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에 있어서 생명 보호는 이념이 아닙니다”

번역 김호열 신부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안녕하세요! 

25년 전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을 교회가 기념하는 3월 25일인 바로 오늘,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은 인간 생명의 가치와 불가침성에 관한 회칙 「생명의 복음」(Evangelium Vitae)을 반포하셨습니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이 자신의 회칙에서 지적하신 것처럼 ‘주님 탄생 예고’와 교황 회칙 「생명의 복음」 사이의 연결 고리는 밀접하고 심오합니다. 지금 우리는 인류와 세계 경제를 위협하는 코로나바이러스의 세계적 대유행이라는 상황 안에서 이 가르침에 다시 관심을 갖습니다. 현 상황은 교황 회칙 「생명의 복음」 서문에 나와있는 말씀으로 더욱 책임을 느끼게 합니다. “생명의 복음은 예수께서 전파하신 메시지의 핵심입니다. 교회는 날마다 이 생명의 복음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불굴의 신념으로 모든 시대와 문화에 속한 사람들에게 이를 ‘기쁜 소식’으로 전파해야 합니다”(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회칙 「생명의 복음」, 1항).

모든 복음적 선포와 마찬가지로, 이 (생명의 복음) 역시 가장 먼저 증거돼야 합니다. 저는 병자들과 노인들, 외롭고 더 궁핍한 사람들을 위해 여러 가지 방법으로 최선을 다해 봉사하고 있는 많은 분들의 드러나지 않는 증거를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그들은 생명의 복음을 실천합니다. 천사의 주님 탄생 예고를 받아들이고, 도움이 필요한 사촌 엘리사벳을 도와주려고 길을 떠난 성모 마리아처럼 말입니다. 

사실 우리가 증진하고 보호하라고 부름 받은 생명은 추상적 개념이 아니라, 항상 살과 뼈를 지닌 인간 안에서 나타납니다. 생명은 새로 잉태된 아이, 소외된 가난한 사람, 외롭고 낙담하는 환자 혹은 말기 환자, 일자리를 잃었거나 일자리를 찾지 못한 사람, 거부당하거나 격리된 이민자들 (…) 안에서 나타납니다. 생명은 사람들 안에서 구체적으로 나타납니다.

모든 인간은 충만한 삶을 누리도록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아울러 교회의 모성적 관심에도 맡겨져 있으므로, 인간 생명과 존엄에 대한 온갖 위협은 교회의 마음과 모성적 “연민”에 영향을 끼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교회에 있어서 생명 보호는 이념이 아니라 하나의 현실입니다. 인간이기 때문에, 그리스도인이기 때문에, 모든 그리스도인을 개입시키는 인간의 현실입니다.

사람들의 존엄과 생명에 대한 공격들은 불행히도 보편적 인권 시대라고 말할 수 있는 지금 우리 시대에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 새로운 위협과 새로운 노예 제도에 직면해 있습니다. 게다가 법이 언제나 가장 약하고 취약한 사람의 생명을 보호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러므로 교황 회칙 「생명의 복음」의 메시지는 그 어느 때보다 더 현실적입니다.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비상사태를 넘어, 생명의 문화가 그리스도인들의 독점적 유산이 아니라, 형제적 관계 건설을 위해 노력하며, 약하고 고통스러울 때에도 인간 각자의 고유 가치를 인정하는 모든 이에게 속한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미래 세대에게 연대와 보살핌과 환대의 성향을 전하기 위한 문화 및 교육적 수준에서 행동하는 것에 관한 메시지입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모든 인간 생명은 유일하며 반복될 수 없습니다. 그 자체로 소중하며 소중한 가치를 구성합니다. 이는 말과 행동의 용기로 항상 새롭게 선포돼야 합니다. 이는 인류 가족 전체와 그 구성원 각자에 대한 연대와 형제애를 요구합니다. 

그러므로 저는 이 회칙을 선포하신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과 함께, 25년 전 그분이 모든 사람들에게 보내신 호소를 새로운 확신으로 재차 확인합니다. “생명을, 모든 인간 생명을 존중하고, 보호하고, 사랑하며, 그것을 위해 봉사하십시오! 오직 이 방향에서만 당신은 정의, 개발, 참된 자유, 평화와 행복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회칙 「생명의 복음」, 5항).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용시에는 출처를 밝혀주시고, 임의 편집/변형하지 마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