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이들을 위한 신임 추기경의 만찬에 깜짝 등장한 교황 가난한 이들을 위한 신임 추기경의 만찬에 깜짝 등장한 교황 

가난한 이웃과 노숙자들을 위한 신임 추기경의 만찬에 깜짝 등장한 교황

교황청 자선 담당 콘라드 크라예프스키 신임 추기경이 6월 29일 금요일 밤 로마의 빈민과 노숙자들을 위해 저녁식사를 대접한 자리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깜짝 방문해 손님으로 동석했다.

지난 6월 29일 금요일 바티칸에서는 큰 기념행사가 열렸다. 6월 28일 추기경회의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에 의해 추기경으로 임명된 교황청 자선 담당 콘라드 크라예프스키(Konrad Krajewski) 신임 추기경이 280여 명의 가난한 사람들을 초대해 저녁식사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교황의 깜짝 방문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크라예프스키 추기경을 비롯해 신임 추기경의 손님들과 자원봉사자들을 깜짝 방문하고 교황청 직원 식당에서 함께 자리했다. 교황은 크라예프스키 추기경에게 미소를 지으며 “당신이 아니라 가난한 이들을 위해 온 것”이라고 말했다. 교황을 대신해 가난한 이들을 위해 봉사해 오고 있는 크라예프스키 추기경은 가난한 이들 사이에서 콘라드가 아닌 코라도 신부(Fr. Corrado)라고 불린다.

교황은 그들과 식사한 뒤 약 2시간 가량 가족처럼 대화하며 그들의 고통과 희망에 대한 이야기를 경청했다.

산 에지디오 공동체 봉사자들

로마의 평신도 자선단체 산에지디오 공동체 소속 카를로 산토로(Carlo Santoro)를 비롯한 60여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식사를 도왔다. 이들은 크라예프스키 추기경의 교황 자선소와 협력해 로마의 노숙자들을 돕고 있다.

카를로 산토로는 “오늘 저녁 식사는 신임 추기경님과 가난한 이웃들의 만찬이었던 만큼 교황님의 방문이 더 따뜻하게 느껴졌다”며 “교황님이 도착하자 모두가 깜짝 놀랐다. 우리는 교황님이 간단하게 인사만 하시고 가실 줄 알았다”고 말했다. 크라예프스키 추기경은 교황 가까이에 산토로가 앉을 수 있도록 요청했다.

산토로는 교황이 그 자리에 모인 모두에게 사랑 가득한 인사를 전했다고 말했다. 교황이 앉은 식탁에는 산에지디오 공동체의 도움으로 (로마에) 도착한 시리아 난민들 몇 명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 중에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2016년 4월 16일 그리스 레스보스 섬 방문을 마치고 로마로 돌아올 때 동행한 사람도 있었다. 그는 교황에게 현재 자신이 직장을 구했으며, 이탈리아 현지 생활에 적응했다고 말했다.

난민과의 대화

교황은 최근 몇 달간 종종 레바논 난민들과 만났으며, 그들 가운데 어린 아이들이 가장 먼저 이탈리아어를 배웠다는 사실에 놀라워했다고 산토로가 전했다. 교황은 통합이 단순한 환대보다 가장 기본적인 것이라며, 직장이 없는 곳에는 통합도 없다고 말했다. 왜냐하면 직장이 없는 곳에는 미래가 없기 때문이다.

산토로는 교황과 같은 식탁에 앉은 또 다른 난민이 어떻게 자신이 이탈리아에 도착했는지 설명했다고 말했다. 그 난민은 이탈리아에 도착하기까지 11개월 동안 위험으로 가득한 사막을 횡단했다. (이제) 그는 이탈리아에 머무른 지 수년이 지났고, 성공적으로 지역사회에 적응했다고 말했다.

무슬림인이자 세네갈 출신의 또 다른 손님은 교황과의 식사가 이번이 세 번째라고 밝혔다. 그는 이전에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베네딕토 16세 교황과 점심식사를 함께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프란치스코 교황은 농담 섞인 말투로, “교황 컬렉션을 만들어 보세요!”라고 말했다.

교황의 이웃들

산토로는 (그들이) 성 베드로 광장 주변에서 잠을 청하고 매일 공동 작업하는 노숙자 몇몇을 교황에게 소개했다고 말했다. 산토로는 교황이 그의 이웃들을 매우 다정다감하게 대했다고 전했다. 크라예프스키 추기경은 교황에게 객사한 이들의 장례를 위해 그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텍사스의 어린이들을 걱정하는 교황

산에지디오 공동체 봉사자인 산토로는 또한 교황이 그곳에 참석한 아이들과의 만남에 감명을 받고 기뻐했다고 전했다. 교황은 태어난지 몇 달 되지 않았지만 6월 28일 세례를 받은 시리아 여아를 축복했다. 아울러 교황은 봉사자들과의 대화 중에 미국 텍사스 주에서 아이들이 어머니로부터 격리되는 문제에 대한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교황은 또한 유럽이 자살 직전에 처했다며, 이민자를 받아들이지 않고 자녀를 갖지 않는 것은 유럽 대륙에서 미래를 위한 희망을 앗아가는 일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교황은 세계의 다른 지역, 특히 미국에서의 이와 같은 추세를 우려하기도 했다.

전과자와 알코올 중독자

산토로는 교황이 몇몇 전과자들과 대화하면서, “어째서 내가 아닌가?”라는 물음을 통해 그 또한 전과자들과 같은 처지가 될 수 있음을 역설했다고 말했다.

봉사자들이 한 알코올 중독 노숙자의 이야기를 교황에게 전하자 교황은 “술은 우리 모두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그것은 여러분을 납치하는 악이며, 결코 여러분을 떠나지 않는 악이고, 오직 다른 이들의 도움으로만 벗어날 수 있는 악”이라고 말했다. 이어 교황은 우리와 교회의 과제가 바로 사람들이 어려운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모두 함께 돕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난한 사람을 돕는 가난한 사람

교황은 많은 노숙자들이 봉사자들과 함께 그들과 같은 처지의 사람들을 돕는다는 데 큰 감동을 받았다. 교황은 올해 초 한파 때 많은 노숙자들이 담요를 나눠주는 일을 도와줬다는 내용도 전해 들었다.

 

02 7월 2018, 15: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