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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FAO 메시지 “우리가 축적하고 낭비하는 것은 가난한 이들의 빵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0월 16일 ‘세계 식량의 날’을 맞아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메시지를 보냈다. 교황은 우리 자신들과 형제들, 그리고 환경과 건강한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생활양식을 단순화하고 절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Benedetta Capelli / 번역 김호열 신부

“오늘날 (전 세계) 모든 사람이 섭취할 충분한 식량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식량을 섭취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음식이 낭비되거나, 버려지거나, 과도하게 소비되거나, 식량이 음식 아닌 다른 목적으로 사용되는 지역이 있다는 것은 잔인하고 불공평하고 역설적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0월 16일 수요일 ‘세계 식량의 날’을 맞아 유엔식량농업기구(이하 FAO) 사무총장에게 메시지를 보내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번 ‘세계 식량의 날’ 주제는 “우리의 행동이 미래를 만듭니다. 세계 #기아종식(#ZeroHunger, #FameZero)을 위한 건강한 식습관”이다. 교황은 ‘세계 식량의 날’이 “매년 기아와 영양실조의 비극을 겪고 있는 수많은 형제들의 외침에 동참하기 위한” 성찰의 시간이라고 말했다.

음식, 파괴의 통로

교황은 메시지에서 “음식이 개인을 파괴하는 통로가 되려고 생존수단이라는 목적을 그쳤다”고 진단했다. 이어 전 세계 8억2000만 명의 사람들이 굶주림으로 고통 받고 있는 반면 잘못된 식습관으로 과체중인 사람들은 약 7억 명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러한 현상은 후진국들에도 확산되고 있다며, 이는 선진국의 식량 모델을 그대로 따라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교황은 “(음식의) 과잉섭취에 따른 불균형”에서 당뇨병이나 심혈관 질환 및 다른 형태의 퇴행성 질환 같은 질병들이 나와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식욕 부진과 폭식증으로 사망자 수를 증가시키는 “결함에 따른 불균형”에서도 질병이 확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방향 전환

“우리 행동방식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영양은 중요한 출발점입니다. 우리는 창조의 열매 덕분에 살고 있습니다(시편 65,10-14; 104,27-28 참조). 이것들은 무모하게 다루고 사용하는 단순한 대상으로 전락될 수 없습니다.” 우리가 걸어야 하는 길은 “인간의 역사와 함께했던 미덕들인 절제, 중용, 금욕, 자기통제, 연대를 추구하면서, 주어진 것에 감사하는 전망으로 영감을 받은 생활양식들”을 육성하는 것이다. 교황은 “굶주림과 사회적 불평등을 야기하는 개인주의나 자기중심주의를 피하기 위한 형제애의 유대를 강화하고 공동선을 추구”하는 한편, 다른 사람들의 필요에 주의를 기울이며, 단순하고 검소한 생활양식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가정, 새로운 삶의 방식을 배우는 자리

교황은 농촌 지역의 가정 보호와 가족 기반 농업 증진에 대한 FAO의 임무를 강조했다. 왜냐하면 “우리는 가정 안에서, 그리고 여성적이고 모성적인 특별한 감성 덕분에 땅의 결실을 남용하지 않고 누리는 법”을 배우기 때문이고, “개인 및 집단의 선익을 존중하는 생활양식을 전파하기 위한 가장 효율적인 도구 역시 발견”하기 때문이다. 

시장논리가 아닌 사람 먼저

교황은 “기아와 영양 실조에 대한 투쟁은, 시장논리가 만연해있는 한, 그리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익만 추구하면서, 식량을 단순 상업제품으로 격하시켜 수익 추구의 대상이 되게 함으로써 문화적, 사회적, 높은 상징적 가치를 왜곡시키는 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길은 하나뿐이다. 곧, 사람, 특히 음식이 없는 사람을 보살피는 것이다. 교황은 다음과 같이 역설했다. “사람을 우선순위에 둘 때, 인도주의적 원조에 관한 운영 및 개발 프로그램들이 확실하게 더 큰 영향을 끼치고 기대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우리가 축적하고 낭비하는 것은 가난한 이들의 빵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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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10월 2019, 1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