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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환자는 진단 기록보다 훨씬 더 소중한 존재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9월 11일 바오로 6세 홀에서 국제부인암학회 연례회의에 참석한 대표자들의 예방을 받았다. 이 자리에서 교황은 그들에게 친밀한 관심과 지지를 보였다. 교황은 연례회의에 참석한 의료 관련 협회들이 완화치료의 경우에도 통합적 치료법을 시행하면서 상호 도움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또한 신뢰와 가까이 다가감은 질병이 호소하고 인도하는 측면이라고 강조했다. 교황의 연설이 있기 전 국제부인암학회장 로베르토 안졸리 교수의 인사말이 있었다.

Emanuela Campanile / 번역 안주영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9월 10일 목요일부터 13일 주일까지 로마에서 열린 국제부인암학회 연례회의 참가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교황은 “무엇보다도 위중하고 복합적인 질병에 직면한 여성들을 위한” 이 협회 회원들의 “의무를 알릴 뿐 아니라 노고에 감사를 전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교황은 자신의 메시지의 핵심이 바로 모성의 선물(임신과 출산)에 어려움이 있는 환자들과의 관계에서 형성되는 유대감의 가치라고 강조했다. 

“여러분은 환자 가족과 의료진을 포함해 위중 환자들 간 상호 보조 관계 안에서 연대감 형성이 중요하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이 연대감은 특히 환자가 임신과 출산에 심각한 위험이 있거나 제약을 유발하는 질병에 걸렸을 때 더욱더 소중합니다.”

통합적 치료법

교황은 연례회의 참가자들에게 온화하면서도 진실된 어조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여성의 삶에 깊은 영향을 주는 이러한 상황에서 각 환자의 심리적, 관계적, 영적 상태를 큰 세심함과 존중으로 돌보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근본적으로 완화치료를 시행하면서도 통합적 치료법의 측면을 고려한 여러분의 헌신을 격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신뢰, 희망, 사랑의 기여를 통해 치유의 여정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들을 참여시키는 것이 큰 도움이 됩니다. 우리 모두는 (환자와의) 좋은 관계 유지가 환자들로 하여금 희망을 다시 일으키고 증진시키며, 질병 치유의 긴 내적 여정에 기여할 뿐 아니라, 그 여정을 견딜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사랑의 친밀감은 희망의 문을 열어줄 뿐 아니라 치유의 문도 열어줍니다.”

“질병의 상황은 ‘신뢰’라는 인간 본성의 결정적인 태도를 떠올립니다. 곧, 형제, 자매, 하느님 아버지에게 의탁하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더 나아가 예수님께서 착한 사마리아인의 비유를 통해 가르쳐 주셨듯이, 가까이 머무름과 이웃이 되어 주는 가치를 새롭게 인식하게 됩니다.”

환자의 가치

환자는 하나의 숫자가 아니며 진단명과 동일시될 수도 없다고 교황은 강조했다. “환자는 임상적 관점의 틀에 맞춰진 범위 안에서 진단 기록보다 언제나 훨씬 더 소중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환자는 환자 개인의 고유성을 인정받을 때 의료진을 향한 신뢰와 긍정적인 차원의 확신이 더욱 커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치료의 일부인 ‘관계’ 

교황은 의료 체계가 (통합적인) 치료법의 하나로 ‘관계’의 측면을 고려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울러 중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기능적 요구에 따라 강력하게 제한받는 병원 조직 내에서 (관계라는 치료법에 대한) 큰 필요성을 어떻게 일깨울 수 있을까요? 저의 슬픔과 우려를 여러분에게 표현해도 될까요? 이는 의료 기관이 제공하는 치료 행위의 통합적인 차원에서 환자를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 의사 개인의 ‘선한 의지’에 치우친 인간적 차원에서 이뤄지도록 내버려두는 위험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교황은 의료진에게 환자들 곁을 지키는 “매일의 수고”에 큰 감사를 전했다. 아울러 의료인들이 재충전하여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휴가의 시간”을 가지면서 “합당한 조건에서 일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균형의 문제

교황은 경제 논리가 “의료산업계에 지배적으로” 들어오면서 “환자들과의 관계를 비롯한 의료계의 본질적인 측면들”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교황은 “이익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환자를 중심에 둔 다양한 의료협회들”이 존경할 만하다고 강조했다. 그들은 “인간적·경제적·사회적 조건이 취약해서 요청할 수도 없는 이들의 목소리가 되어줄 뿐 아니라 그들의 필요와 합법적 요구를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물론, (의료) 연구를 위해서는 든든한 경제적 지원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여러 관련 요인들 간 균형을 이룰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해, 첫 번째 자리에 사람, 이 경우는 여성 환자들이겠죠. 곧, 그들을 첫 번째 자리에 놓고 인정해주는 것이 먼저입니다. 아울러 매일 환자들과 긴밀하게 만나는 의료인들이 합당한 조건에서 일하고, 그들이 재충전하여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휴가의 시간을 보내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맙시다.” 

신뢰와 친밀감

교황은 의료 관련 협회들이 관심을 두고 있는 ‘여성들’을 위한 학문 연구와 조사 결과들이 세상에 널리 보급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여성 환자들을 통해 우리가 때때로 잊어버린 삶의 모습과 가치들을 떠올릴 수 있게 된다고 덧붙였다. 

“우리는 존재의 불안전성, 서로를 향한 필요성, 자신만을 위한 삶의 무의미함, 삶의 일부인 죽음이라는 현실 등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질병의 상황은 ‘신뢰’라는 인간 본성의 결정적인 태도를 떠올립니다. 곧, 형제, 자매, 하느님 아버지에게 의탁하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더 나아가 예수님께서 착한 사마리아인의 비유(루카 10, 25-37 참조)를 통해 가르쳐 주셨듯이, 가까이 머무름과 이웃이 되어 주는 가치를 새롭게 인식하게 됩니다. 적절한 순간의 소중한 애정 표현이 얼마나, 얼마나 많은 이들을 치유하는지요! 여러분은 이 사실을 저보다 훨씬 더 잘 알고 있습니다.”

“여러분 모두를 축복합니다. 우리 각자는 고유한 신앙이 있으며 그에 맞는 종교적 전통을 따릅니다. 하느님은 모두를 위한 유일한 분이십니다. 여러분 모두를 축복합니다. 희망, 용기, 내적 평화의 원천이신 하느님의 축복을 청합니다. 또한 여러분들을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그리고 사제들이 항상 그렇듯이, 저도 여러분들에게 저를 위한 기도를 청합니다. 저도 여러분들의 기도가 필요하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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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9월 2020, 1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