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 마르타의 집 아침미사 산타 마르타의 집 아침미사  (Vatican Media)

“조건 없이 주시는 하느님과의 관계가 타인을 섬기도록 도와줍니다”

“조건 없이 주지 않으면 하느님과의 관계도 없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6월 11일 화요일 산타 마르타의 집 아침미사 강론을 통해 은총을 받기 위해 마음을 활짝 열라고 권고하는 한편, 영성생활을 하면서 “보상”(의 논리)에 빠지지 말라고 말했다.

Debora Donnini / 번역 이창욱

“하느님에게서 거저 받은 것은 거저 주어야 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6월 11일 산타 마르타의 집 아침미사 강론은 하느님의 조건 없는 베푸심(gratuità)에 집중됐다. 따라서 증거를 통해서든 섬김을 통해서든 타인에게 거저 주어야 한다. 교황의 권고는 은총이 오도록 마음을 크게 열라는 것이다. 사실 은총은 구매하는 게 아니다. 또 섬김을 받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 백성을 섬기는 것이다.

그리스도인의 소명은 “섬김 받는 것”이 아니라 섬기는 것입니다

교황의 묵상은 이날 복음(마태 10,7-13)에 나오는 사도들의 선교사명에 관한 것이다. 동시에 파견 받은 그리스도인 각자의 선교사명에 관한 내용이기도 하다. 교황은 “그리스도인은 멈추어 있을 수 없으며”, 그리스도인의 삶이란 “항상 길을 떠나는 것”이라면서 복음에 나오는 예수님의 말씀을 설명했다. “가서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하고 선포하여라. 앓는 이들을 고쳐 주고 죽은 이들을 일으켜 주어라. 나병 환자들을 깨끗하게 해 주고 마귀들을 쫓아내어라”(마태 10,7-8). 이것이 바로 선교사명이며, 결국 “섬김의 삶”에 대한 내용이다.

“그리스도인의 삶은 섬기는 삶입니다. 회심 초기나 혹은 그리스도인이라는 것을 자각하기 시작하면서 섬기고, 섬기기 위해 마음을 열며 하느님 백성을 섬기지만, 나중에는 (오히려) 하느님 백성에게 섬김을 받는 그리스도인들이 있습니다. 그들을 볼 때 매우 슬픕니다. 이런 일은 아주 좋지 않고, 하느님 백성에게도 나쁜 일입니다. (그리스도인의) 소명은 ‘섬김을 받기’ 위한 것이 아니라, ‘섬기기’ 위한 것입니다.”

마음을 활짝 여십시오

그리스도인의 삶은 “조건 없이 베푸는 삶”이다. 이날 말씀의 전례에서 제시된 복음 구절을 보면 주님께서는 구원의 핵심으로 나아가신다.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마태 10,8). 교황은 구원이 “돈으로 살수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무상으로 주어진 것”이라면서, 사실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결제를 요구하지 않으시고” “무료로 우리를 구원하신다”고 강조했다. 이어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행하신 것처럼, “우리도 다른 이들에게 행해야” 한다. 바로 이 하느님의 조건 없는 베푸심이야말로 “가장 아름다운 일들 가운데 하나”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실 선물이 넘치도록 많다는 걸 생각하십시오. (주님께서는) 오로지 한 가지만 원하십니다. 곧 우리가 마음을 여는 것입니다. 우리가 ‘주님의 기도’를 바칠 때, 주님의 조건 없는 베푸심이 (우리에게) 올 수 있도록 마음을 열고 기도합시다. 조건 없이 주지 않으면 하느님과의 관계도 없습니다. 때때로 영적인 어떤 것 혹은 어떤 은총이 필요할 때, 우리는 이렇게 말합니다. ‘아, 저는 이제 단식을 할 것입니다. 고행을 하고, 9일기도(노베나)를 바칠 것입니다. (...)’ 좋습니다. 하지만 주의하십시오. 이런 것은 은총의 값을 ‘결제하기’ 위해서도 아니고, 은총을 ‘구매하기’ 위한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은총이 주어지도록 여러분의 마음을 활짝 여는 것입니다. 은총은 대가 없이 주어집니다.”

교황은 하느님의 모든 선물들이 대가 없이 주어진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제는 “마음이 졸아들고 닫혀” “대가 없이 주어지는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없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교황은 하느님과는 흥정할 필요가 없다면서, “하느님과는 거래하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거저 베푸십시오

교황은 거저 베풀라고 초대했다. 특히 이것은 “교회의 사목자들인 우리를 위한 것”이고, “은총을 판매하지 않기 위함”이라고 강조했다. 교황은 하느님의 은총으로 장사하는 사목자들을 볼 때 “(마음이) 매우 아프다”며 이같이 말했다. “저는 이런 일을 하겠습니다만, 이런 일은 비용이 좀 들어갑니다. 이것은 아주 (비쌉니다) (...)” 그러나 주님의 은총은 거저 베풀어진 것이고 “여러분은 이 은총을 거저 베풀어야 합니다.”

“우리는 영성생활을 하면서 항상 대가를 지불하는 위험에 빠질 수 있습니다. 항상 그렇습니다. 주님과 이야기할 때 조차도요. 마치 우리가 주님께 뇌물을 주고 싶어하는 것처럼, 보상원리에 빠질 위험이 있습니다. 그래서는 안 됩니다! 그런 일은 좋지 않습니다! 그런 길은 좋지 않습니다. ‘주님, 당신께서 저에게 이런 일을 해주신다면, 저도 당신을 위해 이 일을 하겠습니다.’ (그래서는) 안 됩니다. 우리가 이런 약속을 하는 것은, 우리 마음을 활짝 열어 우리를 위해 준비되어 있는 (주님의) 조건 없는 베푸심을 받기 위한 것입니다. 하느님과의 이러한 무상성의 관계는 그리스도교적 증언에 있어서나 그리스도인의 섬김에 있어서나, 혹은 하느님 백성의 목자들이 사목생활을 하는 데 있어서나 타인과 관계를 맺는 데에 도움을 줍니다. 길을 떠나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의 삶은 앞으로 나아갑니다. 선포하십시오. ‘섬김을 받는 것’이 아니라, 섬기십시오. 여러분이 거저 받은 것을 거저 주십시오. 하느님께서 조건 없이 주신 은총, 거저 주어진 은총, 그분께서 주시려는 은총, 바로 거기 있는 하느님의 은총이 우리의 마음에 도달할 수 있도록, 우리의 성덕의 길은 마음을 활짝 여는 것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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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6월 201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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