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프란치스코 교황 

“우리의 마음이 하느님 안에 있다면 기쁨이 넘칩니다”

“기쁨으로 소리쳐라, 기뻐하여라, 즐거워하여라.” 이는 12월 16일 대림 제3 주일의 전례에서 주어진 초대의 말씀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삼종기도를 통해 하느님과 우리 가운데 계신 그분의 현존이야말로 참된 기쁨과 평화의 샘이라는 것을 모든 신자들에게 강조했다.

번역 이창욱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안녕하세요!

이번 대림 제3주일 말씀의 전례는 우리를 기쁨으로 초대합니다. 잘 들으십시오. 바로 기쁨에 대한 초대입니다. 스바니야 예언자는 소수의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이런 말을 전합니다. “딸 시온아, 환성을 올려라. 이스라엘아, 크게 소리쳐라. 딸 예루살렘아, 마음껏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스바 3,14). ‘기쁨으로 소리쳐라, 기뻐하여라, 즐거워하여라.’ 이것이 바로 이번 주일의 초대 말씀입니다. 주님께서 내리신 판결을 거두셨기 때문에(스바 3,15 참조) 거룩한 도시의 주민들은 기뻐하라는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하느님께서 용서하셨고, 처벌을 원하지 않으셨습니다! 그 결과 백성들은 더 이상 슬퍼할 이유가 없고, 낙심할 이유도 없습니다. 모든 것이 (그분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항상 구원하고 속량하기를 원하시는 하느님을 향해 기쁨에 넘친 감사를 드리도록 이끕니다. 당신 백성에 대한 주님의 사랑은 끊임이 없으며, (이는) 자녀들에 대한 아버지의 애틋한 사랑, 신부에 대한 신랑의 사랑에 견줄 만합니다. 이 사랑을 스바니야 예언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그분께서 너를 두고 기뻐하며 즐거워하신다. 당신 사랑으로 너를 새롭게 해 주시고 너 때문에 환성을 올리며 기뻐하시리라”(스바 3,17). 이러한 까닭에 성탄을 맞이하기 전, 이 대림 제3주일을 기쁨의 주일이라고 부릅니다.

예언자의 이러한 호소는 우리가 성탄을 준비하고 있는 시기에 특별히 적절합니다. 왜냐하면 임마누엘, 곧 우리와 함께 계신 하느님이신 예수님에게 (이 호소가) 적용되기 때문입니다. 그분의 현존은 기쁨의 샘입니다. 사실 스바니야 예언자는 이렇게 선포합니다. “이스라엘 임금 주님께서 네 한가운데에 계신다”(스바 3,15). 그리고 이어서 되풀이해서 말합니다. “주 너의 하느님, 승리의 용사께서 네 한가운데에 계시다”(스바 3,17). 이 메시지는 루카 복음사가가 들려준, 곧 천사가 마리아에게 (예수님의) 잉태를 예고했던 순간에 그 완전한 의미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동정녀에게 천사 가브리엘이 했던 말은 (스바니야) 예언자의 말을 메아리처럼 반영합니다. 대천사 가브리엘이 뭐라고 말했습니까?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루카 1,28). “기뻐하여라”고 성모님께 말했습니다. 갈릴래아의 외딴 마을에서,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한 젊은 여인의 마음 안에, 하느님께서는 세상 전체를 위한 행복의 불꽃을 켜셨습니다. 그리고 오늘 (복음이) 살(肉)이 되고, 구체적인 삶이 되도록, 복음을 받아들이라고 부르심 받은 교회를 향해, 똑같은 선포가 주어집니다. 교회를 향해, 우리 모두에게 말합니다. “기뻐하여라, 작은 그리스도교 공동체여, 너는 비록 가난하고 겸손하지만, 너는 내 왕국을 열렬히 열망하고, 정의에 굶주리고 목말라 하며, 인내를 가지고 평화의 실을 짜고, 권력을 좇지 않으며, 가난한 자들 곁에 충실히 머물러 있기 때문에, 내 눈에는 아름다운 공동체다. 이와 같이 너는 아무 것도 두려워하지 말고 기쁨 안에 네 마음을 두어야 한다.” 만일 우리가 주님 앞에서 이처럼 살아간다면, 우리의 마음은 항상 기쁨 안에 있을 것입니다. “아주 높은 수준의” 기쁨이 있을 때, 그 기쁨은 넘칠 것이고, 매일 겸손한 기쁨, 다시 말해 평화가 있을 것입니다. 평화는 가장 작은 기쁨이지만, (마찬가지로) 기쁨입니다.

오늘 바오로 성인도 아무것도 걱정하지 말고 절대 절망하지 말라고 우리에게 권고하십니다. 또한 어떠한 경우에든 “기도하고 간구하며”(필리 4,6) 우리의 소원, 우리의 필요, 우리의 걱정을 하느님께 아뢰라고 말씀하십니다. 어려움 중에 우리는 항상 주님께 청할 수 있고, 그분께서는 결코 우리의 기도를 내치지 않을 것이라는 의식이 (우리) 기쁨의 큰 동기입니다. 그 어떤 걱정이나, 그 어떤 두려움도 우리에게서 마음의 평정을 없애지 못할 것입니다. 평온함(serenità)은 인간적인 것들, 혹은 인간적인 위안에서 오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 것이 아닙니다. 평온함은 하느님으로부터 오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의 삶을 사랑스럽게 인도하시고 항상 그렇게 하신다는 것을 아는 데서부터 오는 것입니다. 많은 문제들과 고통 한가운데서도 이러한 확신은 희망과 용기를 키워줍니다.

그렇지만 기쁨으로의 주님의 초대를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토론할 준비를 갖춘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이 말은 무엇을 의미합니까? 세례자 요한의 설교를 들은 다음, 그에게 다음과 같이 물었던 사람들처럼 되라는 것입니다. 당신께서 그렇게 말씀하시는데, “그러면 저희가 어떻게 해야 합니까?”(루카 3,10)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이 질문은 이 대림시기 동안 완수하라고 우리가 부르심 받았던 회개를 위한 첫 걸음입니다. 우리 각자는 이렇게 자문해야 합니다.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비록 작은 일이지만,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우리의 어머니이신 동정 마리아께서, 오시는 하느님께 우리의 마음을 열도록 도와주시어, 그분께서 우리의 삶 전체에 기쁨이 넘쳐흐르게 해주시길 전구합시다.

16 12월 2018, 1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