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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들과 로레토

프란치스코 교황이 3월 25일 월요일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에 방문할 장소인 로레토는 교황들과 강하면서도 오래된 유대를 갖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로레토 성지 방문에서 중요한 행사는 ‘산타 카사’ 성당에서의 교황 집전 미사와 지난 2018년 10월에 열린 젊은이들을 위한 세계주교대의원회의(주교 시노드) 후속 교황 권고에 서명하는 일이다.

Debora Donnini / 박수현

(로레토 대성당 안에 위치한) 하얀 대리석 구조물은 2천년 전, 전 세계의 역사를 영원히 바꾸어 놓은 “네(루카 1,38)”라는 대답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성모의 집’의) 어두운 색깔의 벽 일부를 수호하고 있다. 천사가 마리아에게 알려준 주님 탄생 예고는 바로 이 벽 안에서 이뤄졌다. (‘성모의 집’의) 벽 일부는 이후 13세기에 이탈리아 안코나 지방에 있는 로레토로 옮겨졌다. 고대 전승에 따르면 나자렛 고을에서 마리아가 살았던 집의 출입구 쪽 벽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는 오늘날 고고학적 발굴에서도 증명된 사실이다. 이후 아드리아 해를 바라보고 마르케 지방의 언덕에 자리한 로레토의 ‘산타 카사’는 많은 신자들과 역대 교황들, 그리고 성인들의 순례지가 됐다. 교황들과 로레토 성지 사이의 유대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여러 측면으로 깊어 졌다. 특히 근대에 있어서는 두 가지 측면이 부각되고 있다. 그 중 하나는 역대 교황들이 교회 역사 안에서 매우 중요한 순간들을 성모 마리아에게 의탁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차세대 주역들인) 젊은이들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맡기는 것이다. 로레토를 방문하는 동안 프란치스코 교황은 ‘산타 카사(Santa Casa, ‘거룩한 집’, ‘성모의 집’)’ 성당에서 성찬례를 집전할 것이다. 로레토대교구장 파비오 달 친(Fabio Dal Cin) 대주교는 ‘산타 카사’ 성당에서 162년 동안이나 교황들이 미사를 거행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흥미로운 점이라고 언급했다. (162년 전) ‘산타 카사’ 성당에서 마지막으로 성찬례를 거행한 교황은 복자 비오 9세 교황이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와 로레토의 성모님

성 요한 23세 교황은 교황들 뿐만 아니라 수많은 성인들과 로레토 성지 사이의 특별한 유대를 강조한 바 있다. 그는 로레토 성지로 순례를 온 많은 사람들 중 “교회 역사에 있어 힘들고 매우 걱정이 되던 시기에 용기를 얻기 위해” 로레토 성지를 방문했던 교황들, (예컨대) 비오 2세 교황과 트리엔트 공의회를 소집한 바오로 3세 교황, 비오 6세 교황과 비오 7세 교황, 그레고리오 16세 교황과 복자 비오 9세 교황을 회상했다.

성 요한 23세 교황은 이를 정확히 1962년 10월 4일 로레토 성지에서 했던 연설 중에 언급했다. 그 날은 10월 11일 제2차 바티칸 공의회 개회를 얼마 남겨놓지 않은 날이었다. 성 요한 23세 교황은 성 베드로 역에서 기차를 타고 아시시를 거쳐 로레토로 간 뒤 교회의 결정적인 순간에 성모님의 보호를 청했다.

“우리의 전임 교황님들이 하였던 것과 같이 우리는 다시 한 번 성모님의 거룩한 성화에 왕관을 씌워드리며 이 로레토 성지가 언제나 세상으로 열려 있는 창문과 같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이 창문을 통해 천사가 성모 마리아에게 건넨 신비스러운 목소리를 떠올리고, 영혼과 가정 그리고 하느님 백성의 성화를 알려주길 바랍니다. 또한 형제애로 사람들로 하여금 보다 더 너그러운 정의와 풍요로운 형평성의 증거 안에서 살도록 복음의 기쁜 소식인 교회의 소리를 조화롭게 전하기를 바랍니다. 그럼으로써 주님의 자비하신 은총이 모든 것과 모든 이에게 빛날 수 있게 하여 주십시오.”

젊은이들과 로레토

프란치스코 교황은 방문 기간 동안 젊은이들에게 보내는 서한 형태인 주교 시노드 후속 교황 권고에 서명할 예정이다. 교황청 임시 공보실장 알렉산드로 지소티는 “이번 방문은 교황이 지난해 10월 바티칸에서 열린 주교 시노드 작업 결과들을 확정하는 문헌을 성모 마리아께 맡기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이러한 로레토 방문 선택은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과 베네딕토 16세 교황 모두 로레토에서 젊은이들을 만나고 싶어했던 바와 같이 최근의 교황들과 로레토, 그리고 젊은이들 사이의 특별한 관계와 연관된 것처럼 보인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다섯 차례나 로레토를 방문했다. 첫 번째 방문은 지난 1979년 교회가 성모 마리아의 탄생을 기념하는 9월 8일에 이뤄졌다. 순례 기간 동안, 여러 일정 중 로레토의 폴란드 군인 묘지를 찾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이탈리아에서 전투 중 목숨을 잃은 폴란드 군인들을 기억했다. 그로부터 몇 년 후인 1985년과 1994년에 그는 다시 그 곳을 방문했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로레토 성지 700주년 기념을 위해 로레토대교구장 파스칼레 마키(Pasquale Macchi) 대주교에게 서한을 보내 (700주년) 기념일이 그리스도교가 예수 탄생 2천년을 기념하기 위해 준비하는 시기와 겹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아울러 전임자 성 요한 23세 교황이 직접 연설 속에서 강조했던 내용인 가정과 일을 주제로 한 ‘산타 카사’와의 유대를 다시 한 번 기억했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1995년과 2004년에도 로레토를 방문했다. 1995년, 그는 스피아나타 디 몬토르소(Spianata di Montorso)에서 유럽의 젊은이를 대상으로 연설했다. 당시 그 해는 구 유고슬라비아에서 한창 내전을 겪고 있던 중이었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젊은이들에게 평화의 건설자가 될 것을 촉구하며, (전쟁이 없는) “우리 모두의 집”을 찾고 있는 이들에게 “그리스도와 마리아의 집”을 제시했다.

“여러분 모두에게 말합니다. 이 집은 여러분들의 집입니다. 그리스도와 마리아의 집이고, 동시에 주님과 인간의 집입니다. 2000년을 향해 행진하는 유럽의 젊은이들이여, (전쟁으로 얼룩진) 지금의 세상과는 다른, 사랑의 문명으로 다스리는 세상을 함께 만들도록 이 집으로 들어가십시오!”

이후 바로 이 곳 피아나 디 몬토르소에서 젊은이들을 위한 센터인 “요한 바오로 2세” 젊은이센터가 2000년 희년에 개원을 목표로 탄생하게 됐다. 이는 여전히 젊은이들에게 있어 로레토 메시지의 중요성을 증언하고 있다.

베네딕토 16세 교황 역시 로레토에서 젊은이들을 만났다. 그는 지난 2007년 이탈리아 젊은이들의 아고라 행사 중에 피아나 디 몬토르소에서 젊은이들을 만났다. 그는 강론에서 젊은이들에게 “세태를 거슬러” 나아가라는 강한 메시지를 남긴 바 있다.

“세태를 거슬러 나아가십시오. 오늘날 많은 측면에서 불손과 폭력, 인간 존재를 거부하며 어떠한 수단도 가리지 않고 소유하려는 오만과 성공으로 이루어진 삶의 전형을 퍼뜨리기 위해 흥미를 유발하고 설득하려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마십시오. 특히 매스미디어를 통해 여러분에게 전달되는 메시지의 수는 얼마나 많습니까. 여러분은 정보를 받는 사람들입니다! 조심하십시오! 비판하십시오! 이 강력한 선동 행위로 만들어진 파도에 휩쓸리지 마십시오. 사랑하는 여러분, 진정한 사랑이 알려주는, (이미 언급한 바와는) “다른” 길을 걷는데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그러한 길은 곧 절제하고 연대하는 생활 방식과 진실하고 순수한 관계, 그리고 학문과 일에 있어서 정직한 노력, 공동선에 대한 깊은 관심을 의미합니다.”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2012년에 성 요한 23세 교황이 공의회 개회 전 공의회를 성모 마리아의 보호에 맡기기 위해 로레토를 방문했던 50주년을 기념하면서, 다시금 로레토를 방문했다. 베네딕토 16세 교황 역시 하느님의 어머니께 두 가지 “중요한 교회의 행사”를 의탁했다. 그가 스스로 기억하는 바와 같이, 하나는 제 2차 바티칸 공의회 50주년인 2012년 10월 11일 개막한 신앙의 해를 위해서였고, 다른 하나는 2012년 10월에 있었던 “그리스도 신앙을 전하기 위한 새로운 복음화”라는 주제로 모였던 주교 시노드 정기 총회를 위해서였다. 그러므로 이 방문의 중심은 신앙과 복음이었다. 우연히도 성 요한 23세 교황처럼 베네딕토 16세 교황도 강론을 통해 이 곳 로레토에서 “육화와 구원의 목적인 땅과 하늘의 결합에 대하여 묵상하라”고 초대한 바 있다. 그는 공의회 자체가 모든 사회생활의 형태에서 그리스도의 육화와 구원이라는 자비로운 선을 점점 더 확대하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는 “오늘날 특별한 힘으로 울려 퍼지는 초대”이며, “경제적, 사회적 분야에 영향을 미치는 현재의 위기 상황에서, 하느님 아들의 육화는 하느님에게 있어 인간이, 그리고 인간에게 있어 하느님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말해준다”고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강조했다.

23 3월 2019, 19: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