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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인은 위선자가 될 수 없습니다”

8월 12일 연중 제19주일의 삼종기도는 특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탈리아 주교회의 의장 괄티에로 바세티 추기경이 집전한 미사 이후 오는 2019년 파나마 세계청년대회로 가져갈 로레토의 성모상과 성 다미아노의 십자가상을 축복하는 한편 (선교 사명이 담긴) 위임장을 젊은이들에게 전달했다.

친애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그리고 사랑하는 이탈리아의 젊은이 여러분,

안녕하세요!

오늘 제2독서에서 성 바오로는 다음과 같이 우리에게 절실하게 호소합니다. “하느님의 성령을 슬프게 하지 마십시오. 여러분은 속량의 날을 위하여 성령의 인장을 받았습니다”(에페 4,30).

그렇지만 저는 이렇게 묻고 싶습니다. 성령께서 어떻게 슬퍼하십니까? 우리 모두는 세례성사와 견진성사를 통해 성령을 받았습니다. 그러므로 성령을 슬프게 하지 않기 위해서는 견진성사 때 갱신했던, 세례성사의 약속과 일관된 방식으로 살아가야 합니다. 위선이 아니라, 일관된 방식으로 살아가야 합니다. 이 사실을 잊지 마십시오. 그리스도인은 위선자가 될 수 없습니다. 일관된 방식으로 살아야 합니다. 세례성사의 약속에는 두 가지 측면이 있습니다. 악행을 끊고 선행을 실천하는 겁니다.

악행을 끊는다는 것은 유혹, 죄, 사탄에게 “아니오”라고 말하는 것을 뜻합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죽음의 문화에 “아니오”라고 말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죽음의 문화란 거짓말과 속임수, 불의와 타인에 대한 혐오 등으로 표현되는 가짜 행복을 추구하며 현실에서 달아나는 것입니다. 이 모든 것에 대해서 “아니오”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세례성사 안에서 우리에게 주어진 새로운 삶, 샘물 같은 성령이 지니고 있는 새로운 생명은 분열과 불화의 감정으로 지배되는 행동을 거부합니다. 이 때문에 사도 바오로는 마음으로부터 “모든 원한과 격분과 분노와 폭언과 중상을 온갖 악의와 함께”(에페 4,31) 내버리라고 권고합니다. 사도 바오로가 말한 것이 바로 이것입니다. 이 여섯 가지 요소 혹은 여섯 가지 악습(원한, 격분, 분노, 폭언, 중상, 악의)이 성령의 기쁨을 방해하고 (우리의) 마음을 오염시키며 하느님과 이웃을 거슬러 저주하게 만듭니다.

그러나 좋은 그리스도인이 되기 위해서는 악을 행하지 않는 것만으로 충분치 않습니다. 선을 지지하고 선행을 실천해야 합니다. 그래서 성 바오로는 이렇게 말합니다. “서로 너그럽고 자비롭게 대하고, 하느님께서 그리스도 안에서 여러분을 용서하신 것처럼 여러분도 서로 용서하십시오”(에페 4,32). “저는 아무에게도 악한 일을 하지 않습니다”라고 사람들이 말하는 것을 자주 듣습니다. 그러면서 그들은 스스로를 거룩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습니다. 그렇지만 선을 행하십니까? 수많은 사람들이 악을 행하지는 않지만, 선을 행하지도 않고 있습니다. 그들의 삶은 무관심, 냉담, 미지근함 속으로 흘러갑니다. 이러한 태도는 복음을 거스르는 것이고 젊은이들의 심성을 거스르는 것이기도 합니다. 여러분은 본성적으로 역동적이고 열정적이며 용기가 있습니다. 이것을 기억하십시오. 혹시나 여러분께서 그것을 기억하신다면, 우리 다 함께 말해봅시다. “악을 행하지 않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선을 행하지 않는 것은 악한 일이다(E’ buono non fare il male, ma è male non fare il bene).” 이는 알베르토 우르타도 성인께서 하신 말씀입니다.

오늘 저는 여러분에게 선행의 주인공들이 되라고 권고합니다! 선행의 주인공들 말입니다. 여러분께서는 악을 행하지 않는 것으로 만족하지 마십시오. 실천할 수 있었음에도 실천하지 않았던 선행에 대해 모든 사람은 책임이 있습니다. 미워하지 않는 것으로는 충분치 않습니다. 용서해야 합니다. 원한을 가지지 않는 것으로는 충분치 않습니다. 원수를 위해 기도해야 합니다. 분열의 원인이 되지 않는 것으로는 충분치 않습니다. 평화가 없는 곳에 평화를 전해야 합니다. 다른 이들을 험담하지 않는 것으로는 충분치 않습니다. 누군가가 험담의 대상이 되는 이야기를 들을 때 중단시켜야 합니다. 험담을 멈춰야 합니다. 이것이 선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만일 우리가 악을 거스르지 않는다면 암묵적으로 악을 키우는 것입니다. 악이 퍼져나가는 곳에 개입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악은 용감한 그리스도인이 없는 곳에서 퍼지기 때문입니다. 용감한 그리스도인들은 성 바오로의 권고에 따라 “사랑 안에서 살아가면서(camminando nella carità)”(에페 5,2 참조) 선행을 통해 악을 거스릅니다.

친애하는 젊은이 여러분, 이 며칠 동안 여러분은 많이 걸으셨습니다! 이제 여러분은 훈련이 됐습니다. 따라서 저는 여러분에게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사랑 안에서 걸어가십시오, 사랑 안에서 걸어가십시오(camminate nella carità, camminate nell’amore)!” 또한 다가오는 세계주교대의원회의(주교 시노드)를 향해 함께 걸어갑시다. 우리 각자가, 매일 행동을 통해 악에는 “아니오” 선에는 “네”라고 말할 수 있도록, 동정 마리아께서 당신 모성적 전구를 통해 우리를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12 8월 2018, 1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