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내 미성년자 보호”에 관한 회의 “교회 내 미성년자 보호”에 관한 회의 

“정의를 요구하는 작은 이들의 외침을 들읍시다”

새롭게 단장한 시노드 홀에서 2월 21일 목요일부터 2월 24일 주일까지 진행되는 “교회 내 미성년자 보호”에 관한 회의가 시작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시작기도 후 기조연설을 통해 “단순하고 신뢰하기 어려운 처벌이 아니라, 구체적이고 효과적인 조치의 마련”을 염원하며 회의의 시작을 선언했다.

Barbara Castelli / 번역 김호열 신부

“미성년자들에게 해를 끼친 교회 관계자들이 저지른 성적 학대의 상처”에 직면하여, “신앙으로 무장하고, 최대의 파레시아(massima parresia)*의 정신, 용기와 구체성의 정신으로 무장하여 우리의 여정을 시작합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같이 “교회 내 미성년자 보호”에 관한 회의의 첫째 날을 시작했다. 교황은 전 세계에서 모인 총대주교들, 추기경들, 대주교들, 주교들, 수도회 총장들, 그리고 책임자들에게 “정의를 요구하는 작은 이들의 외침”을 이해하기 위해 성령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라고 강조했다.

*파레시아(parresia)는 ‘용기 있게, 담대하게 진실을 말하기’를 뜻하는 고대 그리스어로 힘 없는 자들이 힘 있는 자들을 향해 목숨을 내놓고 솔직하게 진실을 말하는 담대함이나 진실을 위한 용기 등으로 알아들을 수 있다. 교회 내에서 파레시아는 “드러내 놓고”(마르 8,32 참조), “솔직담백”, “담대함”, “확신”, “자유롭게” 등의 의미로 쓰이며, 중심개념은 “구체적인 상황에 대한 관심”, 곧 “이해”, “온유”, “중용”을 뜻한다. (편집주)

“이 회의는 사목적이고 교회적인 책임의 무게를 느끼게 합니다. 이 회의는 교회와 인류를 괴롭히는 이 악을 어떻게 대면해야 하는지에 관해서, 우리가 시노드의 정신으로, 솔직하고 깊이 있게 함께 토론하라고, 우리에게 요구합니다. 하느님의 거룩한 백성들이 우리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단순하고 신뢰하기 어려운 처벌이 아니라, 구체적이고 효과적인 조치들이 취해지길 우리에게서 기대하고 있습니다. 우리에게서 구체성을 바라고 있습니다.”

소아성애 스캔들의 상처 치료

교황은 (참가자들의) “창의력을 빼앗지 않으면서”, 그들의 성찰을 돕기 위해 참고자료로 “여러 위원회와 각국 주교회의에서 작성한 몇 가지 중요한 기준들”을 참가자들에게 “지침(가이드라인)”으로 전달했다. 아울러 교황은 교황청 미성년자보호위원회와 교황청 신앙교리성을 비롯해 “이 회의를 준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탁월한 업무를 수행한” 조직위원회 위원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끝으로, 이 회의 동안 성령께서 이 악을 인식과 정화의 기회로 바꿀 수 있도록 우리를 도와 주시길 청합니다. 소아성애 스캔들이 어린이들과 신자들에게 초래한 심각한 상처를 치유할 수 있도록 동정 마리아께서 우리를 도와 주시길 청합니다.”

희생자들의 목소리를 들읍시다

회의는 기도로 시작했다. 참석자들은 각자 기도를 드렸다. “진실이 지워지지 않고, 정의가 가해자들 편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또한 “추행 당하고”, “상처입고”, “학대 받고, 대우 받지 못한” 이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참석자들은) 주님께 다음과 같이 기도했다. “우리의 실패 때문에 사람들이 당신과 당신의 복음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게 해주십시오.” 이어 한 체험담이 낭독됐다. “아무도 저의 말을 듣지 않았습니다. 부모님, 친구들, 나중에는 교회의 책임자들까지도, 아무도 저의 말과 저의 울음을 듣지 않았습니다. 저는 물었습니다. ‘왜?’라고 물었습니다. 왜 하느님께서 저의 말에 귀 기울여 주시지 않는지를 물었습니다.” 이후 길고 깊은 침묵이 흘렀다.

21 2월 2019, 01: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