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교황청립 성서대학 110주년... “종교 간 대화의 기본은 이웃사랑입니다”
Gabriella Ceraso / 번역 김호열 신부
“우리 주변의 사람들을 사랑하기 위해 우리가 그들을 알아야 하며, 오래된 편견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이 생각은 5월 9일 목요일 로마에서 폐막한 “예수와 바리사이들, 학제 간 재검토”라는 주제의 컨벤션 목적과 일치했다. 이번 컨벤션은 성경에서 나와 있듯이 복음과 예수님 삶의 다양한 순간에 많이 등장하며, 또한 그들에 대한 고정관념으로 인해 반유다주의와 같은 많은 결과를 초래한 바리사이 종교집단의 기원과 역사를 연구하기 위해 개최됐다.
바리사이에 관한 고정 관념: 위선자 혹은 오만한 자
교황은 컨벤션에 참석한 아메리카, 아시아, 유럽 등지에서 모인 유다인들과 개신교 신자들, 가톨릭 신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 컨벤션을 주관한 교황청립 성서대학(Pontificio Istituto Biblico) 110주년과 성경 교리를 증진시키는 연구원의 사명을 기억했다. 이어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비그리스도교와 교회의 관계에 대한 선언’ 『우리 시대』(Nostra Aetate)에서 인정한 결과와 같이, 이번 컨벤션의 특정 주제가 문제의 핵심으로 다가간다고 말했다. 교황은 “그리스도인들과 세속사회 안에서 바리사이라는 말은, 많은 유다인 바리사이들이 랍비 유다교의 창시자라 할지라도, 위선적이고 오만한 사람을 의미하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우리는 구체적인 근거가 없어도 복음서 내 “바리사이들의 부정적 이미지”를 선호했다. 결국 그들에게 이러한 이미지를 부여한 사람은 그리스도인이었다.
“우리 세상에서 그러한 부정적인 고정관념은 불행히도 매우 흔하게 보입니다. 가장 오래되고 가장 해로운 고정관념 중 하나가 바로 ‘바리사이’입니다. 특히 유다인들을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기 위해 (그 표현을) 사용했을 때 그렇습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오늘날 우리는 이전 세대가 생각했던 것보다 바리사이들에 대해 더 모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우리는 그들의 기원과 그들의 많은 가르침과 관행에 대해 확신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이번 학술 컨벤션에서 다루는 바리사이들에 관한 문학적, 역사적 문제에 관한 학제 간 연구는 반유다주의와 싸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며, 또한 이 믿음의 집단(바리사이들)에 관한 보다 진실된 전망을 갖추는 데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교황은 연설에서 사도 바오로가 스스로를 “율법에 관한 한 바리사이”라고 말했으며, 예수님도 바리사이들과 공통점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논쟁이나 부활신앙을 비롯해 요한 복음의 가장 의미 있는 순간인, 곧 유다인들의 지도자 중의 하나인 바리사이 사람 니코데모와 예수님의 만남을 거론할 필요도 없이, 토라(Torah)의 해석들이 그러하다. 니코데모는 예수님을 변호했고, 예수님의 장례에 참석했다. 그에게는 (현재와 같은) 그 어떤 고정관념도 적용되지 않는다.
유다인들과 그리스도인들의 황금률
가장 큰 유대는 소위 말하는 “황금률”에 있다. 마태오 복음에서 보는 것처럼 바리사이 사람인 서기관의 질문에 예수님이 대답하신 내용다. 곧, 너를 사랑하는 것처럼 네 이웃을 사랑하라는 것이다. 이는 곧 “하느님 나라와 정말로 가까운 종교 지도자들을 향해 예수님이 갖고 계신 높은 존경”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교황은 말했다. 이 확증은 또한 2세기의 가장 유명한 랍비 중 한 사람으로 바리사이 가르침의 권위자 랍비 아키바(Aqiba)에서 비롯된다. “그는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레위 19,18)를 토라의 위대한 원칙으로 가르쳤습니다. 전승에 따르면, 그는 주님을 온 마음과 목숨과 힘을 다해 사랑하라는 계명(신명 6,4-5 참조)을 포함하고 있는 ‘들어라(Shema)’를 읊조리며 순교자처럼 죽었다고 전해집니다.” 따라서 예수님과 랍비, 그리고 과거와 현재의 바리사이들 사이에는 완전한 화합이 있다.
“이웃사랑은 예수님과 그분께 질문을 던지는 바리사이들 사이의 유사점을 인정하는 중요한 지표가 됩니다. 이는 분명히 오늘날에도 어떠한 대화, 특히 유다인과 그리스도인의 대화에 중요한 토대가 됩니다. 사실, 우리의 이웃을 더 잘 사랑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그들을 알아야 하며, 그들이 누구인지를 알기 위해서는 오래된 편견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교황은 “이러한 이유로, 교황청립 그레고리오 대학교에서 진행되는 이 컨벤션이, 그 학제적 정신으로 우리의 가르침과 설교에서 더 적절하게 바리사이들에 대해 말할 수 있도록 도와 줄 것이며”, “더 심오한 형제적 대화를 나누는 데 있어 유다인과 그리스도인의 관계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하며 연설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