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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 사도궁 도서관에서 부활 삼종기도를 바치는 프란치스코 교황 교황청 사도궁 도서관에서 부활 삼종기도를 바치는 프란치스코 교황 

“그리스도를 찾는 이는 마음 안에서 평화를 발견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4월 5일 부활 팔일 축제 월요일 교황청 사도궁 도서관에서 열린 부활 삼종기도 훈화를 통해 빈 무덤을 발견한 여인들의 놀람, 천사의 말에 대한 그들의 기쁨, 돈이라는 우상에 굴복해 부활의 진실을 부인한 경비병들에 관해 묵상했다. 교황은 이번 부활 시기 동안 “파스카의 기쁜 소식을 마음속에, 집에, 가정에” (깊이) 받아들이라고 초대했다.

번역 이창욱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안녕하세요!

주님 부활 대축일 다음 월요일은 예수님의 무덤에 당도했던 여인들과 천사의 만남(마태 28,1-15 참조)을 떠올리기 때문에, 이른바 ‘천사의 월요일(Lunedì dell’angelo)’이기도 합니다. 천사는 여인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너희가 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님을 찾는 줄을 나는 안다. 그분께서는 여기에 계시지 않는다. 말씀하신 대로 그분께서는 되살아나셨다”(마태 28,5-6). “되살아나셨다”는 이 표현은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습니다. 무덤에 갔다가 무덤이 열려있고 비어있는 것을 발견했던 여인들도 “주님께서 되살아나셨다”고 말할 수 없었고, 단지 무덤이 비어있었다고 말할 뿐이었습니다. 오직 천사만이 하늘의 선포자로서의 권한을 갖고, 하느님께서 주신 권한을 통해, 예수님께서 부활하셨다고 말할 수 있었습니다. 이와 같이 한 천사는 – 오직 천사만이 – 마리아에게 이렇게 말할 수 있었습니다. “보라, 이제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터이니 (...) 지극히 높으신 분의 아드님이라 불리실 것이다”(루카 1,31-32). 이런 까닭에 우리는 천사의 월요일이라고 부릅니다. 오직 천사만이 하느님의 힘을 통해 “예수님께서 되살아나셨다”고 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주간 첫날이 밝아올 무렵, “그런데 갑자기 큰 지진이 일어났다. 그리고 주님의 천사가 하늘에서 내려오더니 무덤으로 다가가 돌을 옆으로 굴리고서는 그 위에 앉는 것이었다”(마태 28,2)고 마태오 복음사가는 말해줍니다. 악과 죽음의 승리에 대한 봉인이었어야 할 그 큰 돌은 천사의 발 아래 놓이게 되어, 주님의 천사의 발판이 됐습니다. 예수님의 원수들과 (그분을) 박해하던 자들의 모든 계획과 방어가 무산됐습니다. 봉인이 완전히 무너져 내렸습니다. 무덤의 돌 위에 앉아있는 천사의 이미지는 악에 대한 하느님의 승리의 구체적이고 가시적인 표현이고, 이 세상의 군주(악마)에 대한 그리스도의 승리, 어둠에 대한 빛의 승리를 나타내는 표현입니다. 예수님의 무덤은 물리적인 현상을 통해 열린 것이 아니라, 주님의 개입을 통해 열린 것입니다. 천사의 외관에 관해, 마태오 복음사가는 “그의 모습은 번개 같고 옷은 눈처럼 희었다”(3절)고 덧붙입니다. 이러한 세부사항은 역사의 마지막 시대, 새로운 시대를 가져오신 분, 하느님의 직접적인 개입을 강조하는 상징입니다. 예수님의 부활로 역사의 마지막 시대가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이 마지막 시대는 어쩌면) 수천 년간 지속될 수 있겠지만 (어쨌든) 마지막 시대입니다.

하느님의 이러한 개입 앞에 두 가지 반응이 일어납니다. 우선 경비병들의 반응입니다. 그들은 하느님의 압도적인 힘에 대처하지 못하고 내면의 지진으로 무너졌습니다. 곧, 그들은 까무러쳤습니다(4절 참조). 부활의 권능은 죽음의 표면적인 승리를 보장하는 데 이용됐던 이들을 무너뜨립니다. 그런데 이 경비병들은 무엇을 해야 했을까요? (예수님의 시체를) 지키라고 명령을 내렸던 이들에게 가서 진실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들은 선택 앞에 있었습니다. 진실을 말하거나 혹은 지키라고 명령을 내린 이들이 하라는 대로 따르거나 한 가지를 택해야 할 기로에 있었던 겁니다. 그런데 그들을 설득할 유일한 방법은 돈이었고, 이 불쌍한 사람들, 가난했던 이들은 진실을 팔았습니다. 그들은 받은 돈을 주머니에 넣고 가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아닙니다. 예수의 제자들이 시체를 훔쳐 갔습니다.” 여기서도 (그들의) “주님”인 돈은 그리스도의 부활이라는 그 사실을 부인하기 위해 힘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이에 비해) 여인들의 반응은 사뭇 다릅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주님의 천사에게서 두려워하지 말고 – “두려워하지 마라!”(5절) – 예수님을 무덤에서 찾지 말라는 초대를 분명히 받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마침내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천사의 말에서 우리는 귀중한 가르침을 얻을 수 있습니다. 곧, 그분을 만나는 이들에게 풍성한 생명을 선사하시는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결코 지치지 말고 찾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스도를 찾는다는 것은 마음의 평화를 발견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복음의 그 여인들은 처음에 혼란을 느낀 다음,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일입니다만, 살아 계신 스승을 되찾는 데서 큰 기쁨을 누립니다(8-9절 참조). 이번 부활 시기 동안 저는 모든 분들이 파스카의 기쁜 소식을 마음속에, 집에, 가정에 (깊이) 받아들이면서, 이와 똑같은 영적 체험을 하시길 바랍니다. “그리스도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부활하시어 다시는 돌아가시지 않으리니, 이제는 죽음이 그분을 누르지 못하리라”(영성체송). 파스카의 기쁜 소식은 바로 이것입니다. “그리스도께서 살아 계시고, 그리스도께서 내 삶을 동행하시고, 그리스도께서 내 곁에 계십니다.” 그리스도께서 내 마음의 문을 두드리시고 우리가 그분을 맞아들이면, 그리스도께서는 살아 계십니다. 이번 부활 시기 동안 “주님께서는 살아 계십니다”라는 이 말씀을 되풀이하는 것이 우리에게 유익할 것입니다.

이러한 확신이 오늘 그리고 부활 시기 내내, “‘레지나 첼리, 레타레(Regina Caeli, laetare)’, 곧 하늘의 모후님, 기뻐하소서”라고 기도하도록 우리를 이끕니다. 가브리엘 천사가 처음으로 이와 같이 (성모님께) 인사했습니다.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루카 1,28). 이제 마리아의 기쁨은 충만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살아 계시고, 사랑은 승리했습니다. 이것이 우리의 기쁨이 되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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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 4월 2021, 01:15

부활 삼종기도란 무엇인가?

부활 삼종기도(라틴어 Regina Coeli, 혹은 Regina Caeli 레지나 첼리)는 4개의 성모 찬송가 중 하나다. 나머지 3개의 성모 찬송가는 ‘구세주의 거룩하신 어머니(라틴어 Alma Redemptoris Mater 알마 레뎀토리스 마테르)’, ‘하늘의 모후님 기뻐하소서(라틴어 Ave Regina Coelorum 아베 레지나 첼로룸)’, ‘모후이시며(라틴어 Salve Regina 살베 레지나)’다. 

부활 삼종기도는 지난 1742년 베네딕토 14세 교황이 삼종기도(라틴어 Angelus 안젤루스) 대신 주님 부활 대축일부터 성령 강림 대축일까지의 부활 시기 동안 죽음에 승리한 표징으로 일어서서 바치게 했다. 

부활 삼종기도 역시 삼종기도처럼 하루에 세 번 바쳤다. 아침, 정오, 저녁 시간에 하루의 시간을 하느님과 성모님께 봉헌하기 위해서 바쳤다. 

독실한 전통에 따르면, 이 오래된 찬송가는 6세기 혹은 10세기에 생겨났다. 그러다 18세기 중반 프란치스코회 성무일도서에 삽입되면서 일반적인 신심으로 널리 알려져 자리잡았다. 4개의 짧은 계응시구로 이뤄져 있으며, 각자 알렐루야로 마무리된다. 이 기도는 신자들이 마리아와 함께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뻐하기 위해 하늘의 모후이신 마리아께 드리는 기도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2015년 부활절 다음날인 4월 6일에 부활 삼종기도를 바치면서 이 기도를 바칠 때 가져야 할 마음의 상태에 대해 다음과 같이 권고했다. 

“ (…) 마리아께 기뻐하라고 초대하면서 그분께 기도합시다. 왜냐하면 자신의 태중에 모시던 분께서 약속한 대로 살아 나셨기 때문입니다. 우리를 성모님의 전구에 맡겨드립시다. 사실, 우리의 기쁨은 마리아의 기쁨을 반영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분께서 예수님의 사건들을 지키셨고, 또 소중히 여기시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이 기도를, 어머니가 기쁘시기 때문에 기뻐하는 자녀들의 벅찬 감정으로 바치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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