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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 피정 둘째 날 “화해, 평화, 만남을 위한 공간으로서의 도시”

프란치스코 교황과 교황의 협력자인 교황청 관료들은 3월 11일 사순 피정 두 번째 묵상에 참석했다. 이번 묵상의 주제는 천상 예루살렘을 반영해야 할 지상 도시들의 보편적 소명의 재발견이다.

Robin Gomes / 번역 김단희

프란치스코 교황과 교황의 협력자인 교황청 관료 65명은 로마 외곽 아리차에 위치한 ‘카사 디빈 마에스트로(Casa Divin Maestro)’ 피정센터에서 지난 3월 10일 주일부터 오는 15일 금요일까지 사순 피정을 이어간다. 11일 월요일 오전에 열린 이번 피정의 두 번째 묵상에서는 (이 세상의 모든) 도시들이 평화, 형제애, 환대의 상징으로 거듭나야 함에 대해 다뤘다.

지상에서의 천상 예루살렘

이번 사순 피정의 영적 지도를 맡은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의 베르나르도 프란치스코 마리아 잔니(Bernardo Francesco Maria Gianni) 아빠스는 하느님의 꿈을 굳게 믿고 성인다운 삶을 살았던 (가경자) 조르조 라 피라(Giorgio La Pira) 피렌체 시장으로부터 크게 영감을 받아 묵상을 시작했다. 하느님의 그 꿈은 천상의 예루살렘을 모범으로 하는 도시를 지상에 건설하는 게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이와 같은 꿈과 계획은 라 피라 시장이 시장으로 있었던 피렌체뿐 아니라 “화해, 평화, 만남의 공간”으로 여겨지는 이 세상의 모든 도시들에 해당되는 것이라면서, 이것이 막강한 절망과 체념, 어둠의 (공간인) 세상과의 대비를 나타내고 있다고 잔니 아빠스는 말했다.

이어 잔니 아빠스는 (이 세상 모든) 도시들로 하여금 참된 소명을 재발견하도록 이끌고, 불타는 열망과 위대한 희망에 고취된 이들이 서로 화합하며 살아가는 ‘천상의 예루살렘’을 (지상에) 반영하도록 인도하는 “보편적 신비”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이 ‘꿈’이 비이성적이거나 몽상적이고 무의미한 여담 같은 게 아니라, 하느님의 행동으로 향하는 지평을 열만큼 매우 구체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라 피라 시장이 지적한 것처럼 위로부터 도시를 재발견하고 새롭게 혁신하는 노력이 사람들을 위한 선익과 정치적, 기술적, 경제적 구조의 근본이 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하느님의 도시에 관한 조화로움과 아름다움, 탁월함을 무너뜨리려는 모든 시도에도 불구하고 이 세상 안에 그리스도의 역사를 실현하고자 하는 신앙의 관상적 전망이다.

“변모시키는 누룩”

잔니 아빠스는 라 피라 시장과 마리오 루치(Mario Luzi) 시인을 떠올리면서, 이 위대한 꿈의 실현을 위해서는 민간조직 차원의 참여뿐만 아니라 교회의 협조가 근본적으로 요청된다며, 이를 통해 모든 인간을 위한 하느님의 꿈이 승리하고 실체를 지닐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하느님의 꿈’이 지난 수세기 동안 훌륭한 업적을 달성했으며, 앞으로 수백 년 동안 그보다 더 훌륭한 업적을 이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령의 계획은 결코 비효율적이고 동떨어진 본보기나 이상으로만 머무르지 않으며, 인간의 삶을 “변모시키는 누룩”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잔니 아빠스는 이것이 “세상의 파괴적 불길”을 다스리는 유일한 불꽃, 곧 성령의 불꽃을 증거하라는 부르심이라고 지적했다. 기도, 진보, 아름다움, 노력, 평화 등을 통해 구체적 행동, 하느님에 대한 믿음, 사랑의 대화와 같은 ‘증언(증거)’을 통해 파괴나 전쟁 없이도 (이 세상의) 모든 도시에 그 보편적 사명을 회복할 수 있다.

신앙의 시선

끝으로 잔니 아빠스는 도시의 가정, 거리, 광장 안에 머무르시는 하느님을 발견하는 ‘신앙의 시선’으로 도시를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하느님은 연대, 형제애, 선의에 대한 열망, 진리, 정의를 도모하는 시민들 가운데서 머무르신다며, 진실된 마음으로 그분을 찾는 이들에게서 몸을 숨기지 않으신다고 덧붙였다.

11 3월 2019, 0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