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프란치스코 교황 

“그리스도인의 삶은 마리아께 자신을 맡기며 주님을 섬기는 것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월 20일 연중 제2주일 삼종기도를 통해, 마리아가 우리에게 가르치신 것처럼 “모든 교회”는 주님의 말씀을 듣고 실천에 옮겨야 한다고 권고했다.

번역 이창욱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안녕하세요!

지난 주일 우리는 ‘주님 세례 축일’과 함께, 소위 “연중” 전례시기의 여정을 시작했습니다. 이 연중시기 동안 우리는 예수님의 공생활을 따르고, 성부께서 예수님을 이 세상에 파견하셨던 사명을 따릅니다. 오늘 복음(요한 2,1-11 참조)에서 우리는 예수님의 기적에 대한 첫 번째 이야기를 듣습니다. 이 경이로운 표징들의 첫 번째 표징은 갈릴래아 카나의 마을의 혼인잔치에서 이뤄졌습니다. 예수님의 공생활 시작에 혼인잔치가 위치하고 있는 것은 우연한 일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그분을 통해 하느님께서 인류와 혼인하셨기 때문입니다. 비록 그 식탁에 하느님의 아드님이 앉아계시고 그분이야말로 참된 신랑이심을 그분을 초대한 이들이 알지는 못했더라도, 이것은 기쁜 소식입니다.  사실 카나 표징의 모든 신비는 당신 자신을 드러내기 시작하신, 이 신적인 신랑, 예수님의 현존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예언자들에 의해 선포되신, 하느님 백성의 신랑으로 (당신 자신을) 드러내시고, 우리를 그분과 하나가 되게 해주는 심오한 관계를 계시해주십니다. 곧 새로운 사랑의 계약입니다.

계약의 맥락에서, 이 기적의 중심에 있는 포도주의 상징적인 의미가 충분히 이해됩니다. 혼인잔치가 절정에 다다랐을 때, 포도주가 떨어졌습니다. 성모님은 이를 알아차리시고 예수님에게 말했습니다. “포도주가 없구나”(요한 2,3). (술 대신) 물로 잔치를 계속하는 것은 좋은 모양새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 사람들에게 있어서 그것은 형편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성모님은 어머니셨기 때문에, 이 사실을 알아차리시는 즉시 예수님께로 가셨습니다. 성경은, 특히 예언서는, 포도주가 메시아적 혼인잔치의 전형적인 요소라고 말했습니다(아모 9,13-14; 요엘 2,24; 이사 25,6 참조). 물은 생존을 위해서는 필요하지만, 포도주는 혼인잔치의 풍요로움과 잔치의 기쁨을 표현합니다. 포도주 없는 축제(가 상상이 되십니까)? 잘 모르겠습니다. (...) 예수님께서는 (당시 관습이었던) “유다인들의 정결례에”(요한 2,6) 사용되는 물독의 물을 포도주로 변화시키시며, 효과적인 표징을 완성하십니다. 모세의 율법을 기쁨의 전달자인 복음으로 변화시키신 것입니다.

더 나아가 마리아를 바라봅시다. 마리아께서 일꾼들에게 하신 말씀은 카나 혼인잔치의 화폭을 완성시킵니다. “무엇이든지 그가 시키는 대로 하여라”(요한 2,5). 오늘도 성모님께서는 우리 모두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무엇이든지 그가 시키는 대로 하여라.” 이 말씀은 우리 어머니께서 우리에게 남겨주신 귀중한 유산입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카나에서 일꾼들은 순종했습니다. “예수님께서 일꾼들에게 ‘물독에 물을 채워라.’ 하고 말씀하셨다. 그들이 물독마다 가득 채우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다시, ‘이제는 그것을 퍼서 과방장에게 날라다 주어라.’ 하셨다. 그들은 곧 그것을 날라 갔다”(요한 2,7-8). 이 혼인잔치에서, 새로운 계약이 참으로 체결됐으며, 주님의 일꾼들에게, 다시 말해 모든 교회에게 새로운 사명이 맡겨졌습니다. 곧, “무엇이든지 그가 시키는 대로 하여라.” 주님을 섬긴다는 것은 그분의 말씀을 듣고 실천에 옮기는 것입니다. 이것이 예수님의 어머니의 본질적이고 소박한 권고이고, 그리스도인의 삶의 계획입니다.

저는 우리 중 많은 이들이 삶에서 겪었던 체험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우리가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우리가 어떻게 풀어야 할지 알지 못하는 문제들이 닥쳐올 때, 우리가 많은 경우 근심과 불안을 느낄 때, 우리에게 기쁨이 부족할 때, 성모님께 가서 이렇게 말씀 드려야 합니다. “저희는 포도주가 없습니다. 포도주가 떨어졌습니다. 제가 어떤지 보십시오. 제 마음을 보시고, 제 영혼을 보십시오.” (그렇게) 어머니께 말씀 드리십시오. 그러면 그분께서는 예수님께 가서 이렇게 말씀드릴 것입니다. “이 사람을 보세요. 저 여자를 보세요. 포도주가 없군요.” 그러신 다음 우리에게 다시 돌아와 이렇게 말씀하실 겁니다. “무엇이든지 그가 시키는 대로 하여라.”

우리 각자에게, 물독에서 물을 긷는 것이란 우리의 삶 안에서 하느님의 은총을 체험하기 위해 말씀과 성사에 자신을 맡기는 것과 같습니다. 그래서 우리 또한, 포도주가 된 물을 맛보았던 과방장처럼, 이렇게 소리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좋은 포도주를 남겨 두셨군요”(요한 2,10). 예수님께서는 항상 우리를 깜짝 놀라게 하십니다. 성자께 말씀 드리도록 어머니께 말씀 드립시다. 그러면 그분께서 우리를 놀라게 해주실 것입니다.

그분의 살아계신 현존의 표징을 매일의 삶에서 깨달으며, 예수님께 우리 자신을 완전히 개방할 수 있게끔, 거룩하신 동정녀께서 “무엇이든지 그가 시키는 대로 하여라”는 초대를 따르도록 우리를 도와주시길 바랍니다.

20 1월 2019, 13: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