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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라테라노 대성전 축일 “하느님께서 새롭게 하지 못하시는 인간의 마음은 없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11월 9일 라테라노 대성전 봉헌 축일 미사를 거행했다. 교황은 로마 시내 곳곳에서 하느님의 현존을 포착하며 영적 가벼움으로 복음화의 새로운 시기를 살아가라고 권고했다. 미사 봉헌 중에 교황은 사목 협력자들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Benedetta Capelli / 번역 이정숙

11월 9일 토요일은 로마의 주교좌 대성전인 라테라노 대성전의 봉헌 축일이다. 이날 라테라노 대성전엔 새로운 독서대와 십자가가 사용됐다. 이날은 축제의 날이기도 했다. 왜냐하면 교황이, 주님께서 바라시는 대로 큰 꿈을 꾸면서도 건전한 현실주의를 지니고, 복음화를 위한 새로운 길을 제시하며, 복음에 마음의 닻을 내리라고 권고하면서 로마교구에 풍요로운 의미가 담긴 말을 전했기 때문이다. 

마음의 사막을 비옥하게 하기

교황은 미사 강론에서 이날 화답송을 다시금 강조했다. “강물이 줄기줄기 하느님의 도성을, 지극히 높으신 분의 거룩한 거처를 즐겁게 하네”(시편 46(45),5). 로마의 그리스도인들이 “하느님의 도성에서 흘러나오는 강물과 같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로마의 그리스도인들은 생명의 말씀과 희망의 말씀을 가져와 마음의 사막을 비옥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들은 급류처럼 불모지를 “약효의 힘으로 항상 푸르고, 잎과 열매가 있는 나무의 정원”으로 변화시킨다고 교황은 설명했다. 또 그들이 말씀의 보물을 나누고 공동선을 위해 일하기로 결심했기 때문에 “기쁨의 선포자들”이라고 말했다. “이 새로운 생명력의 비결은 하느님입니다!”

“주님께서 바깥으로 나아가는 우리들을 보시고, 또 당신께 부르짖는 불쌍한 이들에게 마음을 다해 귀를 기울이는 데 준비된 우리를 보시고 기뻐하시길 바랍니다. 각 지역 교회의 모(母)교회인 라테라노 대성전이 복음화의 새로운 시기를 위해 열정이 충만한 자녀들의 순명과 용기를 다시금 보면서 위로를 누리길 빕니다. 타인들을 만나고, 그들과 대화를 시작하고, 겸손과 고마움과 가난한 마음으로 그들에게 귀를 기울이십시오. (…) 저는 여러분이 이 모든 것을 힘든 노력이 아니라 영적 가벼움으로 살아가길 초대합니다. 성과에 대한 염려로 사로잡히기보다는, 도시 안에서 하느님의 현존과 활동을 포착하기 위한 감각을 넓혀나가는 게 더 중요합니다. 이것이 사랑에서 오는 관상입니다.” 

사목자, “현명한 건축가”

교황은 사목자들에게 공동체를 “모든 세속화와 나쁜 타협에서” 멀리하라고 주문했다. 모든 영적 건물의 유일한 토대인 복음에서 (우리를) 떨어뜨리려는 “탐욕스런 늑대”로부터 공동체를 보호하라는 것이다. 교황은 “바오로처럼 또한 여러분도 지혜로운 건축가들”이라며 “왜냐하면 교회가 성공과 즉각적인 보상을 넘어 오직 하느님 말씀으로 탄생한 것이라는 사실을 여러분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교황은 사목자들이 처음부터 항상 사람들과 가까이 있으며, 또 높이 날수 있는 역량이 있다고 말했다. 

“로마의 주교가 된 이래로, 저는 여러분 중 많은 사람들을 가까이서 더 잘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주님을 위한 신앙과 사랑, 그리고 사람들과의 친밀함과 가난한 사람들을 보살피는 여러분들의 너그러움에 감탄했습니다. 여러분은 그 누구보다도 도시의 구역들을 잘 알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얼굴, 미소와 눈물을 마음에 간직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여러분에게 요구하시는 하느님의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이념적 대립과 주인공이 되고 싶어하는 개인적 마음을 접어두었습니다. 발을 땅에 붙이고 ‘이 세상이 어떻게 가고 있는지’ 알고 있는 이의 현실주의는 여러분으로 하여금 주님과 함께 높이 날고 더 큰 꿈을 꾸는 것을 방해하지 못합니다.”

모든 마음에 하느님께서 새로 나신다

예를 들어, 예수님께서 장사하는 집이 된 성전을 정화하시면서 하신 일은 진로변경, 곧 방향전환이었다. 심지어 성인들도 인간이 이해하지 못하는 성령께서 일으키시는 논리에 따라 움직였다고 교황은 설명했다. 신앙과 교회에서 멀어진 이들을 찾아가라고 프란치스코 교황에게서 임명장을 받은 사목 협력자들은 하느님께서 일으키시는 회심 안에서 신뢰하는 태도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리스도께서 원하지 않으시는 인간의 마음은 없습니다. 그리스도께서 새롭게 하지 못하시는 인간의 마음은 없습니다. 죄인인 우리는 삶 안에서 종종 주님에게서 멀어지고, 성령의 불이 꺼지는 일이 일어납니다. 우리는 우리 각자의 내면에 있는 하느님의 성전을 파괴합니다. 하지만 이는 결코 최후의 상황이 아닙니다. 우리 안에서 당신의 성전을 다시 세우기 위해 주님께서는 3일 밖에 필요하지 않습니다.”

주님께서 새로운 빛을 열어주십니다

교황은 “악으로 상처 입었다 해도 이 세상의 그 누구도 하느님에게서 영원히 분리된 형벌에 처한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주님께서는 종종 신비스럽지만 실제적인 방식으로 우리 마음 안에 복음화를 위한 새로운 빛, 곧 진리, 선, 아름다움을 향한 열망을 열어주십니다. 가끔은 불신이나 적대감과 마주칠 수 있습니다. (불신과 적대감이 여러분을) 가로막도록 내버려 두지 마십시오. 하느님께서는 인간의 마음 안에서 당신의 아드님을 부활시키시기 위해 3일 밖에 필요하지 않다는 확신을 지키십시오. 이는 또한 우리 중 몇몇의 이야기로, 깊은 회심은 예측할 수 없는 은총이 활동한 결과입니다!”

교황은 미사 거행 직전에 라테라노 대성전 앞쪽 광장 바닥에 새겨진 빈곤의 희생자들을 기리는 판석 앞에서 기도했다. 로마교구 총대리 안젤로 데 도나티스(Angelo De Donatis) 추기경은 바티칸 출판사가 펴내고 지난해 동안 교구 사목에 도움을 준 묵상집이 수록돼 있는 책 『성덕, 교회의 가장 아름다운 얼굴』(La santità è il volto più bello della Chiesa)을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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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 11월 2019, 0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