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과 이탈리아 주교회의 교리교육위원회 관계자들 프란치스코 교황과 이탈리아 주교회의 교리교육위원회 관계자들 

교황 “공의회를 따르지 않는 사람은 교회와 함께 있지 않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창립 60주년을 맞이한 이탈리아 주교회의(CEI) 산하 교리교육위원회 관계자들에게 강한 어조로 연설했다. 교황은 연설의 많은 부분을 자유롭게 말했다. 교황은 공의회란 교회의 교도권이며 (모든 신자들은) 공의회의 가르침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교황은 이탈리아 교회가 전국 차원에서 교구별 시노드 여정을 시작하도록 초대했다.

Adriana Masotti / 번역 박수현

1월 30일 토요일 늦은 오전,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황청 클레멘스 홀에서 이탈리아 주교회의(이하 CEI) 산하 교리교육위원회 관계자들의 예방을 받았다. CEI 교리교육위원회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교리 교육 분야에서 이탈리아 교회를 지원하는 활동을 위한 기관으로 설립됐으며, 올해로 설립 60주년을 맞았다. 교황은 연설에서 기념일을 기억하는 것만으로는 아무 소용이 없다며, “(복음) 선포의 정신을 새롭게” 할 수 있는 기회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교황은 “앞으로의 몇 년 간의 작업에 있어서 여러분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며 세 가지 요점을 공유하고 싶다”고 말했다.

교리 교육의 핵심은 예수님 

첫 번째 요점은 ‘교리 교육’과 ‘케리그마(kerygma)’다. 교황은 “교리 교육은 하느님 말씀의 메아리”라는 사실을 확언했다. 이어 성경을 통해 각 사람은 “동일한 구원의 역사”의 일부가 되며, 자신만의 유일무이함으로 “각자가 갖는 (신앙 활동의) 리듬을 찾는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교황은 구원 신비의 핵심이 케리그마라며, 이것이 하나의 인격인 예수 그리스도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교리 교육은 “예수님과의 인격적인 만남을 촉진”해야 하며, (실제) 사람 간의 관계들을 제외하고는 교리 교육이 제대로 이뤄질 수 없다고 설명했다.

“살과 뼈로 이뤄진 남녀의 증언 없이는 참된 교리 교육이 있을 수 없습니다. 우리 중 적어도 한 명의 교리 교사를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습니까? 저는 아직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저의 첫 영성체를 위해 저를 준비시키고 저를 많이 아껴주신 수녀님을 기억합니다. 교리 교육의 첫 번째 주인공은 복음의 전령들입니다. 그들은 대부분 평신도들이며, 예수님을 만나는 아름다움을 나누기 위해 아낌없이 활동하는 사람들입니다. ‘교리 교사들은 누구입니까? 그들은 하느님의 기억을 생생하게 간직한 이들입니다.’ 더불어 늘 하느님의 기억을 자신 안에 간직하고 있습니다. 곧 구원의 역사를 늘 염두에 두고 있으며, 다른 이들 안에서도 이 기억을 일깨우는 방법을 알고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은 이 기억을 선포하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자기자신을 보여주기 위해, 자신에 대해 말하기 위해 선포하는 게 아닙니다. 오히려 하느님과 하느님의 사랑 그리고 하느님의 신실함에 대해 말하기 위함입니다.”

선포는 마음의 언어로 된 하느님의 사랑

교황은 오늘날 복음 선포에서 갖춰야 할 몇 가지 특성을 명시했다. 곧, 도덕적 및 종교적 의무에 앞서 하느님의 사랑을 드러낼 수 있어야 하며, 강요하지 않되 자유를 고려하고, 기쁨과 활력을 증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선교하는 사람들은 “가까이 다가감과 대화에 대한 개방성, 인내 그리고  (누구도) 비난하지 않는 따뜻한 환대”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교황은 교리 교사와 관련해 “신앙은 지역 언어로(in dialetto, 지역 사투리로) 전달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교황은 “가까이 다가감의 언어”란, (말씀을) 전달받는 사람들로 하여금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언어라고 설명했다. 

“저는 마카베오서 일곱 형제들의 순교 이야기에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성경은 그들의 어머니가 선조들의 언어로 말하며 아들들을 격려했다고 여러 번 말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참된 믿음이 선조들의 언어로 전달돼야 한다는 점입니다. 교리 교사들은 신앙을 지역 사투리로 전달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곧, 마음에서 나오는 언어로 말입니다. 이는 가장 친숙하고 모든 사람에게 가장 가까운 언어입니다. 지역 사투리가 없다면 신앙은 온전히 잘 전달되지 않습니다.”

공의회는 타협해서는 안 됩니다 

교황이 지적한 두 번째 요점은 ‘교리 교육’과 ‘미래’다. 교황은 CEI가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가르침에 따라 펴낸 문서 「교리 교육의 쇄신」(Il rinnovamento della catechesi) 50주년을 지난해에 기념한 것을 회상했다. 아울러 교황은 성 바오로 6세 교황의 말을 인용했다. 당시 성 바오로 6세 교황은 이탈리아 교회가 “새로운 시대의 위대한 교리 교육이 될 것”이라고 명시한 공의회에 감사를 함께 표하도록 초대했다. 이어 “사람의 마음으로부터 발생하는 이러한 문제들을 더 잘 이해하고, 숨겨진 근원인 창조하며 구원하는 사랑의 선물을 기억하도록 이끄는” 교리 교육의 지속적인 임무에 주목했다. 또한 교황은 “공의회에서 영감을 받은 교리 교육은 언제나 (타인의 의견을) 깊이 경청하고 항상 자기자신을 쇄신하는 데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교황은 공의회에 대한 폭넓은 성찰을 덧붙였다.

“공의회는 교회의 교도권입니다. 여러분이 교회와 함께 머문다면, 여러분은 공의회를 따르는 것입니다. (하지만) 여러분이 공의회를 따르지 않거나, 자신만의 방식이나 자의로 해석한다면, 여러분은 교회와 함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 점에 대해 우리는 까다롭고 엄격해야 합니다. 공의회는 더 많은 것을 갖기 위해 타협해서는 안 됩니다. (...) 공의회가 기준이 돼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공의회의 선택성 문제는 다른 공의회들과 함께 역사를 통틀어 반복돼 왔습니다. 이것이 저로 하여금 제1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공의회가 정하지 않은 ‘참된 교리’를 이어가기 위해 (교회를) 떠난 한 무리의 주교들과 한 무리의 평신도들을 많이 생각하게 합니다. 그들은 ‘우리가 참된 가톨릭 신자들’이라고 말했습니다. (...) 그들은 오늘날 여성들을 사제품에 올립니다. 교회의 교도권 없이 신앙을 지키는 가장 엄격한 태도는 여러분을 파멸로 인도합니다. 부탁드립니다. 우리 중 누구도 교회의 교도권이 동의하지 않는 교리 교육을 제시하려는 사람들과 타협해서는 안 됩니다.”

교리 교육은 항상 사람들의 말을 경청합니다

교황은 성경 말씀을 재인용하며 사목 활동의 모든 분야에 영향을 미치도록 교리 교육이 쇄신돼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는 오늘날의 여성들과 남성들의 언어로 말하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 됩니다. 교회 바깥의 언어로 말하는 것, 네, 우리는 그것을 두려워해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사람들의 언어로 말하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그들의 질문, 그것이 무엇이든, 미해결 문제에 귀를 기울이고, 약점과 불확실성에 귀를 기울이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 됩니다. 이러한 것들을 두려워하지 맙시다. 새로운 (의사소통) 도구를 개발하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 됩니다.”

공동체의 의미 재발견하기

교황은 세 번째 요점으로 ‘교리 교육’과 ‘공동체’에 대해 언급했다. 특히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고립되고 외로움이 커지고 있는 현 시대의 문제를 조명했다. 교황은 “바이러스가 우리 영토들, 특히 실존적 영토를 파고들어 두려움, 의심, 불신, 불확실성을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기존의 관행과 습관들이 옴짝달싹 못 하게 됐으며, 이에 따라 우리가 공동체라는 사실을 다시금 생각하도록 자극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는 우리가 서로를 돌보며 함께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게 했다고 말했다. 따라서 교황은 공동체의 의미를 재발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리 교육과 선포는 공동체의 차원을 중심에 두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금은 엘리트주의 전략을 쓸 때가 아닙니다. 위대한 공동체를 위한 때입니다. 위대한 공동체란 무엇입니까? 거룩하고 충실한 하느님 백성을 가리킵니다. (…) 지금은 모든 사람의 재능을 소중히 여기는 열린 공동체의 장인이 될 때입니다. 자유롭고 사심 없는 선교 공동체가 명성과 이익을 추구하지 않고, 오히려 변방에 있는 사람들에게 허리를 굽히며 우리 시대 사람들의 길을 (함께) 걸어가는 때입니다. 지금은 실망한 젊은이들의 눈을 바라보고, 이방인을 맞이하며, 낙담한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공동체의 때입니다. 지금은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두려움 없이 대화에 나서는 공동체의 때입니다. 지금은 착한 사마리아인처럼 치명적인 상처를 입은 사람들에게 가까이 다가가 연민으로 그 상처를 싸매는 방법을 아는 공동체의 때입니다.”

함께하고 배려하는 교리 교육

교황은 피렌체에서 열린 전국 컨퍼런스에서 나온 말을 재차 언급했다. 교황은 자신이 바라는 교회의 모습은 “버려지고, 잊혀지며, 불완전한 사람에게 언제나 더 가까이 다가가는” 교회, 그리고 “이해하고, 동행하며, 사랑해주는”, 기뻐하는 교회의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모습은 또한 교리 교육에도 적용된다. 아울러 교황은 케리그마를 중심으로 한 선포와 관련해 창의력을 촉구했다. 이는 “우리 공동체의 미래를 바라보게 하며, 그들이 형제적이며 포용적인 복음에 더욱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이탈리아 교회는 교구별 시노드 과정 시작

끝으로 교황은 피렌체 컨퍼런스가 열린 지 5년이 지난 지금 이탈리아 교회가 전국 차원에서 교구별 시노드 여정을 시작하도록 초대했다. “지역별 또는 교구별 시노드 여정을 시작해야 합니다. 이 과정 역시 교리 교육이 될 것입니다. 피렌체 컨퍼런스는 정확히 이 시노드가 무엇을 해야 할지 알려주고 있습니다. 이제 다시 시작하십시오. 지금이 그럴 때입니다. 그리고 걷기 시작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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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1월 2021, 00: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