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이라크 순방... 아브라함처럼 희망 안에서의 여정

프란치스코 교황은 바그다드로 떠나기에 앞서 이라크 국민들에게 보내는 영상 메시지를 통해 그리스도인들뿐 아니라 모든 “종교의 형제자매들”에게 “형제애를 강화하고 평화의 미래를 함께 구축하자”고 초대했다. 아울러 “수년간의 전쟁과 테러에 대한 용서와 화해”를 주님께 청했다.

Alessandro Di Bussolo / 번역 김호열 신부

별에서 눈을 떼지 않고, “희망 안에서” 아브라함의 여정을 이어가도록 이라크인들을 초대하는 참회의 순례자, 평화의 순례자의 모습. 프란치스코 교황은 33번째 사도적 순방인 이라크 순방(3월 5-8일)을 떠나기에 앞서 이라크 국민들에게 진심 어린 영상 메시지를 보내며 “고대의 특별한 문명의 요람인 여러분의 땅”에 “참회의 순례자”로 방문한다고 말했다.

“수년간의 전쟁과 테러에 대한 용서와 화해를 주님께 청하고, 마음의 위로와 상처의 치유를 하느님께 간청하기 위한 것입니다.”

형제애를 찾아 떠나는 평화의 순례자

이번 순방은 또한 마태오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것을 “다시 한 번 말하기 위한 평화의 순례자로서”의 사도적 순방이기도 하다. “너희는 모두 형제다”(마태 23,8). 

“무슬림들, 유다인들, 그리스도인들을 한 가족으로 모으는 상징인 선조 아브라함 안에서 다른 종교 전통의 형제자매들과 함께 기도하고, 함께 걷고자 하는 소망으로 충만하여 형제애를 찾아 떠나는 순례입니다.”

고난 받는 교회와의 만남

교황은 우선 “매우 힘든 시련 속에서 예수님을 믿는 신앙을 증거한” 이라크 그리스도인들을 향해 “고난 받는 교회와 만나게 되어 영광”이라며 “신앙을 증거하고 계신 여러분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교황은 “여러분이 알고 있는 너무나 많은 순교자들이 우리로 하여금 사랑의 겸손한 힘 안에서 견딜 수 있도록 도와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라크 시리아 이슬람국가(Islamic State of Iraq and Syria, ISIS)’의 학살을 피해 도망친 이라크인들의 눈에는 “파괴된 주택들과 교회들의 이미지들”이 아직도 남아있고, 그들의 마음 안에는 “남겨두고 온 애정의 상처들과 버려두고 온 자신들의 집에 대한 상처들”이 아직도 남아있다고 교황은 떠올렸다.

“저는 여러분과 고난 받고 있는 중동 지역에 친근감을 느끼고 있으며, 여러분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여러분을 격려하는 전체 교회의 애정 어린 포옹을 여러분에게 가져가고자 합니다.”

아브라함처럼 별을 바라봅시다

교황은 “악의 확산 앞에서 포기하지 말자”고 호소했다. 왜냐하면 “모든 것을 버리고 떠났음에도 희망을 잃지 않았던 아브라함처럼, 여러분 땅의 오래된 지혜의 원천들이 우리를 새로운 곳으로 인도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브라함은 주님께 신뢰를 둠으로써 “하늘의 별들처럼 많은 후손을 두게 됐다”며 다음과 같이 초대했다. “별들을 바라봅시다. 그곳에 우리를 위한 약속이 있습니다.”

코로나19 대유행의 시대에 형제애를 강화합시다

그런 다음, 교황의 메시지는 “많은 고통을 겪었지만, 절망하지 않은” 모든 이라크 국민들을 향했다. 교황의 메시지는 또한 “많은 고통을 겪은” 그리스도인들, 무슬림들, 그리고 (소수 종교 민족인) 야지디인들에게로 향했다. 교황은 이들 “모두가 형제들”이라고 말했다. “희망의 순례자” 교황은 “니네베 시민 여러분에게, 도시의 멸망을 막고 새로운 희망인 하느님의 희망을 가져온 요나 예언자의 예언이 울려 퍼질 것”이라고 말했다. 

“재건하고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용기를 주는 이 희망에 감염되도록 합시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어려운 시기에 평화의 미래를 함께 구축할 수 있도록 서로 도와 형제애를 강화하도록 합시다. 다른 종교 전통의 형제자매들 모두 함께 말입니다.”

평화의 길을 따르며 아브라함의 여정을 이어갑시다

교황은 이라크 국민들에게 “수천년 전 여러분의 땅에서 아브라함이 자신의 여정을 시작했다”고 상기하고, 이제 “(아브라함과) 같은 정신으로 평화의 길을 함께 걸어가면서 (그가 걸었던) 길을 이어가는 것은 여러분에게 달려있다”면서 메시지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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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3월 2021, 14: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