감사하다”고 전했다. 리오 그란데 밸리는 매일 수십만 명의 이주민들이 도착하는 멕시코와 미국의 국경 지역이다. 노마 수녀가 이끄는 이 단체는 라틴아메리카에서 고난과 빈곤의 현실로부터 벗어나 더 나은 삶을 찾아 헤매고 있는 수많은 남녀노소와 이산 가족을 환대하며 도움을 주고 있다. 이는 “내가 나그네였을 때에 따뜻이 맞아들였다”(마태 25,35)라는 복음 말씀에 입각한 것이며 노마 수녀의 사명의 밑거름이기도 하다.
“수녀님의 지원 단체에 감사를 전합니다”
교황은 지난 5월 3일 노마 수녀가 교황에게 보낸 편지에 대한 답신으로 영상 메시지를 보냈다. 교황은 스페인어로 된 영상을 통해 노마 수녀에게 개인적으로 감사 인사를 전했다. “수녀님과 수녀님의 모든 지원 단체가 하고 있는 일에 감사를 전합니다.”
“더 나은 삶을 추구하고 발전하기 위해 온 이주민들을 환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사실상의 사회적 지옥에서 도망치고 있습니다. 이들을 환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지원 단체에도 감사를 전합니다.”
이주민을 환대하고, 보호하고, 동행하고, 통합해야 합니다
교황은 이주민 비상사태에 대한 공통의 답을 ‘환대, 보호, 동행, 통합’이라는 네 가지 동사로 풀어갈 것을 강조했다. “이주민들을 환대해야 합니다. 곧, 그들을 보호하고, 동행하며, 통합해야 합니다.” 교황은 노마 수녀와 그 지원 단체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더 큰 존엄성으로 살기 위해 도움을 요청하러 온 모든 이주민들을 위해 일하는 수녀님과 지원 단체에게 감사를 전합니다.”
“저는 이곳에서 수녀님과 함께 이 일에 동행하는 모든 사람들을 위해 기도합니다. 하느님의 축복이 항상 함께하시길 기도합니다.”
리오 그란데 밸리의 최전선에서
노만 수녀는 미국에서 낯익은 얼굴로, 이민자들의 ‘천사’로 알려져 있다. 샌들을 신고 짧은 흰 머리에 선교사 복장을 한 수녀는 소셜네트워크 활동에도 매우 적극적이다. 소셜네트워크 상에서 노만 수녀가 아이들과 임산부들과 함께한 사진을 비롯해 주교, 치안 판사, 연방 판사들과 대화하는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노만 수녀는 지난 30년 동안 텍사스와 멕시코로 구분된 이 국경 지역에서 난민을 지원하는 데 앞장서 왔다. 지난 수년간 많은 사람들이 멕시코 국경을 넘다 사망했다. 이는 한 아버지가 지난 2019년 6월 어린 딸과 함께 강에서 익사한 비극적인 사진으로 우리 기억에 각인돼 있다.
이주민들을 위한 따뜻한 식사와 깨끗한 옷
2015년부터 노마 수녀는 성심 가톨릭 교회에서 출범한 국제 카리타스의 파트너 단체 리오 그란데 밸리의 가톨릭 자선단의 총책임자다. 이 단체의 공식 누리집 보고에 따르면, 자선단의 센터에서 지금까지 2만3000명이 넘는 취약계층이 환대를 받았다. 노마 수녀는 하루 24시간 보호 및 쉼터를 제공하고 있다. 아울러 300명에게도 따뜻한 식사를 제공하거나 샤워를 하고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또한 센터는 이주 여정을 계속하기를 원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의약품 및 기타 상담 또는 응급지원서비스를 제공한다. 때때로, 이주민들은 약간의 위안을 얻는 것만으로도 상황을 견뎌낸다.
가족들이 재회하는 모습을 보는 기쁨
노마 수녀가 힘들어 보일 때에도 결코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는 것은 큰 위안이다. 노마 수녀는 「바티칸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주민들을 가득 실은 버스가 매일 도착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대부분의 자원봉사자들은 국경에서 헤어진 가족들이 재회할 수 있도록 번호, 연락처, 이주 관련 서류를 찾는다고 설명했다. 노마 수녀는 가족이 재회하는 모습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많은 고통을 겪은 가족들이 다시 재회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놀라운 경험입니다. 사실 많은 가족들이 언제 다시 만날지도 모른 채 아이들을 잃어버린 경험을 했습니다. 아이들 역시 부모님을 잃은 채 울고 있죠. 훗날 그들이 다시 재회하는 모습을 보면 하느님께서 가족들을 하나로 모으신 기쁨과 은총의 순간을 함께 경험하게 됩니다. 우리가 이 일의 일부라는 사실이 매우 멋집니다!”
미국 「타임」 선정 2020년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멕시코 난민캠프 마타모로스에서 촬영한 이주민의 위기를 다룬 ‘오! 자비’라는 제목의 단편 영화는 노마 수녀가 수행한 업적을 중심으로 제작됐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지난해 이주민들을 위한 노마 수녀의 헌신적인 노력을 기리며 노마 수녀를 ‘2020년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명단에 포함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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