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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영명축일에 “아름다운 증거” 실천

프란치스코 교황의 영명축일인 4월 23일은 교회가 제오르지오 순교 성인을 기념하는 날이다. 교황은 이날을 맞아 코로나19 대유행으로 큰 어려움에 빠진 나라인 루마니아, 스페인, 이탈리아에 인공호흡장치 등을 선물했다. 이러한 선물 전달은 지난 3월 27일 이후 여러 병원들의 요청에 부응하기 위해 마련됐다. 전 세계에서 교황의 영명축일을 축하하는 인사가 도착하고 있다.

Benedetta Capelli, Adrian Dancă / 번역 이정숙

‘받지 말고 베푸십시오.’ 완전한 복음의 향기에서 비롯된 이 정신은 교회가 제오르지오 성인의 축일을 지내는 4월 23일을 특별하게 한다. 제오르지오 성인은 디오클레티아누스 로마 황제가 일으킨 반그리스도교적 박해 동안 배교하지 않아 303년 순교했다. 성인에 관한 전통은 그가 십자가의 보호를 받으며 사람을 잡아먹는 용을 물리친 이야기를 전한다. 곧 악을 이기는 신앙의 상징이다.  

교황의 영명축일

4월 23일은 프란치스코 교황(본명: 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료, ‘호르헤’는 ‘제오르지오’의 스페인식 표현)의 영명축일이다. 교황은 중환자실의 모든 의사와 간호사들에게 인공호흡장치와 마스크, 보호안경 등 개인보호장비들을 선물하기로 했다. 몇몇 병원들이 혜택을 볼 것이다. 루마니아 코로나19의 진원지인 수체아바 시는 최신 인공호흡장치 5대를 기다리고 있다. 다른 (인공호흡장치) 2대는 이탈리아 레체의 한 병원에, 3대는 스페인 마드리드로 전달된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포옹

교황자선소장 콘라드 크라예프스키(Konrad Krajewski) 추기경은 이번 선물 전달이 “힘겨운 상황에 있는 전 세계를 위한 교황의 포옹”이라고 정의했다. 이어 “교황이 (선물을) 받지 않고 (오히려) 다른 이들에게 나눠준 이 특별한 날은 아름다운 증거”라고 말했다. 루마니아는 실제로 비상사태를 겪고 있다. 이번에 인공호흡장치가 전달되는 작은 도시 수체아바의 감염률은 루마니아 국내 총감염의 약 25퍼센트에 달한다. 루마니아와 유럽연합 중에서 가장 가난한 지역에 위치한 이 작은 도시는 주변의 여러 자치 도시들과 함께 격리돼 있다. 루마니아는 515명 이상의 희생자를 냈고, 누적 확진자는 1만여 명에 달한다. 교황이 이번에 선물한 인공호흡장치와 기타 다른 물품은 비행기로 운반된다. 아울러 이 비행편에는 루마니아인 의사 11명과 6명의 의료진으로 꾸려진 팀이 동승할 것이다. 이들은 코로나19에 맞서 싸우는 아주 힘든 시기의 이탈리아를 돕기 위해 지난 4월 7일 루마니아 정부가 이탈리아 소재 레코의 병원으로 파견했다가 철수하는 팀이다. 

스페인과 이탈리아에 도움

교황이 마드리드에 선물한 3대의 인공호흡기는 주 스페인 교황대사와 마드리드대교구장 카를로스 오소로 시에라(Carlos Osoro Sierra) 추기경이 가장 어려운 상황에 놓인 병원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조치할 것이다. 스페인은 5월 9일까지 봉쇄조치가 시행된다. 스페인은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가 20만8000여 명을 넘어섰고, 2만1000명이 사망했으며, 약 8만6000명은 완치됐다. 이탈리아 레체의 병원으로 전달될 2대의 인공호흡장치는 지난 4월 23일 크라예프스키 추기경이 직접 전했다. 그는 바티칸으로 돌아오는 길에 로마의 가난한 이들에게 전해줄 의약품들을 받기 위해 나폴리를 방문하고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폴리대교구가 교황의 친밀함에 감사하고자 ‘서스펜디드 커피’*처럼 ‘서스펜디드 의약품’을 코로나19 비상사태 시기에 마련해 주었습니다. 이 의약품은 로마의 가난한 사람들에게 전달될 것입니다.” 한편 나폴리에 위치한 ‘코투뇨’ 병원에는 주님 부활 대축일 며칠 전 폐순환장치 2대, 의사와 간호사들을 위한 의료안전장치, 부활 달걀이 바티칸에서 직접 전달됐다. 교황은 지난해 자신의 영명축일에 파나마 세계청년대회를 위해 만든 묵주를 교황자선소를 통해 밀라노대교구의 젊은이들에게 선물한 바 있다. 교황은 또 로마 테르미니역 카리타스 급식소의 가난한 이들에게 20킬로그램에 달하는 초콜릿 달걀을 선물하기도 했다. 

*역주: 자기 자신을 비롯해 다른 누군가를 위해 2명의 커피 값을 지불하는 나폴리의 전통

교황에게 축하 인사

이 시간에도 교황에게 영명축일을 축하하는 인사가 도착하고 있다. 세르지오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은 부활 메시지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수차례 이탈리아에 관한 “생명과 희망의 감동적인 말씀”을 한 것에 대해 감사를 표했다. 그는 공식적으로도 교황의 영명축일 축하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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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4월 2020, 21: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