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누 따웅 수녀가 평화 시위 도중 젊은이들을 구하기 위해 군인들 앞에 무릎 꿇은 장면 안 누 따웅 수녀가 평화 시위 도중 젊은이들을 구하기 위해 군인들 앞에 무릎 꿇은 장면 

교황 “저도 미얀마의 거리에서 무릎 꿇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3월 17일 수요 일반알현의 말미에 미얀마의 군사 쿠데타 이후 한 달 반 넘게 지속되고 있는 비극적 상황을 슬퍼하며 다시 한 번 강한 어조로 말했다. “저도 두 팔을 들고 말합니다. 폭력을 멈추십시오.” 현재 미얀마는 군부의 무력 탄압으로 최소 15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Gabriella Ceraso, Andrea De Angelis / 번역 이재협 신부

억압보다는 대화가, 분열보다는 화합이 우선이다. 국제사회는 미얀마 국민의 열망이 폭력으로 억눌리지 않도록 필요한 도움을 마련해야 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불과 며칠 전인 3월 3일 수요 일반알현에서 미얀마를 우려하고 기억하며 이 같이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여전히 미얀마에서 사망자 숫자가 증가한다는 새로운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이에 교황은 3월 17일 수요 일반알현 말미에 성 프란치스코 사베리오 수녀회의 안 누 따웅 수녀가 민주주의를 위한 평화 시위 도중 젊은이들을 구하기 위해 군인들 앞에 무릎 꿇은 인상적인 장면을 기억하며, 더욱 침울하고 “슬픔”에 가득 찬 어조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미얀마에서 비극적인 상황을 불러 일으키는 위급함에 대한 또 다른 소식을 들었습니다. 너무나 슬픈 일입니다. 미얀마에서는 많은 사람들, 특히 많은 젊은이들이 조국에 희망을 주기 위해 목숨을 잃고 있습니다. 저도 미얀마의 거리에서 무릎을 꿇고 외칩니다. 폭력을 멈추십시오. 저도 두 팔을 들고 외칩니다. 대화가 먼저입니다. 피흘림은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합니다. 대화가 먼저입니다.”

우리는 지난 2월 1일 월요일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가 일어난 날을 기억한다. 군부는 노벨 평화상을 받은 아웅산 수찌 여사를 구금했으며, 파업과 거리 시위를 통해 법치 상태로의 복귀를 요구하는 평화 시위대에 대한 무력 진압의 수위를 높였다. 평화 시위에 참가한 이들은 대부분 젊은이들이었다. 민간 단체들에 따르면 현재 사망자는 최소 150명에 이른다. ‘심각한 우려’를 표한 유엔의 입장을 비롯해 국제사회의 호소는 조용하면서도 강력한 교회의 행동에 처음부터 동참하고 있다. 미얀마 양곤대교구장 찰스 마웅 보(Charles Maung Bo) 추기경은 지난 3월 15일 월요일 ‘세계 기도의 날’을 맞아 다시 한 번 대화와 정의를 위한 기도에 동참해 주길 호소한 바 있다.

비극적 통계

최근 유엔의 조사에 따르면 소요사태가 시작되고 한 달 반이 넘는 기간 동안 여성과 아이들을 포함해 최소 149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특히 3월 15일 월요일에는 11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실제로 지난 이틀간 57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 숫자는 현재 사망자 숫자가 명백히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난주에만 총 희생자 수의 절반에 이르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의 라비나 샴다사니 대변인은 3월 16일 화요일 성명을 통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아직 우리가 확증할 수 없었던 더 많은 살인에 대한 보고가 있습니다.” 현재 2000명 이상의 사람들이 구금됐고, 그 중 십여명의 기자들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샴다사니 대변인은 고문의 흔적들도 발견된다고 전했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명백한 인권 침해”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현재 미얀마에서 벌어지는 상황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하고 다음과 같이 말했다. “시위대의 사망, 불법 연행, 수감자에 대한 고문은 기본 인권의 침해입니다. 이러한 것들은 중재, 대화, 미얀마의 민주화 복귀에 대한 안전보장이사회의 요구와 명백히 상반되고 있습니다.” 아울러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국제사회가 신속히 폭력의 종식을 위해 힘쓰길 당부했다.

아웅산 수찌

한편 미얀마 전역의 인터넷 접속 차단은 화상으로 예정된 전 미얀마 국가고문 아웅산 수찌(75세) 여사의 공판 참석을 지연시키고 있다. 그녀의 변호를 맡은 킨 마웅 조 변호사는 예정일이 오는 3월 24일 수요일로 연기됐다고 설명했다. 아웅산 수찌 여사는 ▲불법 무전기 반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제한 사항 미준수 ▲통신법 위반 ▲폭동 선동 등 최소 4가지 사안으로 기소된 상태다. 한편 로마시는 3월 16일 화요일부터 지난 1991년 노벨 평화상을 받은 아웅산 수찌 여사에게 연대의 지지를 보내며, 캄피돌리오 광장의 카피톨리니 박물관이 있는 신궁전 측벽에 그녀의 사진을 걸었다. 비르지니아 라지 로마 시장은 “그녀의 석방 요청에 동참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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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3월 2021, 00: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