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와 만나는 프란치스코 교황 노동자와 만나는 프란치스코 교황 

교황, 이탈리아 경제일간지 「일 솔레 24 오레」 인터뷰

프란치스코 교황은 경제, 환경, 이주자, 유럽, 평화 등 다양한 사안에 대해 이탈리아 경제일간지 「일 솔레 24 오레」와 광범위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일 솔레 24 오레(Il Sole 24 Ore)」와의 인터뷰는 공동선에 초점을 맞춰 주로 사회경제적 사안들 위주로 진행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개별적 노력의 중요성을 간과하지 않으면서도 사회 구성원 전체의 성장을 통해서만 공동체가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사회 생활은 개인들의 총합으로 구성되는 게 아니라 사회 구성원 전체의 성장으로 이뤄진다”고 강조했다.

공동체의 진정한 성장

교황은 우리가 “모두의 협력을 받아들일 여유를 조성할 때” 공동체 내에 진정한 성장이 이루어진다고 말했다. 아울러 진정한 성장이란 “친절과 자비를 통해 지속되는 관계들”의 결과이지 “배제와 낭비”로 이어질 수 있는 성공에 대한 배타적 치중의 결과가 아니라고 덧붙였다.

교황은 여기서 자신이 말하는 낭비의 의미를 명확히 했다. “낭비란 단순히 착취적∙억압적 행위로 인식되는 현상이 아니라 전혀 새로운 현상을 의미합니다. 배제하는 행위란 단순히 사람들에게서 권력이나 부를 박탈하는 게 아니라 그들을 사회에서 거부하고 내쫓고 몰아내는 걸 말합니다.”

인간 친화적 윤리

이런 까닭에 교황은 우리에게 “회개를 위한 강력한 자극”이 되는 “인간 친화적 윤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인간 친화적 윤리”는 영리기업과 비영리기업 간에 벌어진 간극에 다리를 놓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교황은 모든 경제활동의 이면에는 사람이 있다고 설명하면서 우리가 경제에 대해 생각할 때는 그 중심에 반드시 사람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간에게 존엄을 부여하는 건 노동을 통해서지 돈이 아닙니다.” 교황은 돈과 이윤에 집중하는 태도가 “더 이상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경제체제로 인한 결과라고 말했다.

인간 중심

교황은 이러한 경제체제가 돈을 우상화시켰다면서 “그러나 사람과 가정을 중심에 두는 시스템으로 이 상황에 맞설 수 있다”고 말했다. 교황은 이윤에 배타적으로 집중하기보다 공동체 전체를 위한 선, 곧 공공선에 대한 혁신적 집중이 궁극적으로 기업에 더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교황은 전체적으로 건강한 경제란 “’무엇이 생산됐는가’라는 의미에서 결코 단절되는 것이 아니”라며 “경제적 활동은 언제나 윤리적 실제”라고 말했다. 또한 자유무역체제가 그 자체로 공정성을 보장하기에 충분치 못하다고 말한 레오 13세 교황의 가르침을 상기시키면서 레오 13세 교황이 개별 계약에 대해 설명한 이 말이 국제무역에도 적용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복자 바오로 6세 교황의 말을 인용해 “자유무역은 그것이 사회정의의 요구에 부합할 때만 공정하다고 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노동과 인간 존엄

많은 사람들이 노동을 부담이자 “견디기 힘든 일상(의 반복)”이라고 느끼는 점에 대한 질문에 교황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업이 있는 편이 노동하지 않는 것보다 낫다는 점을 모두가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황은 노동이 “유익하다”면서 “인간존엄, 그리고 자기자신과 타인에 대해 책임을 지는 역량과 관계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노동의 “위대한 영적 의미”에 대해 “우리가 그것을 존중하고 돌봄으로써 창조(활동)에 연속성을 부여한다”고 설명했다.

환경

교황은 인터뷰를 통해 다른 여러 가지 사안들에 대해서도 말했다. 교황은 기업들이 “공동선을 이룩하는 일”에 더욱 관심을 기울여 달라고 요청하면서, 대부분의 기업들이 전문적∙기술적 훈련을 제공하듯이 가치와 관련해서도 그와 같이 하기를 제안했다. 아울러 교황은 “우리가 우리 공동의 집이라고 부르는 지구”가 현재 새로운 행성 개발을 계획해야 할 정도로 “한계에 다다랐다”고 말했다. “인류는 이제 더 이상 지구의 관리자가 아닙니다. 폭군이며 착취자입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환경에 대해 말할 때 인류에 대해 말하는 것과 같은 이유다. 교황은 “환경 파괴와 인간의 몰락은 함께 간다”면서 “생태의식은 조화로운 미래를 건설하고 완전한 성장을 촉진하며 불평등을 줄이는 새로운 형태의 생활방식을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회칙 「찬미받으소서」(Laudato sì)를 인용해 미래 세대를 위한 자원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재생 불가능한 자원의 사용을 제한하고 소비를 조절하며 재사용하고 재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민자들

교황은 이민자들에 의해 제기되는 어려움, 특별히 부유한 국가의 국민들이 겪게 될 어려움을 잘 인식하고 있었다. “그러나 다양성과 연대성에 대한 수용, 그리고 인류가 한 가족이라는 인식 없이는 인류에게 평화로운 미래란 있을 수 없습니다.” ‘희망’이야말로 고향을 떠나온 사람들과 그들을 맞이하는 사람들을 하나로 일치시킨다. 교황은 “희망을 나누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격려하면서 희망이 우리로 하여금 “삶의 여정을 함께하도록” 인도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이제 셈하는 것을 멈추고 사람에 대해 말하기 시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럽

교황은 “유럽에는 희망과 미래가 필요하다”면서 “우리(유럽)는 희망의 증거가 되는 것을 결코 멈추지 않으며 현재에 대한 집착에 사로잡혀 우리 자신을 소모시키지 않으면서 우리의 지평을 넓힌다”고 말했다. 교황은 이민 관련 현안으로 되돌아와, 이민자들이 지역사회로의 통합에 성공하고 두려움과 걱정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도착지 국가의 문화와 법률을 존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저는 (여러 나라) 정부들의 신중함에 이 책임을 위임하고, 도움을 청하는 수많은 우리의 형제자매들에게 품위 있는 환대를 베풀어줄 수 있는 공동의 방법을 찾을 수 있기를 촉구합니다.”

평화

교황은 올해 세계 평화의 날 담화문 중 “환대하기, 보호하기, 증진하기, 통합하기’ 등 ‘행동을 위한 네 가지 이정표’”를 언급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교황은 “평화 구축을 진전시킬 모든 기회를 붙잡기 위해서는” 우리의 계획과 제안들이 언제나 “연민, 비전, 용기”에서 영감 받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것이 “국제정치에 필연적인 현실주의가 무관심과 무관심의 세계화에 패배하지 않도록” 보장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07 9월 2018, 1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