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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주교회의연합회(FABC)의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아시아 대륙회의 최종 문서 표지 아시아주교회의연합회(FABC)의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아시아 대륙회의 최종 문서 표지  

아시아 교회, ‘신발을 벗고’ 아시아 대륙회의 여정을 표현하다

아시아 교회가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아시아 대륙회의 최종 문서를 발표하며 고대 아시아의 전통적 관행인 ‘신발 벗기’를 제시했다.

Sr Bernadette Mary Reis, fsp / 번역 김태식

아시아주교회의연합회(FABC)가 3월 16일 시노달리타스에 관한 아시아 대륙회의 최종 문서를 발표했다.  

최종 문서는 지난 2월 24일부터 26일까지 태국 방콕에서 열린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아시아 대륙회의에 참석한 17개 주교회의와 2개 동방 가톨릭 교회의 시노드의 응답은 물론 FABC 50주년 총회 의장과 총회 대표단의 의견을 종합한 결과물이다. 

「대륙별 단계 작업 문서」에 대한 아시아의 응답

46억 명의 인구와 전 세계 억만장자의 대다수가 살고 있는 아시아엔 대륙 전체 인구의 3.31퍼센트인 약 1억5000만 명으로 추산되는 상당한 규모의 가톨릭 신자들이 있다. 

최종 문서는 서두에서 비록 소수이긴 하지만 가톨릭 교회가 “교육, 의료, 사회복지 분야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며 “사회의 가난하고 소외된 계층에게 다가가고 있다”고 명시했다.

아시아에서 시노드 과정은 지난 2022년 10월 열린 FABC 50주년 총회 개최 시기와 “섭리적으로” 일치했다. 최종 문서는 일부 국가에서 “다양한 계층의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었던 반면, 다른 국가에선 소수의 사람들만 모일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제한적 참여는 “「대륙별 단계 작업 문서」를 아시아의 다양한 모국어로 번역할 수 없었다는 점”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에 반향된 「대륙별 단계 작업 문서」 

“기쁨, 슬픔, 연약함, 상처 등 다양한 감정”으로 표현된 “교회에 대한 깊은 사랑”이 「대륙별 단계 작업 문서」에 대한 첫 번째 반향으로 제시됐다. 

또한 시노드 과정을 통해 아시아 지역 교회들은 “각자의 독특한 상황과 풍요로운 문화”를 더욱 잘 알게 됐음은 물론, 아시아의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신앙을 지킨다는 이유로 여러 가지 위협에 시달리며” “새로운 형태의 ‘순교’”를 겪는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아시아 교회가 겪고 있는 상처는 △재정·관할권·양심·위력·성 관련 학대 △의사 결정 과정에 여성을 충분히 포함시키지 않는 문제 △교회의 일원이지만 환대받는다고 느끼지 못하는 일부 집단에 대한 이해 부족과 충분한 사목적 돌봄의 실패 △개인주의, 소비주의, 물질주의와 같은 이념의 침투 △압제적인 정권에 대한 교회의 침묵 등이 있다. 

새로운 길

최종 문서는 바로 이 같은 “기쁨과 상처”가 “시노드 정신으로 살아가는 교회의 사목적 전망에서 새로운 전망”으로 나아가기 위한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짚었다. 

“교회는 모든 이가 천막 안에서 환대를 받고 소속감을 느끼는 포용의 정신으로 시작해야 합니다. 하느님의 백성으로서 그 누구도 배제되어서는 안 됩니다. 그들이 비록 연약하고 약하더라도 교회 내 포용주의는 시노드 정신으로 살아가는 교회에 반드시 필요합니다.”

종교의 다양성과 같은 아시아의 여러 현실은 교회가 대화와 평화 구축, 화해와 조화에 참여하도록 “강제”한다. 최종 문서는 “일부 지역에서는 이러한 대화의 추진이 가톨릭 교회만의 주도로 이뤄지고 있다”며 “상호주의가 나오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최종 문서는 또 대화와 관련해 일부 아시아 교회가 보이는 유보적인 입장을 언급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시아에서는 “교회 내부를 바라보기”보다 “보다 선교적이고 공동체적이며 통합적인 접근방식”을 통해 “밖으로 나가는 선교사명”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강력한 감각”이 있다고 덧붙였다. 

아시아의 공통된 긴장 

최종 문서는 교회를 구성하는 다양한 현실 사이에 “분열”이 존재한다며, 이는 종종 “다른 사람들이 진정한 제자가 되게끔 세례의 소명을 실천하는 일을 가로막거나 때로는 배제하기도 하는 리더십 스타일”에 의해 조장된다고 지적했다.

이는 △평신도 사도직을 위한 자리 확대 △교리교사의 직무 수행 △권한 행사에 대한 책임성과 투명성 요구 △사제 성소 부족과 교회 내 청년 부재와 같은 현상에 대한 재평가 △다양한 “빈곤”을 경험하는 이들을 교회의 삶과 사명에 통합하기 등을 통해 극복할 수 있다. 최종 문서가 다루는 또 다른 긴장으로는 종교적 갈등과 성직자 우선주의가 있다. 

새 복음화를 위한 아시아의 기여

최종 문서는 다수의 아시아인이 이주를 경험하거나 난민 혹은 실향민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이들 중 상당수가 “자신의 삶의 경험과 함께 신앙도 가져와 복음의 선교사가 됐다”는 사실도 인정했다.

따라서 교회가 그들을 포용할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은 “새 복음화의 주역으로서 이 여정에 그들을 통합하고 동반하는 것”이다.

주교대의원회의 사무처에 제출된 아시아 대륙회의 최종 문서에는 △교육 △포용과 환대 △선교사 제자 △책임과 투명성 △기도와 경배 △환경 등 6가지 우선순위가 명시돼 있다.

각 영역은 “만물을 구원하시고 화해시키러 오신” 예수님을 본받아 “이 땅의 얼굴을 새롭게 하려는”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교회에 필요한 측면을 나타낸다.

신발 벗기

최종 문서는 아시아의 시노드 과정을 요약하면서 집이나 사원에 들어가기 전에 신발을 벗는 아시아의 문화적 관행을 언급했다. 그것은 “존중의 표시”이자 “우리가 들어가고 있는 타인의 삶”에 대한 인식이다.

모세가 체험한 하느님의 현현을 떠올리게 하는 이 의식은 우리가 “거룩한 땅에 서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주며 “우리가 보호하고 돌보도록 부름받은 지구를 의식”하게 한다. 아시아인에게 있어 이는 자신들이 경험하고 있는 시노드 과정의 “아름다운 상징”이다. 곧, 편견 없이 경청하기 위해 존중하고 통합하기보다 분열을 야기하는 지위의 상징을 없애라는 필요성을 일깨운다. 아시아 교회의 최종 문서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신발을 벗고’는 (...) 겸손과 희망으로 함께 여정에 나서는 관계적이고 상황적이며 선교적인 교회에 대한 우리의 경험을 잘 표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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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3월 2023, 10: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