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프란치스코 교황 

“그리스도인의 삶은 세속주의와 결탁하거나 타협할 수 없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8월 18일 연중 제20주일 삼종기도를 통해 “위선적인 방식으로 살아가지 말고” “구체적인 상황에서 하느님에 대한 본질적인 사랑인 복음을 증거하며” 그리스도인이 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번역 이창욱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안녕하세요!

오늘 복음말씀(루카 12,49-53 참조)에서 예수님께서는 결정의 순간이 다가왔다고 제자들에게 경고하셨습니다. 사실 그분이 이 세상에 오신 것은 결정적인 선택의 때와 일치합니다. 곧 복음을 위한 선택은 미룰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그분의 말씀을 더 잘 이해하도록 (예수님께서는) 이 세상에 불을 지르러 오셨다면서 불의 이미지를 이용하십니다. 그분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나는 세상에 불을 지르러 왔다. 그 불이 이미 타올랐으면 얼마나 좋으랴?”(루카 12,49). 이 말씀은 제자들로 하여금 하느님 사랑의 불을 받아들이기 위해 모든 게으름, 무감각, 무관심의 태도와 닫힌 마음을 버리도록 도와주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 하느님의 사랑을 성 바오로는 이렇게 말합니다. “성령을 통하여 하느님의 사랑이 우리 마음에 부어졌습니다”(로마 5,5). 왜냐하면 우리로 하여금 하느님을 사랑하게 하고 이웃을 사랑하게 하시는 분이 바로 성령이시기 때문입니다. 우리 모두는 내면에 성령을 모시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벗들에게, 그리고 우리에게도, 당신의 가장 뜨거운 열망을 드러내십니다. 곧, 이 세상에 아버지 사랑의 불을 지피는 것입니다. 그 사랑의 불은 삶에 불을 지피고, 그 불을 통해 인간이 구원됩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불을 세상에 전하라고 우리를 부르십니다. 이 불 덕분에 우리가 그분의 참된 제자들이라고 인식될 것입니다. 성령을 통해 이 세상에 예수님께서 불을 지피신 사랑의 불은 한계가 없는 불이며, 보편적인 불입니다. 이는 초기 그리스도교 시대부터 보여집니다. 곧, 복음의 증언은 개인들, 사회 계층들, 민족과 국가들 사이의 온갖 분열을 극복하면서 은혜로운 불꽃처럼 전해졌습니다. 복음의 증거는 불태웁니다. 온갖 형태의 자기중심주의를 불태우고, 가장 가난한 이들과 소외된 이들을 우선시하며, 모든 이에게 열린 사랑을 지켜나갑니다.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 지피신 사랑의 불에 대한 믿음은 우리의 존재 전체를 휘감습니다. 또 하느님을 경배하며 이웃을 섬기려는 기꺼운 자세도 요청합니다. 하느님 경배와 이웃을 섬기는 기꺼운 태도입니다. 먼저, 하느님 경배는 보통 우리가 잊어버리는 흠숭 기도를 배우는 것을 뜻합니다. 이것이 바로 제가 여러분 모두에게 흠숭 기도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자주 실천하도록 초대하는 이유입니다. 그 다음으로 둘째는, 이웃을 섬기는 자세입니다. 여름방학 동안에도, 병자들, 가난한 사람들,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위한 봉사에 헌신하는 많은 공동체나 젊은이들의 그룹들을 감명 깊게 생각합니다. 복음의 정신에 따라 살기 위해서는, 이 세상에 나타나는 항상 새로운 필요성 앞에서, 새로운 사랑의 시도(행동)로 응답할 줄 아는 그리스도의 제자들이 되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와 같이 하느님 경배와 이웃에 대한 봉사를 통해, 하느님을 경배하는 것과 이웃을 섬기는 두 가지 모두를 통해, 복음은 우리 각자의 마음의 변화에서 시작하여 세상을 변화시키고, 우리 각자를 구원하는 진정한 불처럼 드러납니다.

이러한 전망에서, 오늘 복음에 나오는 예수님의 다른 말씀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 첫 부분에서 만날 수 있는 말씀입니다. “내가 세상에 평화를 주러 왔다고 생각하느냐? 아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오히려 분열을 일으키러 왔다”(루카 12,51). 그분께서는 “불로써 갈라놓기” 위해 오셨습니다. 무엇을 갈라놓으십니까? 악에서 선을, 불의에서 정의를 갈라놓으십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분열을 일으키기” 위해, 당신 제자들의 삶을 “위기에” 놓기 위해 - 하지만 구원의 방식으로 - 오셨습니다. 그리스도인의 삶과 세속주의를, 그리스도인의 삶과 온갖 종류의 타협을, 종교적 신심실천과 이웃을 반대하는 태도를 결탁시킬 수 있다고 믿는 이들의 손쉬운 환상을 깨뜨려야 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참된 신심과 미신을 결합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얼마나 많은 자칭 그리스도인들이 손금을 보기 위해 점쟁이에게 갑니까! 이것은 미신입니다. 하느님께 속하는 것이 아닙니다. 위선적인 방식으로 살지 말고 일관된 선택의 값을 치르기 위해 준비되어 있어야 합니다. 일관성이란 태도야말로 우리 각자가 인생에서 추구해야 하는 태도입니다. 복음과 일관되기 위해 값을 치르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리스도인이라고 불리는 것은 좋지만, 하느님과 이웃에 대한 본질적인 사랑인 복음을 증거하면서, 무엇보다 구체적인 상황에서 그리스도인이 될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결정적이고 용기 있는 선택을 통해, 예수님이 지펴주신 불로 우리 마음을 정화시키고, 우리의 삶으로 그 사랑의 불을 전하도록 거룩하신 마리아께서 우리를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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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8월 2019, 1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