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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의 삼종기도 프란치스코 교황의 삼종기도 

“그리스도인은 복음의 작은 등불입니다”

“영적 게으름을 조심하고 어디든지 그리스도의 빛을 비추십시오.” 프란치스코 교황은 2월 28일 사순 제2주일 삼종기도를 통해 주님의 변모 사화를 설명하며 세상에 사랑과 희망을 전하라고 초대했다. 이는 곧 그리스도인의 사명이다. 또한 교황은 삼종기도의 말미에 비방과 험담을 삼가라고 권고했다.

번역 이창욱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안녕하세요!

이번 사순 제2주일은 산 위에서 당신의 제자 세 명 앞에서 변하신 예수님의 ‘변모 사화’를 관상하도록 우리를 초대합니다(마르 9,2-10 참조). (변모 사화가 있기) 직전에 예수님께서는 당신께서 예루살렘에서 많은 고난을 겪으시고 배척을 받아 죽임을 당하실 것이라고 예고하셨습니다(마르 8,31 참조). 우리는 (예수님의 이 예고를 들은) 예수님의 친구들, 예수님과 가까운 친구들, 예수님의 제자들의 마음속에 무슨 일이 일어났을지 상상할 수 있습니다. (제자들이 품었던) 영광스럽고 강력한 메시아의 모습은 위기에 처하고, 그들의 꿈은 산산이 부서졌으며, 그들이 믿었던 스승이 악당들보다 더 못하게 살해당할 것이라는 생각에 고뇌가 가득했을 것입니다. 바로 그 순간, 영혼이 근심에 차 있을 때, 예수님께서는 베드로, 야고보, 요한을 부르시어 그들을 데리고 산으로 오르십니다.

복음은 “예수님께서 베드로와 야고보와 요한만 따로 데리고 높은 산에 오르셨다”(마르 9,2)고 말합니다. 성경에서 산은 언제나 특별한 의미를 갖습니다. 하늘과 땅이 서로 맞닿는 높은 곳이고, 모세와 예언자들이 하느님과 만나는 특별한 체험을 했던 장소입니다. 산에 오르는 것은 하느님께 약간 가까이 다가가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세 제자와 함께 높은 곳을 향해 오르시고 산 정상에 머무십니다. 여기서 예수님의 모습이 그들 앞에서 변합니다. 그분의 얼굴은 빛을 발했고 그분의 옷은 새하얗게 빛났습니다. (이런 모습은) 부활하신 주님의 모습을 예고합니다. 또한 두려움에 사로잡힌 이들에게 ‘빛’을, 희망의 빛을 제공해 줍니다. ‘어둠을 거쳐 나가기 위한’ 빛을 말입니다. 죽음은 모든 것의 끝이 아닐 것입니다. 왜냐하면 죽음은 부활의 영광을 열어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죽음을 예고하시고, 제자들을 산으로 데리고 가셔서 나중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를 보여주십니다. 곧 부활입니다.

베드로 사도가 외친 것처럼(마르 9,5 참조), 산에서 주님과 함께 지내고, 사순절의 중심에서 이 빛을 “미리” 사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이는 특히 우리가 어려운 시련을 거치고 있을 때 - 여러분 중 많은 분들이 어려운 시련을 거치는 것이 무엇인지 잘 알고 계십니다 - 주님께서는 부활하시어 어둠에게 마지막 말을 허용치 않으신다는 것을 우리에게 상기시켜주는 초대입니다.

우리는 때때로 개인생활, 가정생활 혹은 사회생활에서 암흑의 순간을 거쳐야 합니다. 출구조차 없지 않을까 두려워하는 일도 생깁니다. 우리는 질병, 무고한 고통 혹은 죽음의 신비처럼 거대한 수수께끼 앞에서 두려움에 사로잡히는 것을 느낍니다. 신앙의 여정에서도, 종종 우리는 십자가의 스캔들과 복음의 요구에 맞닥뜨려 넘어집니다. 복음은 우리 자신을 위해 목숨을 보존하고 지키는 대신, 섬김을 위해 목숨을 바치고 사랑 때문에 목숨을 버리라고 요구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새로운 관점과 빛이 필요합니다. 생명의 신비를 깊이 비춰주며, 우리의 계획이나 세상의 기준을 넘어서게끔 도와주도록 말입니다. 우리 또한 산으로 올라 부활하신 주님의 아름다움을 관상하도록 부름 받았습니다. 부활하신 주님께서는 우리 삶의 모든 순간에 한줄기의 빛을 비추시고, 부활의 승리에서 시작해 역사를 해석하게끔 우리를 도와주십니다. 

하지만 주의합시다. “저희가 여기에서 지내면 좋겠습니다”라는 베드로 사도의 그 느낌이 ‘영적 게으름’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산 위에 남아 이 만남의 참 행복을 우리 자신만을 위해 누릴 수는 없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친히 우리를 산 아래로, 우리 형제자매들 가운데로, 그리고 일상생활로 이끄십니다. 우리는 이러한 영적 게으름을 조심해야 합니다. ‘우리의 기도와 전례는 괜찮아. 우린 이걸로 충분해.’ 아닙니다. 그래서는 안 됩니다! 산에 오르는 것은 현실을 잊어버린다는 걸 뜻하지 않습니다. 기도하는 것은 고된 삶에서 도피하는 게 결코 아닙니다. 신앙의 빛은 아름다운 영적 느낌을 위해 필요한 게 아닙니다. 그런 것이 아닙니다. 그런 것은 예수님의 메시지가 아닙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와의 만남을 체험하라고 부름 받았습니다. (그리스도와의 만남을 통해) 그리스도의 빛을 받고, 그 빛을 전하며, 어디든지 그리스도의 빛을 비출 수 있도록 말입니다. 사람들의 마음에 작은 빛을 점화시켜야 합니다. 사랑과 희망을 전하는 복음의 작은 등불이 돼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그리스도인의 사명입니다.

그리스도의 빛을 놀라움으로 받아들이고 그 빛을 지키며 (사람들에게) 나누게끔 우리를 도와주시도록 지극히 거룩하신 성모님께 기도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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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2월 2021, 11:48

삼종기도(三鐘祈禱, 라틴어 Angelus 안젤루스)는 예수님 강생(降生) 신비를 기억하면서 하루에 세 번 바치는 기도다. (이 기도를 바치라는 표시로) 아침 6시, 낮 12시, 저녁 6에 종을 세 번씩 치면서 기도한다. 안젤루스(Angelus)라는 명칭은 라틴어로 시작하는 삼종기도 “Angelus Domini nuntiavit Mariae(주님의 천사가 마리아께 아뢰니)”의 첫 단어인 안젤루스(Angelus)에서 유래됐다. 삼종기도는 예수 그리스도의 강생에 초점을 둔 세 개의 간단한 계응시구와 세 번의 성모송으로 구성된다. 또한 이 기도는 주일과 대축일 정오에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 모인 순례객들과 교황이 함께 바친다. 삼종기도를 바치기 전에 교황은 그날 독서에서 영감을 얻은 짤막한 연설을 한다. 기도를 바친 다음에 교황은 순례객들에게 인사한다. 주님 부활 대축일부터 성령 강림 대축일까지는 안젤루스 대신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념하는 기도인 레지나 첼리(라틴어 Regina Coeli ‘하늘의 모후님’), 곧 부활 삼종기도를 바친다. 삼종기도는 세 번의 영광송을 바치면서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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