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의사들은 생명의 시작과 끝에 있는 봉사자들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6월 22일 오전 교황청 사도궁 살라 레지아에서 국제가톨릭의사협회 대표자 500여 명과 만났다. 교황은 이 자리에서 “의사”이신 예수님, 병자들을 온전히 치료하기 위해 그들에게 가까이 다가가시는 예수님의 방법을 모범으로 제시했다.

Adriana Maotti / 번역 이정숙

‘온전한 인간 발전 촉진을 위한 교황청 부서’ 장관 피터 턱슨 추기경의 인사말 다음에 프란치스코 교황은 알현에 참여한 국제가톨릭의사협회(Federazione Internazionale delle Associazioni di Medici Cattolici) 회원들이 (자신들을) 예수 성심에 봉헌하고자 하는 행위를 높이샀다면서 연설을 시작했다. 교황은 어떤 질병으로든 고통받는 사람들을 향한 배려와 동정심을 강조하면서 종종 초기 그리스도 공동체가 예수님을 “의사”처럼 제시했다는 사실부터 시작해 회원들과 함께 몇 가지 간단한 성찰을 나누길 원했다. 

가장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과 가까이 계신 예수님

예수님은 병들거나 장애를 지닌 사람들, “특히 그 이유 때문에 멸시당하고 소외된 사람들”을 가까이 하셨다. 이렇게 그분은 병자를 죄인으로 선고하는 판단을 부수고, 당신의 친밀감으로 “그분의 가장 가난한 자녀들에 대한 아버지 하느님의 끝없는 사랑”을 나타내셨다. 

“병든 사람들을 치료하는 것은 그리스도의 사명에 대한 구성적 차원 중 하나로 나타납니다. 이런 이유로 그것은 또한 교회에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복음서에는 그리스도의 설교, 그리고 ‘갖가지 질병과 고통에 시달리는 환자들과 마귀 들린 이들, 간질 병자들과 중풍 병자들’(마태 4,24)을 그분께서 고쳐주신 치유 행위 사이에서 강한 연관성이 분명히 드러납니다.”

치유하는 것은 그 사람과 대화에 들어가는 것을 뜻합니다

교황은 “예수님께서 병자들과 고통받는 사람들을 돌보시는 방법”을 강조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만지셨고 “그것이 금지된 경우에도” 당신을 만지도록 내버려두셨다고 교황은 말했다. 사실, 예수님에게 있어서 “치유한다는 것은 그 사람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것”이며, 심지어 그 사람을 위해 무엇을 원하냐고 묻는 것을 뜻한다.    

“’의사’가 고통받는 사람에게 자신에게서 무엇을 기대하는지 묻는다는 것은 의아하게 들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치료의 관계에서 말과 대화의 가치를 강조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에게 있어서 치유한다는 것은 인간의 열망과 당신의 아들 안에서 활동하시는 하느님 사랑의 아름다운 힘을 나타내기 위한 대화로 들어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치유한다는 것은 어떤 길을 시작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평안, 위로, 화해와 치유의 길입니다.”

병자를 향한 섬세함, 배려와 존중

교황은 예수님이 결코 일부분만 고쳐주신 게 아니라 (고통받는) 인간의 전체성 안에서 전 인격과 영혼의 일치, 영육의 치유를 행하셨다고 강조했다. 예수님의 치유는 인간을 “다시 일으키시며”, (일으키신) 그 다음에는 이따금 (그를) “파견하십니다.” 그리고 치유된 후에는 많은 사람들이 그분의 제자가 된다. 예수님께서는 모든 사람들과 “기계적인 관계가 아니라 거리가 없는 개인적이고 풍요로운 관계”를 만드신다. 

“여러분은 고통받는 이들의 형제이자 의사이신 예수님의 학교로, 예수님을 믿는 의사로, 예수님의 교회 구성원이 되라는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여러분은 질병으로 시련의 순간을 보내고 있는 이들에게 가까이 있으라는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여러분은 섬세한 치료를 제공하고 인간의 존엄과 영육의 통합성(온전성)을 존중하라는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여러분은 그들을 더욱 인간답게 해주는 치료의 행위를 동반함으로써, (치료가) 더 효과적으로 되게 하는 적절한 대답을 해주며, 그들의 소리에 주의 깊게 경청하라고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의사는 봉사자이지 생명의 주인이 아닙니다

교황은 “의사 여러분은 하느님에게서 오는” 희망뿐 아니라 “우리가 감사를 느끼는 의학 연구를 위해 일하는 모든 사람들에게서 오는” “희망을 주라”는 부르심을 받았다고 말했다. 

“최근 100년 동안 엄청난 진보가 있었습니다. 새로운 임상의학과 많은 치료법들이 시험 단계에 있습니다. 이 모든 치료법들은 과거 세대에게는 생각조차 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고통을 줄이고, 각자 자신의 건강, 그리고 가까운 이들과 친척들의 건강을 더 잘 책임지도록 교육해야 하며, 또 그렇게 교육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치료한다는 것이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생명의 선물을 존중한다는 뜻이라는 걸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는 (생명의) 주인이 아닙니다. 생명은 우리에게 맡겨진 것입니다. 의사들은 생명을 위한 봉사자들입니다.”

성령께서 주시는 식별의 은총

교황은 “여러분의 사명은 특별한 방법으로” 하느님께서 각자에게 “생명과 사랑”을 주시길 원하시는 “우리 아버지”라는 것을 느끼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능숙함, 인내, 영적인 힘과 형제적 연대”, 그리고 “전문성, 협력할 수 있는 역량, 엄격한 윤리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끝으로 교황은 “하느님의 말씀과 성사라는 원천”에서 스스로를 새롭게 하라며, “성령께서 예민하고 복잡한 상황을 마주하는 여러분에게 올바른 방법으로 옳은 말을 하며, 적시에 옳은 침묵을 하기 위한 식별의 은총을 주시기를 청한다”는 감사와 권고로 연설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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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6월 2019, 20: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