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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가정의 축제…“완벽한 가정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용서가 필요합니다”

“여러분은 세상과 교회의 희망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제9차 세계가정대회를 위해 더블린 크로크 파크 축구 경기장에 모인 수많은 가정들 앞에서 이같이 말했다. 용서가 없다면 가정은 점차 무너지게 되므로 서로 용서해야 하고 증오의 치료제가 돼야 하며, 하느님 사랑의 기쁨을 비추고 평화를 전해야 한다. 이것이 교황 연설의 요점이다.

더블린에서 전 세계 114여 개국에서 온 가정들의 축제가 무르익었다. 대회 조직위원회의 집계에 따르면 약 7만5000명이 큰 기쁨으로 교황을 맞았다. 크로크 파크 축구 경기장은 정말로 축제 그 자체였다. 성가, 춤, 안드레아 보첼리(Andrea Bocelli)의 노래가 참가자들의 마음을 뜨겁게 달구는 동안 만국기가 바람에 휘날렸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연설에 앞서 일부 참가 가정들의 증언이 영상 화면을 통해 현장을 풍요롭게 장식했다. 아울러 이번 축제 동안 교황의 연설은 기쁨과 격려의 말이었다. 신자들의 박수로 여러 차례 중단됐지만 교황의 연설은 “가정의 복음, 세상의 기쁨”이라는 제9차 세계가정대회의 주제에서 시작해 오늘날 세상 안에서 (완수돼야 할) 가정의 사명에 집중됐다.

“복음에 대한 여러분의 증언을 통하여, 여러분은 하느님의 꿈을 실현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일치 안에서 성장하고 하나의 큰 가족으로서 평화 속에 살아가는 것이 세상 전체를 위해 무엇을 의미하는지 배우도록, 여러분은 모든 하느님의 자녀들을 다시 화해시키는 데 공헌할 수 있습니다.”

교황은 형식에 구애 받지 않고 몇 가지 사항을 덧붙이면서 성령을 통해 어린이가 더욱 강해지고 하느님의 힘을 내면에 가질 수 있도록 어린 시절부터 어린이들에게 세례를 베풀라고 권고했다.

하느님 사랑의 기쁨을 비출 것

교황은 참으로 세상을 위한 기쁨이 되기 위해서는 가정에서 예수님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실 가정은 세상에 하느님 사랑의 기쁨을 비춰야 할 “등대”와 같아야 한다. 다시 말해 “매일의 일과에서 선한 작은 몸짓을 통해” 이 사랑을 드러내야 한다. 이는 교황이 자주 언급하는 것처럼 “가까운 이웃의 성인들”이 돼야 한다는 내용이며 “트럼펫의 요란한 소리”는 필요 없지만 “사랑, 용서, 자비”를 베푸는 모든 가정의 마음속에 조용히 들어있는 무엇인가에 대한 내용이다. 만일 “하느님의 사랑에 뿌리를 내린다면” “그리스도인의 혼인과 가정생활은 그들의 모든 아름다움 안에서 이해된다”고 교황은 거듭 강조했다. 아버지와 어머니, 자녀와 조카, 할아버지와 할머니, 시어머니와 며느리는, 비록 쉽지 않더라도 하느님의 은총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용서할 수 있다. 차 한 잔을 준비하기 위해 차를 우려내야 하는 것처럼 가정 안에서도 시간과 인내가 필요하다.

용서

그런 다음 교황은 연설에 앞서 행해졌던 여러 증언들에 대해 다양하게 응답했다. 버키나 파소(Burkina Faso)의 가정은 용서의 체험을 증언했다. 사업에 실패한 뒤 가출한 아들을 용서한 체험이다. 부부는 아들을 찾아 헤맸고 (결국 부모와 아들은) 화해했다. 사실 “작고 단순한 용서의 몸짓은 매일 새로워져야 하며” (용서라는) 토대 위에 “견고한 그리스도인의 가정생활”이 세워진다. 교황은 원고 없이 즉흥적으로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우리는 많은 경우 평화를 이루길 원하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알지 못합니다. 그 대신에, 한 번 어루만져 주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이어 교황은 가정의 세 가지 키워드, 곧 “미안합니다”, “부탁합니다”, “고맙습니다”를 영어로 반복하도록 초대했다. 아울러 교황은 평화란 잠자리에 들기 전에 실천해야 하는 것이라면서 그렇지 않으면 다음날 “냉전”이 계속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황은 있는 그대로의 용서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완벽한 가정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용서하는 습관이 없다면 가정은 병을 키우며 점차 무너집니다. 용서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무엇인가 주는 걸 의미합니다.”

실제로 자녀들은 부모들이 서로 용서하는 것을 볼 때 용서하는 것을 배운다.

가정과 소셜 미디어

아울러 교황은 자녀들과 함께 인도에서 온 테드(Ted)와 니샤(Nisha)의 증언을 언급했다. (가정의) 중심에서 소셜 미디어와의 관계는 “만일 절제하며 신중하게 사용한다면 이로울 수 있지만” 식탁에서 서로 대화하는 대신 휴대전화만 쳐다볼 때처럼 “가상 현실”의 포로가 돼 살과 피를 나눈 진정한 관계를 위협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이 인도인 가족의 이야기가 결국에는 이러한 기술 수단 때문에 소모하는 시간을 줄일 필요성에 관해 질문을 던지게 하며 하느님과 함께 가정에서 훨씬 질적인 시간을 보내도록 모든 가족을 도와줄 수 있다고 역설했다.

증오에 대한 치료제, 가정

교황은 호주로 망명한 이라크 부부의 증언을 통해 “가정이 사랑, 환대, 용서를 가르쳐주고” 복수를 반대하는 “가장 훌륭한 치료제”라며 사회 안에서 가정이 평화를 낳는다는 것을 강조했다. 그 부부는 아버지 잔니(Ganni)와 처남이 군인들에 의해 살해된 후 “악이 오직 선으로 대응할 수 있고 증오는 오직 용서로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을 구체적으로 목격했다.

충실한 사랑

아울러 교황은 10명의 자녀를 둔 아일랜드 가정의 사랑과 신앙의 증언에 대해 감사를 표했다. “열 명의 자녀를 갖는 것은 아름답습니다!” 그 부모는 젊은 시절부터 마약에 빠져 살았지만 거기서 벗어났다.

“모든 것을 새롭게 하는 그리스도의 사랑은 충실, 불가해소성, 일치와 삶에 대한 개방으로 특징되는 혼인과 부부 사랑을 가능하게 해줍니다. 이것이 바로 제가 (세계대의원회의 후속 교황권고) 『사랑의 기쁨』(Amoris Laetitia) 제4장에서 강조하고자 했던 내용입니다.”

노인들

이어서 알도(Aldo)와 마리사(Marissa)의 이야기가 소개됐다. 결혼한지 50년이 넘은 이 부부는 캐나다에서 손자들과 함께 참석했다. 교황은 이 부부의 경험을 듣고 “노인들을 활용하지 않는 사회는 결실 없는 사회”라고 말했다. “세대 간의 계약을 마음에 품지 않은 교회는 정말 중요한 것, 곧 사랑의 부족으로 끝장이 나고 말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노인들과 대화해야 한다.

유목민도 제외되지 않아야 합니다

불의를 겪었던 아일랜드 유목민 가정 대표인 미씨 콜린스(Missy Collins)의 증언은 하느님의 식탁에는 모든 이들을 위한 자리가 있고 아무도 제외되지 말아야 한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공식 기도문

“여러분은 세상과 교회의 희망입니다!” 교황은 이같이 마무리했다. 바로 이 때문에 교황은 그들에게 『사랑의 기쁨』(Amoris Laetitia)을 한 권씩 나눠주면서 “가정의 복음을 기쁘게 살아가기 위한 일종의 안내서가 되도록 이 교황권고를 썼다”고 설명했다. 모두가 침묵 중에 집중하는 가운데 교황은 당신 사랑으로 모든 가정을 보호해주시기를 하느님께 청하면서 세계가정대회의 공식 기도문의 기도를 바쳤다. 더블린에 모인 가정들은 주의를 기울이며 교황의 기도를 따라했다. 평신도와 가정과 생명에 관한 교황청 부서 장관 케빈 패럴(Kevin Farrell) 추기경은 대회 시작 인사말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저는 그리스도께서 참으로 혼인생활 안에 현존하신다는 것을 세상에 선포하기 위해, 그리고 보편교회 안에서 그들의 특수한 소명의 힘을 느끼게 하기 위해 이 자리에 왔습니다.”

 

25 8월 2018, 10: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