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행사 사진 2018년 행사 사진 

교황 “스포츠는 가교 역할을 합니다”

5월 20일 수요 일반알현을 마친 프란치스코 교황은 다음날 열릴 예정이던 스포츠 행사 “우리는 함께 달립니다” 참가 선수들과 만났다. 이번 행사는 코로나19로 잠정 연기됐다.

Sr Bernadette Mary Reis, fsp / 번역 김단희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 달간 중단했던 면담 일정을 재개했다. 5월 20일 수요일 오전 일반알현을 마친 교황은 집무실에서 청소년 운동선수 대표들과 만났다. 이들은 다음날인 21일 목요일 열릴 예정이었던 “우리는 함께 달립니다(We Run Together – Simul Currebant)” 행사에 참가하기로 돼 있었다. 바티칸 체육협회가 이탈리아 재무경찰 소속 스포츠 팀 ‘피암메 잘레’와 교황청 문화평의회 ‘이방인의 뜰’, 이탈리아 육상연맹(FIDAL) 라치오 지부 등과 공동으로 주최한 이번 행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잠정 연기됐다. 

스포츠 정신의 정수

교황은 선수들의 활동에 감사를 표했다. “모두가 공동체를 위해, 타인을 위해 무엇인가를 하며 살아갑니다. 기쁨이란 바로 이런 것입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교황은 오늘 참석한 선수들이 “모든 이에게 스포츠의 가능성과 아름다움을 전하고 나누는 기쁨”을 실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황은 또 타인에게 기쁨과 행복을 전하는 행위야말로 창조적이고 인간적인 태도라고 말했다. 이어 많은 사람들이 타인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내놓기도 한다면서 “어머니, 아버지가 자식을 위해, 그리고 그 밖에도 많은 사람들이” 이를 실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이 어린 선수들의 활동이 아름다운 것은 이들이 경쟁하고 승부를 따지기보다는 무엇인가를 함께하고자 하기 때문이라면서, 선수들에게 “여러분은 함께 달립니다(You run together)”라며 영어로 격려의 말을 건넸다.

복음의 정수

교황은 ‘함께 달리는 것’의 의미를 설명하기 위해 예수님의 시신이 없어졌다는 마리아 막달레나의 말을 듣고 이른 아침 무덤으로 달려간 두 제자에 관한 복음 말씀을 언급했다(요한 20,3-6 참조). 복음에서 젊은 요한은 나이가 많은 베드로보다 빨리 무덤에 다다랐으나 베드로가 올 때까지 무덤에 들어가지 않고 기다렸다. 교황은 또 순례자란 무리 안에서 가장 약한 이의 속도에 맞춰 걸어야 한다는 “오래된 중세시대 규범”을 언급했다.

교황은 어린 선수들에게 우리가 배워야 할 것도 바로 이런 태도라고 말하면서, “다른 이의 속도를 따르거나, 적어도 그들과 보조를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교황은 코로나19로 연기된 이번 행사를 위해 준비했던 공식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번 행사는 올림픽 챔피언과 패럴림픽 선수, 난민, 이주민, 재소자가 함께 달리는 국제 육상 대회로 진행될 예정이었다.

가교를 잇는 스포츠

교황은 이번 행사가 “스포츠의 역할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구체적 예시”가 될 수 있었을 것이라면서, 스포츠란 “서로 다른 종교와 문화를 가진 이들을 하나로 잇고, 포용, 우정, 연대, 교육을 증진하는 ‘가교’, 곧 평화의 ‘가교’”라고 설명했다.

이어 행사의 잠정 연기로 선수들이 “다리로는 달릴 수 없게” 됐지만, 여전히 “마음으로는 (함께) 달릴 수 있다”면서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행사에 참가하기로 했던 많은 선수들, 제가 직접 만나 뵙고 싶었던 많은 선수들이 자선 행사를 위해 소장품을 기증해주셨습니다.”

코로나19에 맞서는 의미

이번 행사 수익금은 이탈리아 베르가모 “교황 요한 23세 병원”과 브레시아 “공공의료재단”에 전달될 예정이다. 이탈리아 내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극심했던 롬바르디아 지역에 위치한 이 두 기관은 지금도 환자 지원에 노력하고 있다. 교황은 의료진에 감사하는 뜻에서 이런 결정을 하게 된 것이라면서, 타인을 위해 목숨 바쳐 헌신하며 “친구들을 위하여 목숨을 내놓은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요한 15,13) 하신 예수님의 말씀을 몸소 실천에 옮기는 “그들이 바로 영웅”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교황은 오늘 함께한 선수들에게 스포츠에 대한 열정을 “일치와 연대의 경험”으로 살아낼 것을 권고했다.

“전염병의 대유행과 그 이후에 이어질 힘든 시기들에 맞서기 위해서는 스포츠의 참된 가치가 특히 더 중요합니다. 이에 저는 삶의 트랙 위를 함께 달리자고 여러분 모두를 초대하는 바입니다.”

자선 경매

주최측 언론 발표에는 교황이 언급한 이번 대회의 자선적 측면이 상세히 설명돼 있다. 이번 행사의 공식 명칭은 “우리는 함께 달립니다: 코로나19 대응 연대의 경주”다. 6월 8일 월요일부터 모금 플랫폼 ‘charitystars.com’을 통해 자선 경매가 시작된다. 자선 경매를 위해 타니아 카뇨토, 아리아나 폰타나, 소피아 고지아, 지안마르코 탐베리, 필리포 토르투, 도로테아 비레르, 크리스티안 게디나, 안토니오 로시 등 많은 선수들이 소장품을 기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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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5월 2020, 1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