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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과 교황청 주재 외교단 프란치스코 교황과 교황청 주재 외교단 

교황, 교황청 주재 외교단 연례 연설 “각국은 공동 대책을 찾아야 합니다”

지난 1월 7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교황청 주재 외교단에게 행한 신년연설은 오늘날 민족주의적 경향의 부상으로 약화될 위험에 처한 국가들 간의 협력과 다자외교의 중요성에 관한 논점이었다. 모든 민족들의 유익을 추구해야 하며 “불가피한 타협”을 수락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가장 약한 세력에 대한 가장 강한 세력의 탄압이 지배하게 될 것이다.

Debora Donnini / 번역 이창욱 펠릭스

지난 1월 7일 월요일 교황궁 레지아 홀에서 맞이한 교황청 주재 외교단의 구성원들에게 행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연설은 성 바오로 6세 교황이 유엔 총회에서 했던 연설(그러한 총회에서 행한 최초의 교황 연설)을 기반으로 진행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연설에서 다자외교의 목적을 설명하면서, 이를 교황과 교황청의 영적사명과 맞닿는 요소로 부각시켰다. 이어 건설적이어야 할 국가들 간의 다자외교 시스템을 약화시키는 민족주의적 경향(tendenze nazionalistiche)이 다시 부상한다는 위험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교황청이 외교관계를 맺고 있는 나라는 183개국이며, 여기에는 유럽연합과 몰타 기사단이 포함돼 있다.

2019년 연초에 진행된 광범위하고 풍부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이번 연설은 1900년대의 역사를 아우르고 있을 뿐 아니라 여러 국가가 겪었던 특별한 사건들도 함께 다루고 있다. 여성에 대한 폭력, 노동 문제, 미성년자 성 학대에 관한 주제뿐 아니라, 함께 공유해야 할 노선이 필요한 난민 문제에 대한 주제가 담겼다. 교황은 이번 신년연설에서 지난 2018년에 도출된 새로운 합의사항들도 언급했다. 예컨대 중국 주교들의 임명 관련, 교황청과 중국 간 잠정 합의문에 서명한 것 등이다. 아울러  2019년에 맞이할 유럽의회 설립 70주년 등 여러 기념일도 언급했다. 교황 연설에 앞서, 외교단장 조지 풀라이드(George Poulides) 교황청 주재 키프로스 대사의 인사말이 있었다.   

2019년에 맞이할 여러 기념일 가운데 프란치스코 교황은 한 가지를 특별히 언급했다. 곧, 국제연맹(League of Nations) 100주년이다. (국제연맹은 유엔의 전신이므로) 현재로는 존재하지 않는 기구이지만, 교황은 국제연맹이 (교황 연설의 중심인) 현대 다자외교의 시초를 대표했기 때문에 언급하고 싶다고 말했다. 교황은 이를 통해 많은 국가들이 “전쟁을 초래하는 탄압의 논리에 얽힌 상호관계에서 벗어나려고” 시도했다고 말했다. 국제연맹은 출범 20년 후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가장 혹독한 전쟁을 겪었지만 그 이후에 유엔에 의해 내려진 많은 중대한 결정을 통해 (새로운) 길을 개척했고, 항상 효과적이지는 않았지만 공동의 해결책을 추구하려는 국가들을 위한 기회가 되는 길이 됐다.

각국의 건설적인 논의를 위한 도움

교황은 다자외교의 성공을 위해 필수적인 전제조건들이 △대화 상대방 간의 선한 의지와 좋은 믿음 △서로 성실하고 진지한 논의에 기꺼이 참여하는 태도 △각 부분들에 직면할 때 생기는 불가피한 타협들을 받아들이려는 의지 등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요소들 중 하나라도 부족하면 “일방적인 해결책을 찾게 된다”며 “마지막에 가서는 가장 약한 세력에 대한 가장 강한 세력의 탄압”이 지배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같은 이유로 국제연맹이 위기에 접어들었다며, 오늘날에도 “주요 국제기구를 장악하려고 위협하는” “똑같은 태도”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민족주의적 경향이 다시 출현하면서, 모든 국가들이 서로 만나고 대화하는 공간, 곧 국제적 기구라는 소명을 (민족주의가) 위협하기 때문에, 전체로서의 다자체제와 국제 공동체의 관계는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음이 분명합니다. 그렇더라도, 저는 현 시대에도 각국 간에 진지하고 건설적인 논의를 하려는 의지가 적지 않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교황의 연설에서 규명된 원인들은 다양하다. 먼저, “냉전”처럼 오래 전부터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 효과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려는 “다자체제의 어떤 무능력”으로 인한 것이다. 혹은, 장기적 대응으로 공동선을 꾸준히 추구하는 대신, “한층 더 자주” “즉각적이고 일방적인 동의를 추구함”으로써 결정되는 민족주의적 정치개혁으로 인한 것이다. 더 나아가, 한편으로는 국민들의 존엄성과 “정체성을 존중하지 않고, 이데올로기적인 식민지화라는 새로운 형태를 일으키면서”, 자신의 생각만을 강요하는 “관련 단체와 권력기관들”의 결과에만 따르는 것이다. 여기서 교황은 특별히 ‘이데올로기적 식민지화’를 강조했다.

대중영합주의적 충동이 다자체제를 약화시킵니다

교황은 이러한 경향의 원인이 전 지구적 문제(globalizzazione, 세계화)와 지역적 문제(localizzazione, 지역화) 사이에 긴장을 초래할 정도로 일부 지역에서 급속도로 발전된 세계화(globalizzazione)에 대한 반응을 그 원인으로 보고 있다. 거기서 벗어나기 위한 길은 “지역에 속하는 것을 놓치지 말고 전체적인 차원에서 주의를 기울이는” 방법이다. 사실, 민족주의는 차이들을 평준화시키는 “전 지구적 세계화”(globalizzazione sferica, spherical globalization)를 통해 다시 살아나기 십상이다. 그러나 세계화가 “다자적”일 수 있다면, 다시 말해 “전체가 부분보다 크다는 원칙에 따라” 각 국민의 정체성과 긍정적인 긴장을 확립시킬 수 있다면, 이는 좋은 기회일 수도 있다. 따라서 교황은 당시 국제연맹을 지배했던 “대중영합주의(포퓰리즘)적이고 민족주의적인” 충동의 재등장이 “각국 가정의 가장 연약한 구성원들의 점진적인 소외와 국제정치에 대한 신뢰의 위기, 전반적인 신뢰의 부족의 결과를 통해 다자체제를 점차적으로 약화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감정적인 해결책들은 문제를 악화시킵니다

교황은 성 바오로 6세 교황이 국제연맹에서 했던 연설을 다시 참고하면서 다자외교를 비롯한 교황과 교황청의 영적인 사명 사이에 접목되는 요소들을 떠올렸다. 첫 번째 요소는 국민들 간의 관계를 다스릴 “정의와 권리의 우선권(primato)”이다. 교황은 “우리 시대는 국제 법정을 통해서라도, 국제법이 분쟁을 해결하고 정의에 대한 존중을 보장하기 위해 규정한 도구들의 도움 없이, 각 개별 국가의 이익을 추구하고 지배하려는 경향이 다시 부각된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태도는 때때로 “그들의 실제적인 필요와는 거리가 먼” 국제 공동체의 규칙들을 깨달은 시민들의 불행, 곧 갈수록 더 확산되고 있는 불행 앞에서 위정자들의 대응이 초래한 결과다.

“정치가들이 자국의 국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더 큰 이익을 위해 구체적인 해결책을 모색할 기회입니다. 그러나 이런 일은 국제적 공동체에서나 국가 공동체 내부에서나 정의와 인권에 대한 존중을 요구합니다. 왜냐하면 반응적이고 감정적이며 성급한 대책들은 단숨에 동의를 증가시킬 수는 있겠지만, 가장 근본적인 문제해결에는 전혀 기여를 못할 것이고, 오히려 문제를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러한 우려에서 시작해 교황은 좋은 정치란 모든 이의 공동선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국민들 간의 평화와 좋은 정치 사이의 밀접한 연결에 대한 2019년 세계 평화의 날 담화를 언급했다. 그와 같은 숙고의 바탕에는 하느님과 닮은 모습으로 창조된 인간의 초월적인 차원이 있다고 교황은 떠올렸다. 이어 교황은 모든 인간 존재의 존엄성에 대한 존중이야말로 더불어 사는 평화로운 삶을 위해 참으로 필수적인 전제조건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교황은 “새로운 (형태의) 불평등”과 극단적으로는 “새로운 폭력과 권력남용”의 길이 인간을 위험에 빠뜨리는 편파적인 시각으로 우세하지 않도록, 지난 2018년 70주년을 맞은 세계인권선언 안에 인권의 보편적인 특성이 표현돼 있음을 재발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연설의 생생한 표현 안으로 더 들어가보면, 교황은 교황청의 배려가 각국의 삶에 개입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모든 인간 존재의 유익을 위해서 “인류에 관심을 갖는 문제들에 민감하고도 주의 깊게 귀를 기울이는 이”가 되려는 배려라고 강조했다. (이는) 교황이 최근 칠레, 페루, 스위스, 아일랜드,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에스토니아 등 사도적 순방에서 이뤄진 국민들과의 만남에서나 바티칸에서의 만남에서나 두드러지는 배려였다. 또한 이는 교회가 “평화와 화해의 사회 건설”을 위해 적용하도록 추진하는 배려이기도 하다. 이러한 전망에서 교황은 니카라과를 생각하면서, 정치적이고 사회적인 다양한 요구들이 대화를 통해 맞닥뜨려야 할 최선책을 찾도록 기원했다. 아울러 베트남이 가까운 미래에 교황청 주재 베트남 대사의 임명을 내다보며 베트남과 교황청 간의 관계를 공고히 강화하기를 기원했다.

중국 내 주교 임명에 관한 교황청과 중국 사이의 잠정 합의문

이어 교황은 지난해 9월 22일에 이뤄진 중국 내 주교 임명에 관한 교황청과 중국 사이의 잠정 합의문의 서명을 기억했다. 이 합의문을 통해 교황청과 국가 권력 사이의 협력에 대한 몇 가지 확고한 요소가 확립되기에 이르렀다. 중국 가톨릭 신자들과 보편 교회를 대상으로 보냈던 메시지에 언급된 것처럼, 교황은 “앞서 나는 이미 교황의 임명 없이 서임된 ‘공식’ 주교들을 이제 온전한 교회적 친교 안으로 다시 받아들였고, 중국 가톨릭 공동체의 화해를 위해 힘쓰고, 복음화의 노력을 쇄신하는 데 아낌없이 헌신하도록 초대한다”고 말했다.

“수많은 세월이 흐른 뒤 처음으로 중국 내 모든 주교들이 베드로 사도의 후계자와 보편 교회와 함께 온전한 친교 안에 있게 된 것에 대해 저는 주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또한 이에 대한 가시적인 표지는 최근에 개최된 젊은이들을 위한 세계주교대의원회의(이하 주교 시노드)에 중국 본토에서 온 두 명의 주교님들이 참석한 사실에 의해서도 확인됩니다. 교황청과 중국 간 잠정 합의문의 이행과 관련한 추가적인 접촉을 통해 아직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을 해결하고, 실질적으로 종교 자유의 기쁨을 누리는 데 필요한 자리를 만들 수 있길 희망합니다.”

유럽은 국민들 간 우정의 수혜를 기억해야 합니다

교황이 연설에서 기억한 기념할만한 사건들 가운데 지난 1989년 11월 9일 가을에 있었던 베를린 장벽 붕괴 기념이 있었다. 그로부터 몇 개월 후, 유럽의 가슴 아픈 분열과 냉전이 끝났고, 동유럽 국가들은 10여 년의 억압을 겪은 후에야 자유를 되찾았으며, 많은 국가들이 유럽연합 가입으로 향하는 여정을 시작했다. 따라서 이는 의미 있는 기념이었다.

“새로운 구심력이 우세하고 새로운 막이 걷히는 현재의 맥락에서, 유럽은 전쟁 이후 시작된 국민들 간의 우정과 친화의 여정에 의해 얻게 된 수혜들에 대한 인식을, 그 중에서 첫째는 평화임을, 결코 잊지 말아야 합니다.”

난민과 이주민 문제, 국가와 인간을 존중하는 공동의 답변

국제 공동체는 이주민과 난민들이 안전하게 조국으로 돌아갈 가능성을 제공하도록 그들을 보호하고 도우라는 부르심을 받았다. “모든 인간 존재는 더 나은 삶을 열망합니다. 폭력의 논리와 쓰고 버리는 논리를 통해서는 이주민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교황은 난민들을 위해 협력했던 젊은이들에게 감사를 표했고 베네수엘라로부터 온 엄청난 숫자에 달하는 사람들을 받아들였던 (같은) 대륙의 다른 국가들과 더불어 콜롬비아를 언급했다.

“동시에, 특히 유럽과 북아메리카에서는, 수많은 국가의 국민들 사이에서 불신과 우려를 야기했던 난민들이 물밀듯이 몰려들었습니다. 이러한 사태, 곧 비록 지나가던 길이었음에도 여러 정부들은 난민들의 유입을 강력하게 제한하도록 했던 사실을 저는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세계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부분적인 해결책 밖에 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국민이든 난민이든 이민자든, 모든 합법적인 소송에 대해 기각하지 않고, 모든 국가들이 합의한 공통된 답변이 필요하다는 것을 최근의 비상사태가 입증해주었습니다.”

교황은 이러한 의미에서 이주에 관한 유엔 글로벌 콤팩트(Global Compacts) 채택에 대한 교황청의 임무를 떠올렸다. “특히 유엔의 맥락 안에서 국제 공동체로 하여금 앞으로 나가는 중요한 단계였던 이주협약은 다각적인 차원에서 처음으로 이 현안을 관련 문서로 다룬 것”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두 개의 유엔 이주협약이 법적 구속력이 없으며, 또한 (글로벌 콤팩트 채택을 위해) 유엔이 최근 마라케시에서 개최한 정부 간 회의에 여러 정부들이 이탈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는) 국제 조직과 정치가들을 위해 “중요한 기준점”이 될 것이다. 교황은 “비록 두 협약 모두 인간의 기본권과 생명에 관한 원칙들에 상응하지 않는 지침과 용어를 포함하고 있지만, 이주민 관련 조약에서 쉽게 실천으로 옮기게 하는 특성과 지향을 교황청이 높이 평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시리아, 중동, 우크라이나

유엔에서 행한 성 바오로 6세 교황의 연설 중 두 번째 요소는 약자들의 보호였다고 프란치스코 교황은 떠올렸다. 이러한 의미에서, 교회가 추진한 사업 가운데 교황은 특히 최근 약 5년 동안 지속되는 분쟁과 흑해의 우려스러운 개발로 야기된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에서 고통 받는 국민을 위해 인류애를 보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교황은 수많은 포로들의 운명에 관해서도 관심을 돌리려고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교회는 국제적으로도 합법성을 존중하며, “분쟁 해결을 위한 평화적인 여정”을,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장려하도록 노력한다. 교황은 이러한 목적으로 “종교적 권리의 자유로운 실천”을 보장하는 도구들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우리 시대의 목소리를 잃은 사람들 가운데 전쟁의 피해자들, 특히 시리아에서 이어지는 전쟁의 희생자들을 잊지 않았으며,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사상자들을 야기했던 분쟁에 정치적 해결책을 장려하라고 국제 공동체에 거듭 호소했다. 교황은 “인권 유린을 멈추는 것이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수많은 난민들을 생각했고, 엄청난 사람들을 받아들인 요르단과 레바논에 특별히 감사를 표했다. 아울러 난민들이 안전한 조건 안에서 고국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기원했다. 특히 몇 년 전부터 중동을 휘감고 있는 불안한 사태에 타격을 받은 사람들 가운데에는 그리스도인들도 있다. 교황은 “미래에 해당 지역의 공간을” 갖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일”이기에, 고향으로 돌아가 출신 공동체와의 관계를 유지해 나갈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아주었다. 마찬가지로 정부가 그 나라에서 계속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안전을 보장해주기를 기원했다. 또한 교황은 시리아와 중동 전체가 최근 몇 년 동안 “상반되는 이해관계들”이 충돌하는 무대가 됐다고 말했다. 단순히 정치적이고 군사적 성격의 이해관계뿐 아니라, “무슬림과 그리스도인들 사이에 적대감을 조장하려는 시도”도 있었다. 비록 수세기 동안 이들 사이에서 적지 않은 적대적인 감정이 있었지만, 중동의 여러 곳에서는 오랜 기간 동안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었다.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와 술탄 알 말리크 알 카밀(sultano al-Malik al-Kāmil)의 역사적인 만남 800주년을 맞아, 2019년에 아랍에미리트와 모로코로 떠나는 두 번의 사도적 순방이야말로 (그리스도교와 이슬람의) 종교 간 대화와 상호 이해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한 계기가 될 것이다.

젊은이들에게 미래의 길을 열어야

성 바오로 6세 교황이 “우리의 목소리가 되도록” 들어야 한다고 말했던 약한 자들 가운데에는 젊은이들이 있다. 젊은이들은 최근 성료된 주교 시노드를 비롯해 벌써 눈앞에 다가온 파나마 세계 청년대회의 주인공들이다. 교황은 정치의 과제란 젊은이들로 하여금 일자리를 찾고 가족을 이루며 미래를 건설할 수 있도록 가능성을 열어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성년자 성 학대를 반대해야 하는 교회의 책임 재강조

교황은 올해가 유엔 ‘아동의 권리에 관한 협약’ 채택 30주년이라고 떠올렸다.

“이러한 상황에서 저는 우리 시대의 재앙들 중 하나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불행히도 다수의 성직자들도 그 주인공입니다. 미성년자들에게 행해진 성 학대는 가장 비열하고 파렴치한 범죄 중 하나입니다. 그들은 무고한 사람에게 주어진 최상의 삶을 무자비하게 짓밟고 피해자들에게 회복 불가능한 평생의 상처를 남깁니다. 교황청과 전체 교회는 이러한 범죄와 (범죄 사실의) 은폐를 예방하고 싸우기 위해, 교회 관계자들이 연루돼 있는 사건의 진실을 확인하기 위해, 그리고 권력의 남용과 양심의 남용에 의해 가중되고 성 학대를 당했던 미성년자들을 위한 정의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전 세계 모든 주교회의 의장들과 교황과의 만남은 오는 2월 바티칸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이는 “교회 여정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여성들에 대한 신체적 학대와 정신적 학대에 반대할 것

교황은 연설을 통해 우리 사회에서 여성들에 대한 “폭력적인 태도가 증가하고 있다”며 여성들의 자리를 잊지 않았다. 지난 1988년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교황 교서 「여성의 존엄」(Mulieris Dignitatem)이 반포된 지도 벌써 30년이 지났다. 여기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다음과 같이 분명히 말했다.

“여성들에 대한 신체적이고 정신적인 학대로 인한 상처와 관련해, 상호 인정과 존중에 기초를 둔 올바르고 균형 잡힌 관계성의 형태를 재발견하는 게 시급합니다. 이러한 (올바른) 관계 안에서는 우리 모두 자신의 정체성을 진실되게 표현할 수 있는 반면, 차별 형태를 부추기는 태도는 여성의 존재를 변질시킬 위험을 초래합니다.”

미성년자 노동 착취와 차별에 대한 관심

교황은 노동이 적합하게 보호되지 않는다면, “현대판 노예 형태”가 되기 때문에 노동자들의 노동환경을 강조했다. 이어 100년 전에 설립된 국제노동기구(ILO)가 “갈수록 커지는 기술 발전이 일자리를 앗아가고 노동자들을 위한 경제적이고 사회적인 보장이 부족했던” 우리 시대의 도전에 직면해 계속 본보기가 되기를 기원했다. 하지만 “급여 가치의 점차적인 감소”와 “노동환경 내 여성들에 대한 차별이 지속되는” 것처럼, 미성년자 노동의 상처에도 대처해야 한다.

아프리카의 막강한 역동성

교황은 “더 이상 전쟁은 안 됩니다! 평화, 평화가 민족들의 운명과 전 인류의 운명을 이끌어야 합니다!”라는 성 바오로 6세 교황의 강력한 발언을 다시 한 번 떠올리면서, 지난해에 있었던 평화의 표징들을 강조했다. 곧, 외교관계 분쟁 20년 만에 복구된 에티오피아와 에리트레아 사이의 역사적인 협정에서부터, 남수단의 지도자들이 서명한 협정에 이르기까지다. 아프리카를 위한 희망의 표징이 보이지만, 극심한 긴장과 확산된 가난은 여전히 남아있다. 교황은 콩고 민주공화국이 화해할 수 있기를 기원하며 특별한 관심을 보였고, 이러한 의미에서 “선거 결과에 대한 존중이야말로 평화 유지를 위한 결정적인 요인”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나아가 말리, 니제르, 나이지리아에서 근본주의자들의 폭력 때문에 고통 받는 이들, 그리고 카메룬에서 일어나고 있는 내부 갈등 때문에 고통 받고 있는 이들과 함께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프리카는 “여러 가지 극적인 사태를 넘어서서” 고유 문화와 환대에 뿌리내린, “막강한 긍정적인 역동성”을 드러내고 있다며, 효과적인 연대의 모범이 피난민들을 받아들이기 위해 국경 개방으로 이어졌다고 교황은 강조했다. 아울러 수많은 국가에서 서로 다른 종교의 신자들 간 평화로운 공존이 자라나고 있고, 절대적인 가난과 싸우며 사회정의를 촉진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민주주의가 발전하는 모습도 높이 평가했다. 따라서 교황은 한층 시급한 사안인 인프라 발전, 젊은이들을 위한 비전 구축, 가장 약한 지역에 대한 보호 등을 국제 공동체에 촉구했다.

한반도, 베네수엘라,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교황은 한반도에서 긍정적인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며, 교황청이 현재 진행 중인 대화를 호의적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남북 공동의 영속적인 해결책이 도출되기를 희망했다. 베네수엘라와 관련해서는 “사랑하는 베네수엘라가 계속되는 정치, 사회, 경제적 위기에 해결책을 제시하고자 평화적이고 제도적인 길을 찾게 되기를 바란다”며 “모든 베네수엘라 국민들에게 희망과 평화의 지평”이 주어지길 바란다고 기원했다.

교황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대화를 재개하고 합의에 도달하기를 바라면서, 양국의 더불어 사는 삶(convivenza)과 평화의 성취를 기원했다. 이를 위해 전체 지역 안에서, 그리고 특히 이라크와 예멘에서 평화를 위해 “국제 공동체들의 결연한 책임”이 그 어느 때보다 소중하다고 말했다.

핵 무기에 대한 반대

성 바오로 6세 교황의 연설에 대해 프란치스코 교황이 떠올린 네 번째 측면은, “핵 무기의 존재 자체가 공포의 논리”이기에, 핵 무기 사용의 위협에 대한 확고한 단죄를 재강조하며 갈수록 막강한 도구에 의해 위협당하는 공동 운명에 대한 내용이었다.

“지난 10년 동안 많은 이들이 바랐고 일각에서 추구해왔던 비핵화가 이제 한층 더 정교하고 파괴적인 새로운 무기 개발에 자리를 내어주고 있음이 특별히 우려됩니다. 이 자리를 빌어, ‘만일 그 어떤 핵 무기 사용으로 인해 인류와 환경에 초래할 재앙을 생각한다면 생생한 불안감을 떨칠 수가 없다’고 거듭 강조하고 싶습니다.”

기후변화에 대한 책임

기후변화 사안과 관련해 교황은 최근 폴란드 카토비체에서 개최된 제24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4)에서 도달한 동의에 따라 “지구 온난화의 우려스러운 현상을 시급히 반대하는 데에 협력을 기울이도록 국가들 편에서 훨씬 더 확고한 책임을” 갖기를 기원했다. 아울러 훨씬 극적인 개발의 결과가 나타나고 있는 지역들 중에서 아마존 지역은 오는10월에 바티칸에서 개최될 주교 시노드의 중심에 있다. 아마존 주교 시노드는 주로 복음화 여정을 다루며, 그 중에서도 사회적 낙후와 관련된 환경 문제도 다룰 전망이다.

이탈리아는 연대를 활기차게 유지해야 합니다

교황의 연설은 이탈리아를 위한 기원으로 끝맺었다. 오는 2월 11일은 (지난 1929년 2월 11일) 라테라노 조약이 체결됨에 따라 바티칸 시국이 탄생된 지 90년을 맞이하는 날이다. 이 조약과 더불어 교회는 그리스도교가 꽃피우도록 기여했던 땅인 이탈리아의 영적∙물적 성장에 다시금 완전히 공헌할 수 있었다. “90주년을 맞아, 저는 전통에 충실한 가운데, 오랜 세월 눈의 띄게 가지고 있던 형제적 연대의 정신을 활발히 유지하도록, 이탈리아 국민에게 특별한 기도를 약속합니다.”

교황청의 외교 보고서에 관한 소식

로마에 상주하는 대사관저는 유럽연합과 몰타 기사단을 포함한 89개 공관이 있다. (기타 상주 기구로는) 아랍연맹, 유엔난민기구(UNHCR), 국제이주기구(IOM)가 있다.

교황은 연설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공립학교에서 (실시하는) 가톨릭 종교 수업에 관해 2018년 6월 26일 교황청과 산마리노공화국 간에 서명한 합의는 몇 달 뒤인 10월 1일에 승인됐습니다. 2018년 8월 23일에는 베냉 가톨릭 교회의 정관에 관해 교황청과 베냉 공화국 간 합의문이 승인됐습니다. 2018년 9월 22일에는 중국 내 주교 임명에 관한 교황청과 중국 간 잠정 합의문에 서명이 있었습니다. 2018년 7월 16일에 교황청은 아시아와 태평양 지역에서 고등학교 교사 자격 인정에 관한 유네스코의 지부 협약의 승인 중재를 맡겼습니다. 2018년 3월 21일에는 유럽의회 문화과정(Itinerari Culturali del Consiglio d’Europa)에 관해 확장된 부분의 합의가 있었습니다. 2018년 11월 30일에는 바티칸 시국이 단일유로결제지역(SEPA)으로 인정됐습니다.”

07 1월 2019, 10: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