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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결점을 찾아다니지 말고 주님의 인내를 본받으십시오”

제자들의 행동은 “악인들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구원하는 것”이어야 한다. 이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7월 19일 연중 제16주일 삼종기도를 통해 제시한 길이다. 교황은 위선적인 관용이 아니라 자비로 단련된 정의에 대해 설명했다.

번역 이창욱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안녕하세요!

오늘 복음(마태 13,24-43 참조)에서 우리는 군중에게 하늘나라를 비유로 말씀하시려는 예수님을 한 번 더 만납니다. 저는 첫 번째로 말씀하신 가라지의 비유에 관해서만 잠시 묵상하고 싶습니다. 예수님은 이 비유를 통해 우리 마음을 희망으로 여시면서 ‘하느님의 인내’를 알도록 해주십니다.

예수님은 좋은 씨가 뿌려진 밭에 가라지도 자라나, 종국에는 땅을 황폐시키는 해로운 풀이 전체를 가득 메운다고 설명하십니다. 주제와 관계없는 이야기이지만, 오늘날에도 많은 제초제와 농약 때문에 땅이 파괴되며, 결국 풀만이 아니라 땅과 건강까지 해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자면) 종들이 집주인에게 가서 가라지가 생긴 것을 알리자, 집주인은 이렇게 대답합니다. “원수가 그렇게 하였구나”(28절). 왜냐하면 우리는 좋은 씨앗을 뿌렸기 때문입니다! 경쟁을 일삼는 원수가 이런 짓을 하려고 온 것입니다. 종들은 자라고 있는 가라지를 뽑아버리려 곧장 가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집주인은 ‘아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잡초, 곧 가라지들을 거두어 내다가 밀까지 함께 뽑을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수확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오직 그때라야 가라지는 가려지고 불태워질 것입니다. 이는 상식적인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이 비유에서 역사를 바라보는 시선을 읽을 수 있습니다. 항상 씨를 뿌리고 오로지 좋은 씨앗만 뿌리는 밭주인인 하느님 곁에는 밀의 성장을 방해하려고 가라지를 뿌리는 대적자가 있습니다. 주인은 대낮에 공개적으로 행동합니다. 그의 목표는 많은 소출입니다. 반면 다른 쪽에 있는 원수는 밤의 어둠을 틈타 시기와 적대감으로 모든 것을 망치기 위해 행동합니다. 이 원수에게 예수님은 악마라는 이름을 붙이십니다. 곧, 하느님에게 대적하는 반대자입니다. 악마의 의도는 구원사업을 방해하고, 불의한 일꾼들과 스캔들을 씨 뿌리는 이들로 하느님 나라를 방해하는 것입니다. 사실 좋은 씨와 가라지는 선과 악을 추상적으로 나타내는 게 아닙니다. 그것들은 우리가 인간, 곧 하느님이나 악마를 따를 수 있는 인간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나타냅니다. 많은 경우 우리는 평화롭던 가정이 나중에 전쟁, 시기가 시작되고 (...) 평화롭던 동네가 나중에 불행한 일이 일어난다는 소식을 듣습니다. (...) 그래서 우리는 “누군가 가라지를 뿌리러 왔다”거나 혹은 “그 가족의 이 사람은 험담으로 가라지를 뿌린다”고 습관적으로 말하곤 합니다. 파괴는 언제나 악을 씨 뿌리는 데서 발생합니다. 그리고 이런 일은 언제나 악마가 저질렀기 때문에 혹은 우리가 유혹에 빠지기 때문에 발생합니다. 우리가 타인을 파괴하려고 험담의 유혹에 빠질 때 말입니다.

종들의 의도는 악을, 다시 말해 악한 사람들을 즉시 제거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집주인은 훨씬 지혜롭고 더 멀리 내다봅니다. 종들은 기다릴 줄 알아야 합니다. 박해와 적대감을 감내하는 것이야말로 그리스도인 소명에 속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악은 불구덩이에 던져 버려야 하지만, 악인들에게도 인내를 베풀 필요가 있습니다. 모호함을 숨기는 위선적인 관용이 아니라, 자비로 단련된 정의를 말하는 것입니다. 만일 예수님이 의인보다 죄인을 찾으러 오셨고, 튼튼한 이들보다 병자들을 먼저 돌보러 오셨다면(마태 9,12-13 참조), 그분의 제자들인 우리의 행동 또한 악인들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그들을 구원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바로 여기에 인내가 있습니다.

오늘 복음은 역사를 살아가고 행동하는 두 가지 방식을 소개해줍니다. 한편에는 멀리 내다보는 집주인의 시선이 있습니다. 다른 한편에는 문제를 바라보는 종들이 있습니다. 종들이 돌보는 것은 잡초 없는 밭입니다. 집주인은 좋은 밀을 돌봅니다. 주님은 좋은 밀에 집중하는 당신의 시선을 받아들이라고 우리를 초대하십니다. 그것은 잡초들 사이에서도 밀을 보호할 줄 아는 시선입니다. 타인의 한계와 결점을 찾아다니는 사람들은 하느님과 잘 협력하지 못합니다. 오히려 교회와 역사의 밭에서 조용히 자라는 선을 알아보고, 그것이 무르익을 때까지 일구는 사람들이 하느님과 잘 협력합니다. 그런 후에, 오직 하느님만이 선한 이들에게 상을 주시고 악한 이들을 벌하실 것입니다. 아버지의 사랑으로 사랑하시고 당신의 자녀 중 아무도 잃지 않기를 바라시는 하느님의 인내를 우리가 깨닫고 본받을 수 있도록 동정 마리아께서 도와주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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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7월 2020, 23: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