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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마나과대교구에 “여러분 모두를 위해 기도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니카라과 마나과대교구장에게 친필 서한을 보내면서, 지난 7월 31일 주교좌 성당을 겨냥한 공격으로 깊은 상처를 입은 교구 신자들과 함께하는 마음을 전했다.

Isabella Piro / 번역 이재협 신부

“사랑하는 형제 브레네스 추기경님, 저는 이 야만적 행위로 인한 슬픔 속에서 추기경님과 함께합니다. 저는 또한 마나과대교구 신자들과 가까이 있습니다. 여러분 모두를 위해 기도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친필 서한을 니카라과 마나과대교구장 레오폴도 호세 브레네스(Leopoldo José Brenes) 추기경에게 보냈다. 브레네스 추기경은 주교좌 성당 방화공격의 고통을 감내하면서, 지난 8월 2일 주일 ‘침묵과 기도의 날’ 미사를 집전하고 교황의 서한을 낭독하며 영상 메시지를 상영했다. 지난 7월 31일 금요일 마나과 주교좌 성당 내 그리스도의 성혈 경당은 복면을 쓴 한 남자가 던진 화염병으로 피해를 입었다. 다른 무엇보다 특히 400여 년 된 십자가가 불탔다. 브레네스 추기경은 자신의 거처에서 유투브 생중계로 강론하면서 이 사건을 “극악무도한 행위”, “테러 행위”로 규정했다. 아울러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8월 2일 주일 삼종기도 이후 훈화에서 자신들을 기억하며 연대를 보인 것에 대해서도 감사를 표했다. “교황님께서 형제이자 친구로 함께하고 있다고 느낄 수 있는 것은 아름다운 일입니다. 교황님의 함께하는 마음을 통해 우리는 신앙 안에서 굳건해지고 다시 일어설 용기를 냅니다.”

“용기를 내십시오! 아무것도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갈라놓을 수 없습니다”

브레네스 추기경은 니카라과 주재 교황대사 발데마르 스타니슬라우 솜머탁(Waldemar Stanislaw Sommertag) 대주교를 비롯한 전 세계 많은 교회 대표들로부터 서신이나 전화를 통해 마나과대교구로 보내온 연대의 성명에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 스페인 마드리드대교구장 카를로스 오소로 시에라(Carlos Osoro Sierra) 추기경은 트윗 메시지를 통해 “민주주의와 신앙 표현의 자유에 대한 공격”을 당한 마나과대교구에게 연대와 위로를 전했다. 또한 많은 사제, 교황청립 대학들, 예수회를 비롯한 수도회들도 연대의 성명을 보냈다. 브레네스 추기경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 어려운 순간에 하느님 말씀은 도움이며 위로입니다. 오늘 그 어느 때보다 주님은 우리의 힘입니다. 용기를 내십시오! 원수들이 거룩한 교회의 성상과 성화를 파괴할 수는 있겠지만, 우리는 우리를 사랑하시는 사랑과 자비의 하느님께 의탁합니다.” 이러한 사실에 근거해 가톨릭 신앙을 고백하고 그 무엇도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갈라놓을 수 없다는 사실을 인식하면서 브레네스 추기경은 주교좌 성당 방화자를 용서하자고 초대했다.

전 세계에서 온 연대

마나과대교구는 교구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신자들이 “침묵과 기도의 날”에 함께하고자 각 가정이 촬영한 작은 제단 사진을 소개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기도는 우리의 힘입니다. 우리의 신앙은 그 어느 때보다 굳건해질 것입니다.” 교구 페이스북 페이지는 전 세계 각지에서 니카라과교구와의 연대를 표하는 수많은 메시지도 함께 게시했다. 멕시코 주교회의는 “유감스러운 행동”으로 “고통스러운 상처”를 입었다면서, 치유를 위한 “화합과 평화”의 기도에 동참한다고 전했다. 에콰도르 주교회의는 이번 공격을 “야만적인 신성모독의 공격”이라고 정의하는 한편, 관련 당국자들에게 “납득할 수 없는 폭력적인 공격의 배후를 명확히 밝히라”고 요구했다. 아울러 이번 사건은 “불관용과 신앙에 대한 증오의 명확한 표현”이라고 말했다. 파나마 교회 또한 니카라과 신자들의 신심(信心)이 받은 상처를 언급하며 “분개”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코스타리카 주교회의는 강한 어조의 성명을 발표했다. “우리는 야비한 공격을 거부하고 비난합니다. 우리 주교회의는 이번 범죄행위가 니카라과 교회와 민족의 종교 자유에 정면으로 대항하는 공격이라고 간주합니다.” 과테말라 교회 또한 이번 사건을 “비탄스러운 공격”이라며 비난했다. 콜롬비아 주교회의는 이 “끔찍한 공격을 명백히 거부한다”고 밝혔다.

최근 니카라과 교구 내 성당 공격

마나과 주교좌 성당의 사제들과 수도자들은 빠른 시일 안에 그리스도의 성혈 경당 재건을 돕기 위한 방법이 공지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최근 니카라과 교구에서는 마나과 주교좌 성당뿐 아니라 일부 성당에서도 이 같은 공격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7월 29일 수요일에는 몇몇 신원불명의 사람들이 닌디리 마을의 영원한 도움의 성모성당을 훼손했으며, 이보다 앞선 27일 월요일에는 베라크루즈 성모성당의 가르멜 산의 성모 경당 내 감실이 땅에 떨어져 훼손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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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8월 2020, 23: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