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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태국 젊은이들과 함께 미사… “행복한 마음은 그리스도께 뿌리내린 것입니다”

세상의 유혹적인 제안들은 주님께서 우리 안에 밝혀주신 생명의 불꽃으로 꺼진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1984년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방문했던 방콕의 성모승천 주교좌성당에서 11월 22일 태국 젊은이들에게 이같이 말했다.

Benedetta Capelli / 번역 이정숙

노인들의 신앙이 깊이 뿌리 내린 것과 마찬가지로 예수님과의 우정은 (우리의) 여정을 밝히고 미래를 신뢰로 바라보기 위해 필요한 기름과 같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일본으로 출발하기 전 마지막 일정으로 방콕대교구의 심장부인 성모승천 주교좌성당에서 미사를 거행했다. 교황은 미사에 참례한 약 1만 명의 태국 젊은이들에게 인상적이고 뚜렷한 이 두 가지 이미지를 제시했다. 교황은 성당 앞 광장에서 교황의 강론을 듣는 많은 젊은이들에게도 사랑의 불꽃이 꺼지지 않도록, 마음이 식지 않도록 권고했다.

주님은 우리를 만나러 오십니다

프랑스 선교사 파스칼(Pascal) 신부의 덕분에 세워진 네오-로마네스크 양식의 주교좌성당의 둥근 천장 아래로 교황의 말씀이 울려 퍼졌다. 교황의 묵상을 이끈 것은 복음 안에서 신랑을 기다리는 열처녀의 이야기를 하는 구절이었다. 교황은 “우리를 움직이게 하고 우리에게 선물하기를 원하신, 곧 결정적으로 그리스도께서 우리의 삶과 우리의 세상에 오신 더 아름다운 것과 우리를 만나게 하는 미래를 바라보게 하는” 초대라고 피력했다. 

”오직 젊은이 여러분만 할 수 있는 엄청난 기쁨과 사랑으로, 우리 가운데 오신 그분을 환영합시다. 우리가 그분을 찾으러 가기에 앞서, 우리는 주님께서 우리를 (먼저) 찾아오시고, 우리를 만나러 오신다는 것을 압니다. 우리가 해야 하고 만들어가고 창안해야 하는 (우리 각자의 삶의) 이야기를 필요로 하시면서 우리를 부르신다는 것을 압니다. 우리가 기쁨으로 앞으로 나아가는 것은 그분께서 그곳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계신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마음을 식게 만드는 위험

교황은 하느님의 사명을 위해 (우리) 각자를 위한 그분의 계획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분께서는 그분과 우리가 공동체로 함께 준비해야 하는 잔치, 곧 그 누구도 제외될 수 없는 그분 나라의 잔치에 우리 모두를 초대하는 꿈을 꾸시는 첫 번째 분이십니다.” 교황은 등불을 켜고 기다리는 초대를 받은 열처녀에 대해 설명했다. 교황은 열처녀에게 일어났던 일이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도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신앙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삶의 나쁜 일들로 왜곡되거나 방향을 잃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일들이) 자주 일어납니다. 그분의 마음을 잘 아는 여러분 각자처럼 문제와 장애에 부딪힌 많은 이들에게 말입니다. 또 사랑하는 사람들의 고통 앞에서, 변화가 불가능해 보이는 상황에서 경험된 중요성 앞에서, 불신과 좌절감은 우리의 마음을 식게 만들고, 기쁨을 잃게 하며, 목표 달성을 더디게 합니다. (이러한 것들이) 우리의 꿈에 슬그머니 스며들어 자리를 차지하는 일이 자주 일어납니다.”

그리스도께 뿌리내린 마음

교황은 젊은이들에게 “여러분은 여러분에게 신성한 보물처럼 전해진 복음화 역사의 훌륭한 유산”이라고 말했다. 주교좌성당은 선행으로 만들어진 성전을 건설하도록 그들의 조상들을 재촉한 그리스도에 대한 충실의 상징이다. “당대 사람들에게 하느님의 자비로운 사랑을 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살아있는 돌(신자)로 지어졌기에 더 아름답습니다.”

“성령의 불이 꺼지지 않도록, 사랑하는 여러분은 여러분의 시선과 마음을 살아있도록 유지해야 합니다. 우리 노인들, 곧 아버지, 할아버지, 스승들의 신앙 안에 잘 뿌리를 내려야 합니다. 과거에 사로잡혀 있기 위해서가 아니라, 역사의 새로운 상황에 응답할 수 있도록, 우리를 도와주는 용기 얻는 법을 배우기 위해서입니다. 그들은 많은 시험과 많은 고통을 견디며 살았습니다. 긴 여정이었지만 그들은 우리가 그리스도, 곧 그분의 삶, 그분의 말씀, 그분의 죽음과 부활 안에 닻을 내리고, 뿌리를 내렸을 때 발견하는 확신인 행복한 마음의 비결을 발견했습니다.”

주님께서 점화하신 생명의 불꽃을 끄지 맙시다

젊은이들은 나무와 같아서 뿌리를 내리지 못하면 폭풍우가 지난 후 죽은 나무처럼 쓰러진다. “이 때문에, 세상이 지금 생겨난 것처럼 뿌리 없는 미래를 건설하라고 젊은이들에게 제안하는 몇 가지를 보는 것은 저를 마음 아프게 합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께 뿌리를 내리는 것은 세상이라는 세이렌의 유혹에 우리를 내어 맡기지 않도록 해준다. 

“이 강력한 의미의 뿌리내림 없이는, 우리의 관심을 끌기 위한 이 세상의 ‘목소리들’ 때문에 혼란스러울 수 있습니다. 이 가운데 많은 것들이 처음에는 아름답고 강렬한 것처럼 보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공허함, 피로, 외로움, 무기력만 남깁니다. 주님께서 어느 날 우리 각자에게 점화하신 생명의 불꽃을 꺼뜨리고 마는, 잘 ‘치장된’ 유혹적인 것들입니다.”

사랑의 증거자

교황이 젊은이들에게 요청한 것은 미래와 관련돼 있다. “여러분들은 새로운 세대, 새로운 희망, 새로운 꿈, 새로운 질문들입니다. 또 분명히 몇몇 의심은 있겠지만, 그리스도께 뿌리내린 살아있는 기쁨을 유지하고, 신뢰로 미래를 바라보는 것에 두려움을 갖지 않도록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그리스도께 뿌리내리고, 기쁨과 신뢰로 바라보십시오. 이 상태에서 (우리는) 주님께서 끝없이 희망하고, 만나고, 사랑하는 분이시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예수님과의 우정은 여정, 곧 여러분의 여정을 밝히기 위해 필요한 기름이지만, 친구들, 이웃, 학우나 동료, 여러분과 불목하는 모든 이까지도 포함하는, 여러분 주위에 있는 모든 이에게도 필요한 것입니다.” 

미사의 말미에 교황은 태국 정부와 태국 교회를 비롯해 젊은이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또 교황 순방과 병자들 및 감옥에 갇힌 이들을 위해 아낌없이 노력한 자원봉사자들에게도 감사를 전했다. “주님께서는 오직 당신만이 주실 수 있는 당신의 위로와 평화를 통해 여러분에게 갚아주실 것입니다. 여러분에게 하나의 과제를 남기겠습니다. 저를 위해 기도하는 것을 잊지 마십시오.” 교황은 젊은이들과 병자들을 포옹한 후, 제의실에서 태국의 새로운 교회 건축을 위한 25개의 머릿돌을 축복했다. 

형제애

교황의 인사에 앞서, 방콕대교구장 프랜시스 하비에르 끄리엥삭 꼬비타바니(Francis Xavier Kriengsak Kovithavanij) 추기경은 태국의 사목적 순방을 마치는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특별히 교황의 가르침 시작부터 젊은이들을 향한 사랑을 보여준 것에 대해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끄리엥삭 꼬비타바니 추기경은 다음과 같이 강조했다. “이 순간부터 태국의 가톨릭교회는, 매일, 단계별로, 변화할 것입니다. 현시대가 낮추어 보는 형제적 인류애의 증인이자, 본질적으로는 예루살렘의 첫 그리스도인 공동체 안에서 일어났던 것과 마찬가지로, 곧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요한 15,12)라는 서로에 대한 사랑의 새 계명과 삼위일체의 생명에서 영감을 받은 관계에 따라 만들어진 공동체로 말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태국 젊은이들과 함께 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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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11월 2019, 16: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