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rca

Vatican News
프란치스코 교황 프란치스코 교황  (Vatican Media)

“영적 게으름으로 하느님의 자비를 남용하지 맙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사순 제3주일 삼종기도를 바치기에 앞서 루카복음(루카 13,1-9)을 설명하며 하느님의 자비와 인간 회심의 시급함에 대해 묵상했다.

번역 이창욱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안녕하세요!

사순 제3주일의 복음(루카 13,1-9)은 하느님의 자비와 우리의 회심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예수님께서는 열매 맺지 못하는 무화과나무의 비유를 이야기하십니다. 어떤 사람이 자기 포도밭에 무화과나무 한 그루를 심었습니다. 그는 기대를 갖고 매년 여름마다 가서 그 나무에 열매가 달렸는지 살펴보았지만, 하나도 찾지 못했습니다. 그 나무는 열매를 맺지 못하는 나무였기 때문입니다. 3년이나 반복되자 실망을 했고, 다른 나무를 심기 위해 그 무화과나무를 잘라버리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포도밭에 있던 포도 재배인을 불러 그에게 불만을 표현하며, 땅만 버리지 않도록, 그 나무를 잘라 버리라고 일렀습니다. 하지만 포도 재배인은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1년 동안 그 무화과나무를 더 주의 깊고 세심하게 관심을 기울이겠다며, 포도원 주인에게 인내심을 갖고 한 해를 더 유예해달라고 청했습니다. 이것은 비유입니다. 이 비유가 무엇을 표현합니까?  이 비유에 나오는 사람들은 무엇을 대변합니까?

포도밭 주인은 하느님 아버지를, 포도 재배인은 예수님의 모습을 빗대는 반면, 무화과나무는 무관심하고 말라버린 인간성의 상징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아버지께 인류를 위해 청원하시고, 사실 항상 청하십니다만, 인류 안에 사랑과 정의의 열매가 싹틀 수 있도록, 시간을 더 주시고 기다려 달라며 간청하십니다. 비유에 나오는 주인이 잘라버리고 싶어하는 무화과나무는 열매를 맺지 못하고, 열매를 줄 수 있는 능력도 없으며, 선을 행할 수도 없는 존재를 대변합니다. 자기 자신을 위해 살아가고, 자신의 안락한 삶에 몸을 맡기며 만족하는 사람들, 고통, 가난, 불행에 처해 있는 주변 사람들에게 눈길과 마음을 주지 못하는 사람들의 상징입니다. 이러한 이기주의와 영적 메마름의 태도는 무화과나무에 대한 포도 재배인의 위대한 사랑과 대조를 이룹니다. 그는 포도밭 주인을 기다리게 만들었습니다. 그는 인내심을 갖고, 기다릴 줄 알며, 그 나무에 시간과 노동을 투자합니다. 그 불행한 나무를 특별히 돌보겠다고 주인에게 약속했습니다.

포도 재배인의 이 비유는 회심하기 위한 시간을 우리에게 주시는 하느님의 자비를 보여줍니다. 우리 모두는 회심하고 앞으로 걸어 나가야 합니다. 하느님의 인내와 자비가 이 기간 동안 우리를 동반해줍니다. 때때로 우리의 실존을 드러내는 메마름에도 불구하고, 하느님께서는 인내심을 갖고 우리에게 변화의 가능성과 선의 길로 나아갈 가능성을 제시해주십니다. 하지만 나무가 마침내 열매를 맺도록 기다려주기를 바라며 유예를 청하는 것은 회심의 긴박함을 말해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포도 재배인은 포도밭 주인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주인님, 이 나무를 올해만 그냥 두시지요”(루카 13,8). 회심의 가능성은 한계가 없습니다. 따라서 즉시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 기회를) 영원히 잃어버리게 됩니다. 이 사순 시기 동안 이렇게 생각해봅시다. 주님께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회심하기 위해, 잘 되어가지 않는 것들을 “잘라버리기”위해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아니요, 저는 다음 사순 시기를 기다리겠습니다.” 하지만 다음 사순 시기를 살 수 있을까요? 우리 각자, 오늘을 생각합시다. “나를 기다려주시고 항상 용서하시는 하느님의 자비 앞에서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무엇을 해야 할까요? 우리는 하느님의 자비에 깊은 신뢰를 둘 수 있습니다. 하느님의 자비를 남용하지 않고 말이죠. 영적 게으름을 합리화할 것이 아니라, 이 자비에 진심을 다하여 즉각적으로 응답하도록 우리의 책임감을 키워 나가야 합니다.  

사순 시기 동안, 주님께서는 우리를 회심으로 초대하십니다. 우리 각자는 자신의 삶 안에서, 자신의 사고방식과 행동방식에서, 이웃과의 관계를 살아가는 방식에서 무엇인가를 고쳐 나가면서, 이 부르심의 도전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동시에 우리 모두가 “다시 일어날” 수 있고 여정을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믿어주시는 하느님의 인내심을 본받아야 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아버지이십니다. 약한 불꽃도 꺼트리지 않으시는 분이십니다. 약한 사람이 공동체에 자신의 사랑을 내놓으며 기여할 수 있도록 돌보시고 함께하십니다. 이 사순 시기를 영적 쇄신의 시기요 하느님의 은총과 그분의 자비에 신뢰를 두며 마음을 여는 시기로 부활을 준비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동정 마리아께서 우리를 도와 주시기 바랍니다.

24 3월 2019, 19: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