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프란치스코 교황 

“복음은 동화가 아니라, 우리를 위한 하느님 계획의 계시입니다”

성탄의 “획기적인” 새로움은 영원한 말씀이 인간이 되셨다는 사실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월 5일 삼종기도 훈화에서 예수님께서 어떻게 계속 우리 가운데로 오시는지 설명했다. 교황은 이것이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선물의 무상성을 간직하면서, 사랑 안에서 성인이 되라는 부르심에 응답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강조했다.

번역 이창욱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안녕하세요!

성탄시기 두 번째 주일에 해당하는 오늘, 성경 독서는 예수님 탄생의 의미를 충분히 알아듣기 위해 시야를 넓히도록 우리를 도와줍니다.

요한복음 서론으로 시작되는 복음은 우리에게 획기적인 새로움을 보여줍니다. 곧 영원한 말씀, 하느님의 아드님이 “사람이 되셨습니다”(요한 1,14 참조). 사람들 가운데에서 사시러 오셨을 뿐 아니라, 사람들 가운데 한 사람, 우리 가운데 하나가 되신 겁니다! 이 사건 이후, 우리 삶의 방향을 정하기 위해서는 단지 법률이나 제도뿐 아니라, 인격, 곧 하느님의 위격이신 예수님이 계십니다. 그분께서는 우리에게 삶의 방향을 제시하십니다. 또 그분께서 제일 먼저 길을 걸어가셨기 때문에 우리를 그 길로 가게 하십니다.

성 바오로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 실현된 그분 사랑의 계획에 대해 하느님을 찬미합니다(에페 1,3-6.15-18 참조). 이 계획 안에서 우리 각자는 근본적인 소명을 발견합니다. 어떤 소명입니까? 바오로는 이렇게 말합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우리는 하느님의 자녀가 되도록 미리 정해졌습니다. 하느님의 아드님께서는 하느님의 자녀인 우리 인간을 위하여 사람이 되셨습니다. 이 때문에 영원한 아드님께서 사람이 되셨습니다. 이는 우리를 그분의 성부와의 자녀 관계로 이끌기 위함입니다.”

그러므로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가 구유의 놀라운 표징을 관상하는 동안, 오늘 전례는 우리에게 그리스도의 복음이 동화도 아니고, 신화나 교훈적 이야기도 아니라고 말합니다. (복음은) 그러한 것들이 아닙니다. 그리스도의 복음은 하느님의 계획, 인간과 세상에 대한 하느님 계획의 완전한 계시입니다. 단순하면서도 동시에 위대한 이 메시지는 우리에게 다음과 같이 질문하라고 재촉합니다. “주님께서는 우리 가운데에서 당신의 탄생을 계속 현실화하시면서, 내 안에 어떤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시는가?”

사도 바오로는 다음과 같은 답변을 우리에게 제시합니다. “(하느님께서는) (...) 우리를 선택하시어, 우리가 당신 앞에서 거룩하고 흠 없는 사람이 되게 해 주셨습니다”(에페 1,4). 이것이 바로 성탄의 의미입니다. 만일 주님께서 우리 가운데 계속 오신다면, 당신의 말씀을 계속 우리에게 선물로 주신다면, 그것은 우리 각자가 이러한 부르심에 응답할 수 있도록, 곧 사랑 안에서 성인(聖人)이 되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성덕(santità)은 하느님께 속하는 것이고, 그분과 친교를 이루는 것이며, 그분의 무한한 선하심의 투명함입니다. 성덕은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선물을 지키는 것입니다. 오직 이것만이 중요합니다. 곧, 무상성(gratuità, 거저 베풂)을 간직하는 것입니다. 이것이야말로 성인이 되는 길입니다. 따라서 성덕을 은총의 선물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그 선물을 일상에서 구체적인 행동으로 옮기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선물,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이 은총을, 나는 일상에서, 타인과의 만남에서 구체적인 행동으로 옮깁니다. 하느님 사랑을 반영하는 이 사랑, 이웃에 대한 이 자비는, 우리의 마음을 정화하는 동시에 우리를 용서하게 해주고, 매일매일 우리를 “흠 없는 사람이 되게” 해줍니다. 하지만 흠 없는 사람이 된다는 것은 내가 얼룩을 없앤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흠 없는 사람이 된다는 것은 하느님께서 우리 안에 들어오시고, 하느님의 선물, 하느님의 무상성이 우리 안에 들어오시어 우리가 그 무상성을 간직하며 타인에게 내어 주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 실현된 하느님 사랑의 계획을 기쁨과 감사하는 마음으로 받아들이도록 동정 마리아가 우리를 도와주시길 빕니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용시에는 출처를 밝혀주시고, 임의 편집/변형하지 마십시오)

05 1월 2020, 11: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