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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된 보물이신 예수님을 찾기 위해 세속적인 보장을 버려야 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7월 26일 연중 제17주일 삼종기도를 통해 예수님의 두 가지 짧은 비유, 곧 밭에 숨겨진 보물의 비유와 값진 진주의 비유를 풀이했다. 아울러 교황은 하늘나라가 통속적인 삶이나 “세상이 주는 불필요한 것들과는 정반대”라고 강조했다. “우리가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며, 진정으로 우리 자신을 사랑하도록” 새로운 길을 찾아 걸으면서 자신의 삶을 위한 의미를 발견하는 것이야말로 큰 기쁨이다.

번역 이창욱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안녕하세요!

이번 주일 복음(마태 13,44-52 참조)은 하늘나라의 비유를 설명하고 있는 마태오 복음 13장의 마지막 부분에 해당합니다. 이 단락은 아주 짧게 묘사돼 있는 세 가지 비유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곧, 밭에 숨겨진 보물의 비유, 값진 진주의 비유, 바다에 던진 그물의 비유입니다.

저는 처음에 나오는 두 가지 비유에 관해 잠시 묵상하고 싶습니다. 두 가지 비유에서 하늘나라는 두 가지 서로 다른 “값진” 현실, 곧 밭에 숨겨진 보물과 귀중한 가치를 지닌 진주에 비유되고 있습니다. 진주나 보물을 발견한 사람의 반응은 실제로 똑같습니다. (보물을 발견한) 사람과 (진주를 찾은) 상인은 그들 마음속에 이미 자리잡고 있는 것을 얻기 위해 모든 것을 팔았습니다. 예수님은 이 두 가지 비유를 통해 하늘나라의 삶, 그리스도인의 삶의 본질적인 특징을 소개하시며, 하늘나라의 건설에 동참할 것을 우리에게 제안하십니다. 용기 있는 이들, 자신의 모든 것을 거는 자세를 갖춘 이들은 하늘나라에 온전히 투신합니다. 실제로 두 가지 비유에 나오는 사람이나 상인은 물질적인 보장을 포기하며, 그들이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처분합니다. 이 사실로 미루어볼 때, 하늘나라의 건설은 하느님의 은총뿐 아니라, 인간의 적극적인 자세도 요구합니다. 은총이 모든 것을 이룹니다. 모든 것을 말입니다! 우리의 입장에서는 은총에 저항할 것이 아니라, 그저 그 은총을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은총이 모든 것을 이루지만, “나의” 책임, “나의” 자발적인 자세가 필요한 겁니다.

자신의 소유를 허용치 않고 가장 값진 것을 사기 위해 찾아 나서는 그 사람과 그 상인의 행동은 결정적이며 근본적인 행동입니다. 왕복이 아니라 오직 편도만 택한 것이라고 저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편도의 행동입니다. 그리고 두 사람 모두 보물을 발견했기 때문에 더할 나위 없이 기쁨으로 행동합니다. 우리는 복음에 나오는 이 두 인물의 태도를 본받도록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우리 또한 건전한 의미에서 초조하게 하늘나라를 찾는 이들이 돼야 합니다. 하늘나라를 건설하고 하늘나라를 찾아 나서는 일을 방해하는 세속적인 보장이라는 무거운 짐을 포기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무거운 짐이란 소유하려는 탐욕, 이익과 권력에 대한 갈망, 오직 우리 자신만 생각하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가 잘 알듯이, 우리 시대에는 아마도 참된 보물을 찾으러 가지 않았기 때문에 어떤 이들의 삶은 평범하고 생기 없는 삶이 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들은 매력적이지만 덧없는 사물에 만족하고, 밝게 빛나지만 종국에는 어둠 속에 남기 때문에 환각적인 빛에 불과한 것에 만족합니다. 하지만 하늘나라의 빛은 인위적인 불꽃놀이가 아니라 (진짜) 빛입니다. 불꽃놀이는 그저 한순간이지만, 하늘나라의 빛은 전 생애 동안 우리를 동행합니다.

하늘나라는 세상이 주는 불필요한 것들과는 정반대입니다. 통속적인 삶과도 정반대입니다. 하늘나라는 매일의 삶을 새롭게 하는 보물이며, 더 넓은 지평으로 확장시켜줍니다. 사실 이 보물을 발견한 사람은 창의적인 마음과 탐구자의 마음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 마음은 반복하지 않고 새로운 것을 고안하며, 우리가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고, 진정으로 우리 자신을 사랑하도록 새로운 길을 찾아 걸어가게 합니다. 이 하늘나라의 길을 걸어가는 이들의 표징은 창의성입니다. 언제나 더 많은 것을 찾아 나섭니다. 창의성이란 생명을 취하고 생명을 내어주는 것입니다. 생명을 내어주고, 내어주며, 또 내어줍니다. (...) 언제나 생명을 내어주는 여러 가지 방법을 찾습니다.

숨겨진 보물이시며 값진 진주이신 예수님은 기쁨을, 세상의 모든 기쁨을 불러일으키실 수 있습니다. 이 기쁨은 바로 각자의 삶의 의미를 발견하는 기쁨입니다. 성덕의 모험 여정에 투신하고 있다고 느끼는 기쁨입니다.

매일 하늘나라의 보물을 찾도록 거룩한 동정녀께서 우리를 도와주시어, 하느님이 예수님을 통해 우리에게 주신 사랑이 우리의 말과 행동에서 드러날 수 있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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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7월 2020, 1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