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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단순히 이익 때문에 사랑할 수는 없습니다”

이번 일반알현 교리 교육의 주제는 십계명의 여섯 번째 계명인 “간음하지 마라”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사람들과의 관계 안에서의, 혼인 생활 안에서의 충실성에 대한 중요성과 (혼인에 대한) 적절한 준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번역 김호열 신부

십계명에 관한 교리  “간음하지 마라”

“단순히 이익 때문에 사랑할 수는 없습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안녕하세요!

십계명에 관한 우리의 교리 교육 여정은 (인간의) 정서적, 성적 차원에 관한 여섯 번째 말씀인 “간음하지 마라”에 이르렀습니다.

즉각적으로 주의를 요하는 것은 바로 충실함(fedeltà)입니다. 실제로, 충실함과 정직함 없이는 진정한 인간 관계란 없습니다.

단지 “이익이 되기” 때문에 사랑할 수는 없습니다. 사랑은 모든 것을 아낌없이 내어줄 때, 자신의 이익의 문턱 너머에서 드러납니다. 이에 대해 「가톨릭 교회 교리서」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사랑은 본래 결정적인 것이어야 한다. 사랑은 ‘다른 새 결합을 내릴 때까지만’이라는 한정적인 것일 수는 없다”(1664항). 충실함은 자유롭고 성숙하며 책임 있는 인간 관계의 특징입니다. 한 친구가 참되다는 것은 그가 그 어떤 경우에도 신의를 지키기 때문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그는 친구가 아닐 것입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참된 사랑을 보여주시며, 하느님 아버지의 끝없는 사랑을 사시는 분이십니다. 그러한 이유 때문에 그리스도께서는 우리가 실수할 때 조차도 우리를 받아 주시고, 우리가 자격이 없을 때에도 항상 우리의 선을 원하시는, 충실한 친구이십니다.

인간은 조건없이 사랑 받아야 합니다. 이러한 환대를 받지 못한 사람은, 종종 이 사실을 모른 채, 자신 안에 하나의 불완전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인간의 마음은, 사랑이 단지 막연한 맛만 가지고 있다는 타협과 우유부단함을 받아들이면서, 이 공허함을 다른 것들로 채우려고 합니다. 위험은, 많은 경우에 단지 반사되는 어떤 것 안에서 삶의 빛을 찾을 수 있다는 착각을 가지고, 미숙하고 미성숙한 관계를 “사랑”이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따라서, 예를 들자면, 육체적인 매력은 그 자체로 하느님의 선물이며 다른 사람과의 진실하고 충실한 관계를 위한 길을 준비하는데 목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과대평가하는 일이 생깁니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께서 말씀하셨듯이, 인간은 “자기 마음의 충동들을 식별함이 맺는 단계적 열매인”, “충만하고 성숙한 인간 관계의 자발성을 향하도록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모든 사람이 “인내력과 일관성을 가지고 몸의 의미가 무엇인가를 배워야 하는” 순간부터 얻을 수 있는 그 무엇입니다(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일반알현 교리교육, 1980.11.12.).

그러므로, 혼인 생활로의 부르심은 관계의 질에 대한 신중한 식별과 그것을 확인하기 위한 약혼 기간을 필요로 합니다. 혼인 성사를 하기 위해 약혼자들은 그들의 관계 안에, 그들을 이끄시고 동행하시며 “그리스도의 은총으로 항상 당신에게 충실할 것을 약속합니다”라고 말할 수 있게 하는, 하느님의 손이 있다는 확신을 성숙시켜야 합니다. 그들은 “기쁨과 고통, 건강과 질병 중에” 그리고 삶의 매 순간 단순히 “잘 돌아 가고 있다”는 선의나 희망에 기초하여, 사랑하고 존경하는 것에만 충실성을 약속할 수 없습니다. 그들은 하느님의 충실한 사랑의 견고한 기반 위에 서있어야 합니다. 그러한 이유 때문에, 혼인 성사를 받기 전에는 신중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저는 그 준비를 ‘예비자 기간’과 같은 것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전체 삶이 사랑 안에서 영향을 받기 때문이며, 사랑은 농담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본당에서 행하는 서너 번의 강의가 “혼인 준비’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그것은 준비가 아닙니다. 그것은 가짜 준비입니다. 그런 식으로 하는 사람의 책임은 그렇게 하도록 허락하는 주임 신부나 주교의 몫입니다. 준비는 잘되어 있어야 합니다. 충분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혼인은) 형식적인 행동이 아닙니다. 성사입니다. 진정한 ‘예비 기간’ 동안 준비해야 합니다.

사실, 충실성은 존재의 방법이며, 삶의 방식입니다. 정직함과 함께 행하고, 진실되게 말하며, 자기 자신의 생각과 행동들의 진리에 충실하게 남아 있는 것입니다. 충실함으로 짜인 삶은 모든 차원에서 표현되며, 모든 상황 안에서 충실하고 믿을 만한 남자와 여자가 되게 합니다.

그러나 그처럼 아름다운 삶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우리 인간의 본성 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하느님의 충실함이 우리 존재 안에 들어와서 우리를 전염시켜야 합니다. 십계명의 이 여섯 번째 말씀은 우리의 시선을 그리스도께 돌리도록 우리를 부르며, 그리스도의 충실함으로 우리에게서 불륜의 마음을 없앨 수 있으며, 우리에게 충실한 마음을 줄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 안에, 오직 그분 안에서만 아낌없고 변함없는 사랑이 있으며, 아무런 이유 없는 완전한 봉헌과 끝까지 받아 들여지는 견고함이 있습니다.

그리스도의 죽으심과 부활로부터 우리의 충실함이 나옵니다. 그분의 무조건적인 사랑으로부터 관계의 지속성이 나옵니다. 그분과의 친교로부터, 성부와 성령과의 친교로부터 우리 사이의 친교가 나오며, 충실성 안에서 우리 사이의 유대를 살 수 있는 능력이 생깁니다.

24 10월 2018, 13: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