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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동틀 무렵 스페인 광장서 동정 마리아께 로마와 세상 위한 전구

프란치스코 교황은 12월 8일 동틀 무렵 사전 예고 없이 로마 중심지에 위치한 성모 마리아 기념비를 찾아 기도했다. 바티칸으로 돌아오기 전, 교황은 성모 대성전에 들러 ‘로마 백성들의 구원’ 성모성화 앞에 앉아 기도하고 대성전 내 구유경당에서 미사를 봉헌했다.

Amedeo Lomonaco / 번역 박수현  

이날은 교회가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을 지내는 날이다. 새로운 날의 첫 새벽 빛과 비로 뒤덮인 도시의 고요함 사이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오전 7시 스페인 광장에 도착해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기념비에 헌화하고 기도를 바쳤다. 교황은 동정 마리아 기념비 아래에서 하느님의 어머니를 바라보며 성모상이 있는 원주 기단에 흰 장미 꽃다발을 놓았다. 교황의 이번 기도는 전통적으로 매년 대축일에 행해지는 것처럼 군중들과 함께하지 않았다. 교황은 보건 비상 상황 속에서 많은 인파가 모이지 못하도록 오후가 아닌 이 특별한 시간에 스페인 광장을 찾았다. 교황청 공보실의 성명에 따르면 교황은 이 도시와 세계에서 질병과 낙담으로 고통받는 모든 사람들을 성모님께 의탁했다. 오전 7시 15분 교황은 스페인 광장을 떠나 성모 대성전으로 발길을 옮겨 ‘로마 백성들의 구원’ 성모성화 앞에서 기도했다. 이어 대성전 내 구유경당(Cappella del Presepe)에서 미사를 봉헌하고 바티칸으로 돌아왔다.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기념비와 십자가 

교황은 지난 3월 27일 텅 빈 성 베드로 광장에서 기도한 것처럼, 여전히 코로나바이러스에 시달리고 있는 대림시기에 텅 빈 스페인 광장에서 마리아께 전구하길 원했다. 3월 27일 당시 교황은 성 베드로 대성전 입구에서 특별한 기도를 주례했다. 로마는 전염병과 봉쇄조치로 인해 “침묵”상태였다. 교황은 그날 특별기도를 위해 성 베드로 광장에 모셔진 ‘로마 백성들의 구원’ 성모성화 앞에서 다음과 같이 기도했다. “오늘 저녁 저는 ‘백성들의 구원’이시며 폭풍우 치는 ‘바다의 별’이신 성모님의 전구를 통해 여러분 모두를 주님께 의탁합니다. ‘로마와 온 세상’을 품은 이 (베르니니의) 열주로부터 하느님의 축복이 위로의 안식처럼 여러분에게 내리길 빕니다. 주님, 이 세상을 강복하시고, 우리의 육신에 건강을 주시며, 우리의 마음에 위로를 주옵소서.”

하느님의 어머니의 보호 아래

이날 텅 빈 스페인 광장은 기도로 충만했다. 지난 3월 11일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위급한 보건 위기 상황에서 교황은 로마와 이탈리아와 이 세상을 하느님의 어머니의 보호에 의탁했다. 그날 교황은 성모 마리아께 다음과 같이 기도했다. “성모 마리아님, 언제나 구원과 희망의 표징으로 저희의 길을 밝혀 주소서. 병자의 치유이신 성모님, 늘 굳은 믿음을 간직하시어 십자가 아래에서 예수님의 고통에 함께하셨으니 저희도 성모님께 의탁하나이다.” 3월 11일은 로마교구가 지정한 이탈리아와 세상을 위한 기도와 단식의 날이었다. (이날의 정점이었던) 미사는 로마 근교 ‘거룩한 사랑의 성모 성지’에서 로마교구 총대리 안젤로 데 도나티스(Angelo De Donatis) 추기경이 주례했으며, 미사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영상 메시지로 시작했다. 교황이 성모님께 의탁한 그날의 기도는 로마와 인류에 대한 또 다른 극심한 시련의 순간을 떠올리게 했다. 곧, 지난 1944년 6월 11일 비오 12세 교황이 나치 군대가 퇴각하는 동안 성모님의 보호와 구원을 청했던 것이다. 비오 12세 교황은 다음과 같이 기도했다. “성모 마리아님, 당신의 로마를 지켜주시고, 앞으로 도래할 극단적인 악에서 로마를 보호하소서.”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와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빛

지난해 12월 8일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에 교황은 성모 마리아를 공경하기 위해 스페인 광장으로 향했다. 교황은 성모상 원주 기념비 아래에서 기도를 바쳤다. 당시 교황은 “이 도시와 전 세계에서 불신으로 인해 억압받는 모든 사람들 (…) 죄로 인해 좌절한 이들, 자신의 죄가 너무 크고 많아 다시는 희망을 찾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이들, 그 이유로 하느님께서 더 이상 그들을 위해 시간을 내지 않으실 것이라고 믿는 이들 (…)”을 비롯한 모든 이를 성모님께 의탁했다. 교황은 성모 마리아께 찬미를 드리면서 마리아의 “투명한 순수함”, 곧 “진실성과 투명성 그리고 겸손함”을 떠올렸다. 이어 이것이 “마음의 부패”에 대한 진정한 해결책이라고 설명했다. 교황은 “죄인이 되는 것과 부패하는 것”은 동일하지 않다고 말했다. “죄인은 (비록) 넘어질 수 있으나 그후 하느님 자비의 도움을 받아 회개하여 다시 일어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부패는 악에 대한 위선적인 묵인이며 마음의 부패입니다. 겉으로는 흠잡을 데 없어 보이지만 안으로는 나쁜 지향과 이기심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이어 원죄 없는 잉태, 곧 은총이 가득하신 복되신 잉태는 “그리스도의 한 줄기 빛을 가장 짙은 어둠 속까지 반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교황들의 역사와 신심

1857년 9월 8일, 복자 비오 9세 교황은 로마 스페인 광장 옆에 있는 미냐넬리 광장에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기념비를 세웠다. 약 1세기 후, 비오 12 세 교황은 매년 12월 8일 동정 마리아 기념비 아래에 화관을 헌화하기 시작했다. 그의 후임자인 성 요한 23세 교황은 1958년 12월 8일에 처음으로 바티칸을 떠나 성모 마리아에게 흰 장미를 헌화했으며 성모 대성전에 들러 기도했다. ‘성모 마리아의 무죄한 잉태’ 교리는 1854년 복자 비오 9세 교황의 회칙 「형언할 수 없는 하느님」(Ineffabilis Deus)을 통해 선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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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 12월 2020, 00: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