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프란치스코 교황 

“그리스도를 따르는 이는 두려움의 노예가 아니라 희망의 증인입니다”

“주님께서는 미래의 구원과 부활에서 그분과 함께 평화의 일꾼이요 희망의 증인이 되며 역사의 건설에 협력하도록 우리를 부르십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1월 17일 연중 제33주일 삼종기도를 통해 그리스도의 제자들이 그분의 무한한 자비와 따듯한 시선 안에서 가져야 할 신앙을 강조했다. 주님께서는 따듯한 애정 어린 시선을 통해 선과 악으로 짜인 제자들의 행로에서 인간사를 지켜주신다.

번역 이창욱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안녕하세요!

전례력의 끝에서 두 번째 주일인 오늘 복음(루카 21,5-19 참조)은 세상의 종말에 관한 예수님의 설교를 소개해줍니다. 웅장하고 화려한 건물을 보며 사람들이 감탄하는 예루살렘 성전 앞에서 예수님께서는 종말을 선포하십니다. 그분께서는 성전의 그 모든 아름다움과 그 웅장함이 “돌 하나도 다른 돌 위에 남아 있지 않고 다 허물어질 때가 올 것”(루카 21,6)이라고 예언하십니다. 예수님께서 예고하신 성전 파괴는 역사의 마지막이 아니라, 역사의 목표에 대한 상징입니다. 사실 이러한 표징들이 언제 어떻게 나타날지 알고 싶어하는 청중 앞에서, 예수님께서는 성경의 전형적인 묵시문학적 표현을 통해 대답하십니다.

겉보기에 반대되는 두 개의 상징을 사용하십니다. 첫째는 무서운 일들의 연속입니다. 곧 재난, 전쟁, 기근, 반란과 박해입니다(루카 21,9-12 참조). 다른 하나는 보장입니다. “그러나 너희는 머리카락 하나도 잃지 않을 것이다”(루카 21,18). 제일 먼저 재앙과 폭력이 난무하고, 우리의 공동 집인 피조물과 그 안에 거주하는 인류 가족과 그리스도교 공동체까지 상처 입히는 상해로 점철된 역사에 대한 현실적인 시선이 있습니다. 오늘날의 수많은 전쟁, 오늘날의 수많은 재난을 생각해봅시다. 그리고 예수님의 보장 안에 포함된 두 번째 상징은 폭력과 역경이 특징인 이 역사를 살아가는 가운데 그리스도인이 갖춰야 할 태도를 우리에게 말해줍니다.

그리스도인의 태도는 무엇입니까? 비극적인 사건으로 무너지지 않기 위해 일치하며, 하느님께 희망을 두는 태도입니다. 오히려 이러한 일은 “증언할 기회”(루카 21,13)가 됩니다. 그리스도의 제자들은 두려움과 근심의 노예가 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리스도의 제자들은 주님의 섭리와 따듯한 애정 어린 보장이 항상 그의 선한 활동을 동반해주신다는 확신을 통해, 역사를 살도록, 악의 파괴력을 막도록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이것이 바로 하느님 나라가 우리에게 다가온다는, 다시 말해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세상의 실현이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는 뚜렷한 표징입니다. 우리의 삶을 이끄시는 분은 바로 주님이십니다. 그분께서는 사물과 사건의 궁극적인 목적을 아십니다.

주님께서는 그분과 함께 구원과 부활의 미래에, 그분과 함께 평화의 일꾼, 희망의 증인이 되어, 역사의 건설에 협력하도록 우리를 부르십니다. 하느님의 사랑의 권능 아래 (악의 힘을) 굴복시키면서, 성령의 힘이 악의 힘을 복종시키시리라는 확신 안에, 신앙은 이 세상의 수없이 굴곡진 도상에서 예수님과 함께 우리를 걸어나가게 합니다. 사랑은 하느님이시기 때문에, 사랑은 우월하고, 사랑은 더 막강합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여기에 그리스도인 순교자들의 모범이 있습니다. 우리 시대의 순교자들은 초대 교회의 순교자들보다 훨씬 더 많습니다. 우리 시대의 순교자들은 박해에도 불구하고, 평화의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지키고 본받아야 할 유산을 우리에게 전해줍니다. 곧 사랑과 자비의 복음입니다. 이는 우리에게 선사된 가장 귀중한 보물입니다. 증오에는 사랑으로, 모욕에는 용서로 대응하면서 우리의 동시대인들에게 보여주어야 할 가장 효과적인 증거입니다. 일상생활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모욕을 받을 때, 우리는 고통스럽지만, 마음으로 용서해야 합니다. 우리가 미움 받고 있다고 느낄 때, 우리를 미워하는 사람을 위해 사랑으로 기도해야 합니다. 동정녀 마리아께서 당신의 모성적 전구를 통해, 역사를 이끄시는 주님을 따르는, 매일의 우리 신앙 여정을 도와주시길 빕니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용시에는 출처를 밝혀주시고, 임의 편집/변형하지 마십시오)

17 11월 2019, 1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