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교회는 ‘멋진’ 것이 아니라 ‘사랑’입니다”
Seán-Patrick Lovett / 번역 김단희
환영 행사는 새벽부터 시작됐다. 파나마 운하 위로 태양이 떠오르자 세계청년대회(이하 WYD) 순례자들은 화려한 깃발을 흔들고 노래하며, 활기차게 행진에 나설 준비를 마쳤다. 순례자들은 신타 코스테라(Cinta Costera)라는 이름의 2.5킬로미터 해안 순환도로를 행진한다. 이 길은 한쪽으로는 태평양을, 다른 한쪽으로는 파나마의 수도 파나마시티의 스카이라인을 면하고 있다.
위치
이곳은 경관이 아름답고, 접근이 용이하며, 규모가 적당해 프란치스코 교황 환영 행사와 제34차 WYD 개막식을 열기에 완벽한 장소다. 이날 온종일 순례자들은 음악과 노래와 춤을 즐기며 활기찬 시간을 보냈다. 교황을 태운 백색 차량이 군중 사이를 지나 행사장에 도착할 무렵, 대회 참가자들은 모두 행진을 위한 워밍업을 마치고 출발 태세를 갖췄다.
행사 일정
교황은 차분하고 편안한 모습이었다. 교황은 WYD 대표단 5인과 뜨거운 악수를 나누고, 지역에서 제작한 교황 영대를 선물로 받았으며, WYD 주제가 다문화 공연을 관람하고, 다양한 언어로 제공된 WYD 수호성인(성 오스카 로메로 대주교, 성 마르틴 포레스, 리마의 성녀 로사, 성 요한 보스코, 성 후안 디에고,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소개를 경청했다.
교황 연설
이어 젊은이들이 교황의 말에 집중할 차례가 됐다. 교황은 “베드로 사도와 교회는 여러분과 함께 걷는다”는 말로 연설을 시작했다. “여러분은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우리에게 더 큰 행복과 여유를 가져다 주는 그 신선한 에너지와 분주함과 함께 앞으로 나아가십시오. 우리는 화려한 청년축제를 통해 더 ‘재미있고’ 더 ‘멋진’ 교회를 만들고자 여기 모인 것이 아닙니다.”
아울러 교황은 이번 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여러 순례자들이 감수해야만 했던 어려움들을 이해한다면서, 그러나 “제자란 특정 장소에 도착하기만 한 사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단호히 길을 나서고, 위험을 두려워하지 않고 계속 앞으로 걸어 나아가는 사람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교황은 “계속 걸어나가는 것”이야 말로 “큰 즐거움”이라고 단언했다.
예수라는 이름의 꿈
환영 행사 자리에 모인 수천 명의 젊은이들은 교황의 연설에 박수와 환호로 답했다. 교황은 “만남의 문화는 우리로 하여금 공동의 꿈을 보존하도록 초대하는 부르심”이라고 강조하고 “이 꿈은 모두를 위한 꿈이며, 예수님이라는 이름의 꿈”이라고 설명했다. 교황은 이 생각에 영감을 준 엘살바도르의 순교자 성 오스카 로메로 대주교의 강론 내용을 인용했다. “그리스도교는 우리가 믿어야 할 진리, 따라야 할 규범, 혹은 금지 조항들의 집합체가 아닙니다. 그리스도교는 예수님께서 목숨을 바쳐 지키신 그 꿈을 추구한다는 의미이며, 그분께서 우리를 사랑하신 것처럼 (이웃을) 사랑한다는 의미입니다.”
의미 있는 사랑
교황은 마지막으로 사랑의 정의에 대한 묵상을 나눴다. “압도하거나 억압하지 않고, 외면하거나 침묵하지 않으며, 모욕하거나 으스대지 않는 사랑입니다.” 교황은 주님의 사랑이 “일상적이고, 신중하고, 정중한 사랑이며, 자유롭고 또 자유롭게 하는 사랑이며, 치유하고 높이 들어올리는 사랑”이라고 설명했다. 교황은 또한 주님의 사랑이 “봉사하기 위해 뻗은 조용한 사랑의 손길이며, 스스로에게 이목을 집중시키지 않는 헌신”이라면서 이야말로 “의미 있는 사랑”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교황과 젊은이들은 다음의 문장을 함께 외치면서 제34차 파나마 WYD 첫 만남의 순간을 마무리했다. “주님, 주님께서 저희를 사랑하신 것처럼 저희도 주님을 사랑할 수 있도록 가르쳐 주십시오.”
완벽한 하루를 정리하는 데 이보다 더 완벽한 기도가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