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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형제 사제들에게 격려와 지지 보낸 교황 서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전 세계 각지에서 하느님의 백성과 동행하며 매일 봉사하는 삶을 사는 많은 사제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Andrea Tornielli / 번역 양서희

성 학대 스캔들로 인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고통에 시달리는 피해자들의 울부짖음은 모든 사제의 어깨를 무겁게 하고 있다. 교회의 모든 지체가 입은 상처에서 흘러나오는 피는 무고한 사제들에게도 여전히 분노와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못하게 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하느님의 백성을 위해 봉사하는 사제의 모범이 되는 아르스의 본당 신부 성 요한 마리아 비안네의 선종 160주년을 맞아 전 세계 사제들에게 서한을 보냈다. 필요한 경우 비난과 질책도 마다하지 않는 교황이지만, 이번 서한의 서두에는 신앙과 믿음을 저버리지 않고 침묵의 군대가 되어준 사제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그는 전 세계의 많은 사제들에게 애정과 응원, 지지와 위로의 마음을 전했다. 이 서한은 어려움을 마주하더라도, 실망감과 부족함을 이겨내고 교회 문을 열고 성사를 거행하는 사제들, 슬픔과 권태를 이겨내고 말과 위로, 동행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환대하며 자신들의 위기를 버텨내고 있는 사제들, 매일같이 자기자신을 전적으로 내어놓으며 슬퍼하는 사람들과 함께 슬퍼하고 기뻐하는 사람들과 함께 기뻐하는 사제들, 삶의 “최전방에서” 때로는 목숨까지 위협당하면서도 그곳의 사람들과 함께 살고 있는 사제들, 그리고 무리에서 떨어진 한 마리 양을 만나러 가듯, 매일 매일 다른 마을로 가기 위해 카누의 노를 젓는 사제들에게 보낸 것이다. 

교회의 일상적인 삶 안에는 종종 드러나지 않는 위대함이 있다. 이 위대함은 절대로 책 한 권을 채우지 못할 것이고 눈에 띄는 빛이 되지도 못하겠지만, 역사를 만들어가는 역량을 지니고 있다. 이 위대함은 오직 하느님의 은총에 의탁하며 주인공이 되려 하지 않은 채 조용히 봉사하는 이들에게서 비롯되는 것이다. 또한 이 위대함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스스로를 정의하는 것처럼 “용서받은 죄인”, 곧 하느님의 자비를 체험했거나, 혹은 계속해서 그 자비를 체험하고 있는 사람들, 그들이 속한 공동체에서 하느님의 뜻을 믿고 그것을 따르는 사람들인 사제들이 내어놓은 그들의 삶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이들에게도 응원과 존경, 애정의 말들이 필요했다. 교황 서한에 담긴 것처럼 감사의 말들도 필요했다. 몇몇 부정한 이들로 인해, 교회의 전체 지체가 겪은 고통(성 학대 사건으로 끔찍할 만큼 번져나간 그 고통)으로 인해, 많은 고생을 하고 인간적 한계에도 신실함을 지켜온 이들을 잊어버리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함이다. 

이러한 이유로 프란치스코 교황은 하느님께 자신의 온 존재를 봉헌하고 그분의 백성을 돌보며 그들이 받았던 소명에 처음으로 “네”라고 응답했던 그날을 기억하고 살아가는 많은 이들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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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8월 2019, 2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