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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주님, 당신의 손으로 멈춰주십시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탈리아 일간지 「라 레푸블리카」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사태의 종식을 위해 기도한다고 전하는 한편, 전염병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이들 곁을 지켜달라고 모든 이에게 당부했다.

Vatican News / 번역 김단희

“저는 이 전염병의 확산을 막아달라고 주님께 기도했습니다. ‘주님, 당신의 손으로 멈춰주십시오.’ 저는 이렇게 기도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탈리아 일간지 「라 레푸블리카」의 파올로 로다리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교황의 인터뷰는 3월 18일 수요일자 신문에 게재됐다. 교황은 이보다 앞선 지난 3월 15일 주일 로마 성모 대성전과 산 마르첼로 알 코르소 성당을 찾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사태의 종식을 위해 기도한 바 있다.

 

교황은 인터뷰를 통해 코로나19 사태가 만들어낸 일상의 어려움들에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지 권고했다. “우리는 소소한 것들의 구체성을 재발견해야 합니다. 가족이나 친구, 우리와 가까운 이들에게 보이는 작은 친절과 같은 행동들 말입니다. 우리의 보화는 이 작은 것들에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일생 생활에서 간과하기 쉬운 소소한 표현들, 곧 다정함, 애정, 연민의 몸짓들은 그 자체로 결정적이고 또 소중합니다.” 이어 교황은 “따뜻한 음식, 손길, 포옹, 전화 연락”을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일상의 구체적인 측면들과 맞닿아 있는 이 익숙하고 세심한 몸짓들이 삶에 의미를 더하고, 우리들 사이에 친교와 소통을 만든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사람들 간의 소통이 종종 “가상”의 것에 머문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새로운 의미의 친밀함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진정한 인간 관계는 배려와 인내로 이뤄집니다.” 교황은 식사 시간에 대화가 없는 가족을 예로 들어 설명했다. 그들은 서로의 말을 경청하기 위해 침묵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들은 텔레비전을 보느라, 아이들은 휴대전화를 보느라” 바빠 아무런 대화도 없이 식사하는 것이다. 교황은 이들을 “서로에게서 고립된 수도사들”이라 칭하고 이 가정에는 그 어떤 소통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서로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통해 상대방의 요구, 고뇌, 희망 등을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교황은 “구체적인 표현들로 이뤄진 언어”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이를 보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금 이 고통의 시기를 통해 우리가 이 언어를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황은 또 의료진 및 자원 봉사자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자신을 희생해 타인을 돕는 이 사람들이 바로 작은 친절의 구체성을 보여주는 “모범”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모든 이로 하여금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이들 곁을 지키고, 최선을 다해 그들과 동행”하도록 호소했다. “지금은 우리 모두가 위로에 온 힘을 기울여야 할 때입니다.” 아울러 교황은 최근 인상 깊게 읽은 글을 떠올렸다. “우리의 행동은 반드시 타인의 삶에 영향을 미친다”는 내용의 이 글에서는, 세금 납부액이 줄어들면 의료 서비스도 그만큼 줄어든다는 사실을 언급하고 있다. 

끝으로 교황은 신앙이 없는 이들을 포함한 모든 이들을 희망으로 초대했다. “우리는 모두 하느님의 자녀입니다. 그분께서 우리를 지켜주십니다.” “아직 하느님을 만나지 못한 이들, 신앙의 선물을 받지 못한 이들도 모두 각자 옳다고 생각하는 것들 안에서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들은 아이와 가족, 형제자매를 향한 사랑 안에서 힘을 얻을 수 있습니다. 누군가는 ‘나는 믿지 않기 때문에 기도할 수 없다’고 말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 곁에 있는 이들의 사랑을 믿습니다. 그곳에서 희망을 찾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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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3월 2020, 1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