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프란치스코 교황 

“참된 그리스도인은 손이 더러워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하느님의 놀라우심에 “열려” 있으면서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가까이 다가가라는 부르심을 받은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평신도와 사목자들이 묵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번역 양서희

“가난한 이들에게 다가갈 때 손과 옷이 더러워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놀라움에 마음을 열고” 예수님처럼 “타인을 위해 값을 치르는” “진심 어린 그리스도인”이 되라는 초대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10월 8일 월요일 산타 마르타의 집 아침미사 강론에서 사용한 표현들이다. 이날 루카 복음 (10,25-37)에서 영감을 받은 교황은 “(예수님을) 시험하려고” 그분께 “누가 저의 이웃입니까?(루카 10,29)”라고 물은 율법학자에게 들려준 예수님의 비유에서 “여섯 인물”을 묵상했다. 곧, 노상강도들과 상처를 입은 사람, 사제와 레위인, 사마리아인과 여관주인이 그 인물들이다.

지나치지 마십시오. 멈추고, 가엾게 여기고, 도우십시오

“그 남자를 때려” 초주검으로 만들어 놓고 가버린 노상강도들, “미사 시간”만 생각하며 다친 사람을 돌보는 걸 자신의 사명으로 생각하지 못하고 “지나가 버린” 사제, “율법에 정통한” 레위인도 (그 사제와 마찬가지로) 지나가 버렸다. 교황은 “오늘날 우리 마음에 새겨야 할” “지나가 버렸다”라는 개념을 곱씹어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다친 사람을 돕는 것은 “내 일이 아니다”고 말하는 이들과 “일치하는” 두 사람의 “공무원”이 있다면서, 이와 대조적으로는 “지나가 버리지 않았던” 사마리아인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 사마리아인은 “이스라엘 백성들로부터 배척 받은 큰 죄인이었지만 가엾게 여기는 마음을” 갖고 있었다. 교황은 아마도 그 사마리아인이 “사업을 위해 길을 떠난 상인”이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 사마리아인은 시계를 보지도 않았으며, 피로 더러워질 것을 생각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는 상처 입은 사람에게 가까이 다가갔습니다. 그는 노새에서 내렸습니다. 그는 상처에 기름과 포도주를 붓고 싸맸습니다.’ 그의 손과 옷은 더러워졌습니다. 그는 온통 피로 더러워진 채 ‘그를 태워 여관으로 데리고 가서 돌보아 주었습니다.’ 그는 그곳으로 가야 했습니다. 그가 ‘그를 돌보아 주었습니다.’ ‘잠시만요, 이제 나는 이 사람을 두고 떠나야 하니, 올 수 있는 의사를 불러주세요. 저는 제 할 일을 다 했으니 이제 가보겠습니다’라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아닙니다. 그는 ‘돌보아 주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합니다. ‘이제 당신은 나의 것(책임)입니다. 내 소유라는 의미에서가 아니라 내가 당신을 보살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는 공무원이 아니라 마음을 지닌 인간, 곧 열린 마음을 지닌 인간이었습니다.”

하느님의 놀라우심에 열려있기

이어 교황은 그 사람을 구하지 않았던 “이스라엘 백성이 아니었기에, 이교도인”이자 “이방인(외국인)”인 그 사람이 “두 데나리온”을 지불하며 모자란 비용은 돌아오는 길에 갚겠다고 말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교황은 여관주인이 그 돈을 돌려받을 것을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그것은 그 사마리아인처럼 하느님의 놀라우심에 마음을 열고 살아가며 증거하는 사람의 반응이라고 설명했다.  

“그 두 사람은 공무원이 아니었습니다. ‘여러분은 그리스도인입니까? 여러분은 그리스도인입니까?’ ‘네, 네, 네, 저는 주일에 미사에 참례하고, 옳은 일을 하려고 노력합니다. (…) 저는 말하기를 좋아해서 말하는 것을 조금 줄이려고 하지만, 그 외에는 비교적 잘 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의 마음은 열려 있습니까? 여러분의 마음은 하느님의 놀라우심에 마음이 열려 있습니까, 아니면 마음이 닫힌 공무원 그리스도인입니까? ‘저는 이걸 하고요, 저는 주일날 미사에 가고요, 영성체를 하고요, 일년에 한 번 고해성사를 하고요, 이것도 하고요, 저것도 하고요, (…) 저는 착실한 신자에요.’ 이러한 사람들은 하느님의 놀라우심에 마음을 열지 않는 공무원 그리스도인입니다. 이들은 하느님에 대해 많이 알고 있지만, 하느님을 만나지는 않는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삶으로 증거하기에 앞서 놀라움 안으로 들어가본 적이 없는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신앙을 증거할 역량이 없는 사람들입니다.”

예수님과 당신의 교회

교황은 “평신도와 사목자”를 포함한 우리 모두가 주님께서 “매일” 우리에게 주시는 것, 그리고 어려운 상황에 놓인 우리가 이 사마리아인처럼 하느님의 놀라우심에 마음이 열린 그리스도인인지 혹은 우리가 해야 하고 지켜야 할 “규칙들”에 얽매여 살아가는 공무원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는 것은 아닌지 자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고대의 몇몇 신학자들은 이 복음구절이 “전체 복음”의 내용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고 교황은 상기시켰다.

“우리 각자는 상처 입은 그 사람이며, 사마리아인은 예수님이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의 상처를 치유해주십니다. 그분께서는 우리에게 가까이 오십니다. 그분께서는 우리를 돌보아 주십니다. 그분께서는 우리를 위해 값을 치르셨습니다. 그분께서는 당신 교회에 이렇게 말하십니다. ‘만일 비용이 더 들면, 당신이 지불하라. 내가 돌아올 때 갚아주겠다.’ 이것을 생각하십시오. 이 복음구절 안에 전체 복음이 담겨있습니다.”

 

08 10월 2018,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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