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프란치스코 교황 

“성령께서는 우리들의 사슬을 끊어 버리십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0월 30일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수요 일반알현 훈화를 통해 그리스도교가 유럽에 전파된 과정을 설명했다. 교황은 성령이 사람들의 마음을 열고 믿음을 대담하게 한다면서, 성령이 교회의 선교 사명의 주인공임을 상기시켰다.

번역 김호열 신부

사도행전에 대한 교리 교육:

14.  “마케도니아로 건너와 저희를 도와주십시오!”(사도 16,9)

그리스도교 신앙이 유럽에 전파되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안녕하세요!

사도행전을 읽으면서 우리는 성령께서 어떻게 교회의 선교 사명의 주인공인지 알 수 있습니다. 성령께서는 복음 선포자들에게 가야할 길을 가르쳐 주시면서, 그들이 가야 할 길을 안내하시는 분이십니다. 

우리는 이 사실을 바오로 사도가 트로아스에 도착하여 환시를 받은 순간에 명확하게 알 수 있습니다. (환시 중에) 마케도니아 사람 하나가 바오로에게 “마케도니아로 건너와 저희를 도와주십시오”(사도 16,9) 하고 청했습니다. 북부 마케도니아 사람들은 이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그들은 바오로가 예수 그리스도를 알려 줄 것이라고 생각했기에, 바오로를 부른 것에 대해 자랑스러워 합니다. 저를 따뜻하게 환영해준 그곳 다정스러운 주민들을 기억합니다. 바오로 사도가 그들에게 전해준 믿음을 잘 지키길 기원합니다. 바오로 사도는 주저하지 않고 마케도니아로 떠났으며, 자신을 보내신 분이 다름 아닌 하느님이심을 확신하며, 복음을 전파하기 위해 (로마와 아시아를 잇는) 에나시아 도로변에 위치한 “로마 식민시”(사도 16,12)였던 필리피로 갔습니다. 바오로는 그곳에서 며칠을 보냅니다. 필리피에서 3일을 보낸 바오로의 체류를 특징 짓는 세 가지 사건이 있습니다. 세 가지 중요한 사건입니다. (1) 리디아와 그녀의 가족에게 복음을 전하고 세례를 줌. (2) 주인들에 의해 착취를 당한 귀신들린 하녀를 치유해준 후, 실라스와 함께 감옥에 갇힘. (3) (바오로가 갇힌 감옥의) 간수와 그의 가족들이 회심하고 세례를 받음. 이 세 가지 일화를 바오로의 삶을 통해 살펴봅시다.

복음의 권능은 무엇보다도 먼저 필리피의 여인들, 특히 티아티 시 출신의 자색 옷감 장수로 하느님을 섬기는 이였던 리디아라는 여인에게로 향합니다. 주님께서는 “바오로가 하는 말에 귀 기울이도록”(사도 16,14) 그녀의 마음을 열어 주셨습니다. 리디아는 실제로 그리스도를 받아들이고, 가족들과 함께 세례를 받았으며, 바오로와 실라스를 자신의 집에 초대하면서, 그리스도의 제자들을 환대했습니다. 여기에 유럽에 (처음으로) 그리스도교가 전파되었다는 증거가 있습니다. 오늘날까지도 지속되는 복음의 토착화 여정의 시작입니다. (복음이) 마케도니아를 통해서 (유럽에) 전파되었습니다.

리디아의 집에서 열정을 체험한 후, 바오로와 실라스는 감옥에 갇히는 가혹함과 마주치게 됩니다. 리디아와 그녀의 가족의 회심에 대한 위안에서 감옥의 절망에 이른 것입니다. 그들은 “점을 쳐서 주인들에게 큰 돈벌이를 해주던”, “귀신들린 하녀 하나를”(사도 16,16) 예수님의 이름으로 치유해 주었다는 이유로 감옥에 갇히게 됩니다. 그녀의 주인들은 많은 돈을 벌었고, 이 가난한 하녀는 점쟁이들이 하는 일을 했습니다. 곧 사람들의 미래를 점쳤고, “집시여, 이 손을 잡아라”고 노래하는 것처럼, 손금을 읽었습니다. 이것 때문에 사람들은 돈을 지불했습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오늘날에도 역시, 이것 때문에 돈을 지불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제가 있었던 교구에는 매우 큰 공원이 있었는데, 그곳에 60여 개가 넘는 테이블에서 남녀 점쟁이들이 앉아서 사람들의 손금을 봐주었고, 사람들이 그것을 믿었던 것을 기억합니다. 사람들은 돈을 지불했습니다. 이러한 것이 바오로 사도가 살았던 당시에도 있었던 일입니다. 그 하녀의 주인들은 보복을 하고자 바오로를 고소하고 사도들을 붙잡아 관리들에게 끌고 가서, 도시에 소동을 일으켰다는 죄목으로 고소합니다. 

그러나 무슨 일이 일어납니까? 바오로는 감옥에 갇힙니다. 그러나 감옥에 갇힌 바오로에게 놀라운 일이 일어납니다. 바오로와 실라스는 암담함 속에서도 불평하지 않고 하느님께 찬미가를 부릅니다. 이 찬미가는 그들을 감옥에서 해방시키는 힘을 방출합니다. 그들이 기도하고 있을 때 큰 지진이 일어나 감옥의 기초가 뒤흔들리고, 문들이 모두 열리고, 사슬이 다 풀렸습니다(사도 16,25-26 참조). 성령 강림 때의 기도처럼 감옥에서 바친 기도는 경이로운 결과를 초래합니다. 

간수는 수인들이 달아 났으려니 생각하고 자결하려고 했습니다. 왜냐하면 간수들은 만약 수인이 도망치면 그들 목숨으로 대신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바오로는 큰 소리로 “우리가 다 여기에 있소”(사도 16,27-28) 하고 말합니다. 그러자 간수는 “제가 구원을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사도 16,30) 하고 물었습니다. 사도들은 “주 예수님을 믿으시오. 그러면 그대와 그대의 집안이 구원을 받을 것이오”(사도 16,31) 하고 대답합니다. 이 순간 변화가 일어납니다. 그날 밤 간수는 자신의 가족들과 함께 주님의 말씀을 듣고, 사도들을 자신의 집으로 데리고 가서, 매질 당할 때 생긴 상처를 씻어 주고, 그와 온 가족이 세례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하느님을 믿게 된 것을 온 집안과 더불어 기뻐했습니다”(사도 16,34). 그는 식탁을 준비하고 바오로와 실라스를 자신들과 함께 하길 초대합니다. 위로의 순간입니다. 이 익명의 간수의 어두운 마음에 그리스도의 빛이 빛나고 어둠을 물리칩니다. 마음의 사슬이 풀려나고, 그와 그의 가족들이 전혀 느껴보지 못했던 기쁨이 꽃핍니다. 이처럼 성령께서 선교 사업을 하십니다. 처음부터, 성령 강림 이후부터 성령께서는 선교 사업의 주인공이십니다. 성령께서는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시며, 당신께서 우리를 행동하게 하는 소명에 충실하게 하십니다. 복음을 전파하기 위해서 말입니다. 

우리도 오늘 리디아처럼 하느님께 민감하고 형제들에게 호의적인 열린 마음을 성령께 청합시다. 바오로와 실라스와 같은 대담한 믿음을 청합시다. 성령의 어루만짐에 자신을 내어 맡긴 간수의 마음과 같은 열린 마음을 청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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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10월 2019, 2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