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피아 미사 강론 “하느님 사랑은 모든 한계보다 더 위대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5월 5일 불가리아 소피아의 크냐즈 알렉산드르 1세 광장에서 29번째 사도적 순방의 첫 번째 미사를 집전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사랑하시고, 당신 자신을 선사하시며, 부르시고 놀라게 하시는 사랑이십니다.”

Amedeo Lomonaco / 번역 이창욱

우리 제자들의 삶은 “세 가지 놀라운 사실”로 표시된다. 곧, 하느님께서 부르시고, 하느님께서 놀라게 하시고, 하느님께서 사랑하신다는 사실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티베리아스 호숫가를 배경으로 한 복음 사화와 연결된 이 세 가지 전망을 통해 강론을 시작했다. 교황은 성인이 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는 격려도 잊지 않았다.

갈릴래아 호숫가부터 우리 시대에 이르기까지

베드로는 부활의 선포에도 불구하고, 주님께서 돌아가시는 것을 목격한 다음, 어부였던 이전의 삶으로 돌아갔다고 교황은 상기시켰다. 다른 제자들도 베드로를 따랐다. 교황은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고통, 낙심의 무게, 심지어 배신의 무게까지 제자들의 마음 안에서 제거하기 힘든 돌로 변했습니다. 그들은 여전히 고통과 죄의 무게 아래 상처를 입었습니다. 부활의 기쁜 소식이 그들 마음 안에 뿌리를 내리지 못했던 겁니다.” 말하자면 “과거에 대한 향수의 유혹”, “모든 것을 체념하게 만드는 무덤의 심리학”이 이기는 듯 보이는 것이다. “회색의 실용주의”가 스며든 것처럼 보인다(교황 권고 「복음의 기쁨」(Evangelii Gaudium), 83항 참조). 하지만 베드로의 경우처럼, 바로 그 실패의 순간에 예수님께서 오신다고 교황은 강조했다.

하느님께서 부르십니다

교황은 예수님이 “아무 문제없는 사람들, 낙심이나 죄, 혹은 한계 없는 사람들을 만나길 바라지 않는다”며 “그분은 모든 사람을 만나고, 걸으라고 초대하기 위해 죄와 낙심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형제 여러분, 주님께서는 지치지 않고 부르십니다. 사랑의 힘은 모든 예상을 뒤엎고 다시 시작할 줄 압니다. 예수님 안에서, 하느님께서는 항상 가능성을 주시려고 애쓰십니다. 우리에게도 그와 같이 행하십니다. 그분과의 사랑의 역사를 다시 쓰도록, 새로움이신 그분 안에 다시 뿌리를 내리도록 매일 우리를 부르십니다. 매일 아침 우리가 있는 곳을 찾아오셔서, ‘일어나도록, 그분의 말씀으로 다시 살아나도록, 우리가 땅을 위해서가 아니라 하늘을 위해서, 죽음의 낮음을 위해서가 아니라 생명의 높음을 위해서 창조되었음을 믿고 위를 바라보도록’ 우리를 초대하십니다. 아울러 ‘살아 계신 분을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찾지 말라고 초대하십니다.”

하느님께서 놀라게 하십니다

교황 강론의 배경은 티베리아 호숫가로 이어졌다. 교황은 다음과 같은 사항에 주목했다. “주님께서는 빈 그물을 들고 있던 제자들과 만나시자, 그들에게 보기 드문 제안을 하셨습니다. 낮에 고기를 잡는 것도 그 호숫가에서는 오히려 이상한 일이었습니다. (...) 의심, 불신과 ‘늘 그 모양’이라는 것 이면에 숨겨진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과감함을 주시면서, 정체된 폐쇄를 부수시는 놀라움의 주님이십니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부르십니다. 그물만 던질 게 아니라 역사의 호숫가에 우리 자신을 투신하고 삶을 바라보며, 당신의 눈길로 다른 이들과 우리 자신을 바라보도록 초대하실 때, 우리를 놀라게 하십니다. ‘그분께서는 죄 안에서, 다시 일어서야 할 자녀들을 보십니다. 죽음 안에서, 부활해야 할 형제들을 보십니다. 절망 안에서, 위로해야 할 마음들을 보십니다. 그러므로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여러분이 삶을 바라보고 삶을 이끌고 나가기를 두려워할 때조차, 주님께서는 이러한 여러분의 삶을 사랑하십니다’”(프란치스코 교황, 파스카 성야 미사 강론, 2019년 4월 20일).

하느님께서 사랑하십니다

호숫가를 배경으로 한 ‘세가지 놀라운 사실’은 세 번째의 확신으로 마무리된다. 교황은 이렇게 강조했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부르시고 놀라게 하시는 것은 우리를 사랑하시기 때문입니다. 사랑은 그분의 언어입니다.”

“이것이 바로 매일 우리가 새롭게 하도록 초대받은 우리의 힘입니다. 주님께서는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그리스도인이 되는 것은 하느님의 사랑이 모든 한계나 죄보다 더 위대하다는 신뢰를 갖게 하는 부르심입니다. 오늘날 우리가 경험하는 큰 고통과 장애들 가운데 하나는 하느님께서 사랑이심을 이해하는 데에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많은 이들에게 있어 사랑이 그분의 이름이 아니라고 선포하며 증언하기에 이르렀다는 사실에서 나옵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사랑하시고, 당신 자신을 내어주시며, 부르시고 놀라게 하시는 사랑이십니다.”

그리스도의 사랑의 증인들

“오늘날 우리는 주님께서 과거에 우리를 그분과 함께 미래를 향하도록 하셨음을 바라보고 발견하라는 초대를 받았습니다. 성공과 실패 가운데서, 그물을 던지라고 우리를 초대하기 위해, 항상 우리를 부르신다는 점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나이가 아니라 정신적인 힘으로 젊은 교회, 젊은 사람은 그리스도의 사랑을 증언하도록 우리를 초대합니다. 그 사랑은 공동선을 위해 싸울 준비를 갖춘 존재, 가난한 이들의 봉사자들, 사랑과 봉사로 변혁하는 주인공들, 피상적이고 소비적인 개인주의의 병리학에 저항하는 역량을 갖춘 이들이 되도록 우리를 이끌고 부추깁니다. 이 사람들이 그리스도와 사랑에 빠진 이들이고, 복음의 살아있는 증인들입니다”(교황 권고 「그리스도는 살아 계십니다」(Christus vivit), 174-175항). 이어 교황은 다음과 같이 마무리했다. “이 땅이 많이 필요로 하는 성인들이 되기를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교황을 위한 선물

미사 끝에 불가리아 주교회의 의장 크리스토 프로이코프(Christo Proykov) 주교는 불가리아 가톨릭 교회의 이름으로 “성 요한 23세 교황이 항상 품 안에 간직했던”, 네세바르에서 가져온 하느님의 거룩한 어머니의 성화 사본을 교황에게 선물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성 요한 23세 교황님께서 불가리아를 떠나시기 전, 당신의 명의 교구의 이름을 ‘불가리아의 네세바르’로 바꾸셨습니다. 그분은 베네치아 총대주교로 임명되기 전까지 그 이름을 유지하셨습니다.”

05 5월 2019, 10: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