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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를 위한 철야 기도회에 참석한 마테오 마리아 주피 추기경 평화를 위한 철야 기도회에 참석한 마테오 마리아 주피 추기경 

주피 추기경, 바리에서 평화 호소 “성탄에 군사 행동은 안 됩니다”

12월 21일 저녁 바리의 성 니콜라오 대성당에서 바리대교구와 이탈리아 주교회의(CEI)의 주최로 우크라이나의 폭력 사태 종식을 촉구하는 철야 기도회가 열렸다. CEI 의장 주피 추기경은 “수년 전 헬싱키에서 지혜롭게 이뤄진 일처럼 많은 갈등을 극복하고 평화로운 공존의 토대를 만들 수 있는 회의 준비가 되도록 전념하자”고 초대했다. 또한 키이우 겸 우크라이나 정교회 총대교구 관구장 오누프리 베레조프스키 대주교도 메시지를 보냈다.

Francesca Sabatinelli / 번역 이정숙

“니콜라오 성인은 폭력을 원하지 않고 평화를 명합니다! 상황이 여의치 않다고 말하지 마십시오! 상황을 만들면 됩니다! 파멸만 부르는 싸움은 멈춥시다! 평화는 꿈이 아니라 우리가 살 길입니다! 단순한 선택이 아니라, 중대한 선택입니다!” 이는 이탈리아 주교회의(CEI)와 바리-비톤토대교구의 주최로 12월 21일 바리에서 열린 평화를 위한 철야 기도회에서 마테오 주피(Matteo Zuppi) 추기경이 하늘을 향해 올린 기도, 아니 기도라기보다 부르짖음이다. 유럽의 한쪽에서 전쟁의 공포가 계속되고 있는 동안, 수많은 이탈리아 그리스도인을 비롯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그리스도인들이 직접 혹은 기도를 통해 함께하는 철야 기도회였다. 

평화를 위한 헬싱키 정신

가톨릭 신자를 비롯해 정교회 신자들에게도 공경받는 성인을 주보로 모신 성 니콜라오 대성전은 상징적인 장소다. 지난 2018년 7월 총대주교들의 만남과 2020년 2월 성찰과 영성을 위한 회의가 열렸을 때 성 니콜라오 대성전을 두 차례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 대성전을 서방 교회와 동방 교회의 다리라고 말했다. 주피 추기경은 감동적인 강론에서 “우리 고통이 되고, 우리 눈물이 되는 많은 이들의 눈물”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미 며칠 전 교황청 국무원 총리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이 호소한 바와 같이 성탄 휴전을 요구했다. 또한 이미 “수년 전 헬싱키에서 지혜롭게 이뤄진 일처럼 많은 갈등을 극복하고 평화로운 공존의 토대를 만들 수 있는 회의 준비가 되도록” 전념할 것을 요청했다. 

어둠을 밝히시는 그리스도

주피 추기경은 바리 시(市)가 지닌 많은 의미를 비롯해 자신의 견해를 나눴다. “환대와 대화의 관문은 바다가 진정 우리의 것이 될 수 있는 방법을 보여줍니다. 바다는 ‘우리의 것과 너희의 것’을 한데 모으며, 동일한 자원을 사용한다는 사실에서 경쟁이 아닌 연대, 폭력이 아닌 이해를 나타냅니다.” 주피 추기경은 노인과 젊은이를 염두에 두면서 모든 이의 삶이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보호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평화의 씨앗을 선물하고 맡기셨다”고 말했다. “그분께서 비싼 값을 지불하신 씨앗입니다. 그 씨앗은 이제 우리에게 달려 있습니다. 이미 모든 평화를 담고 있지만 자라나야 합니다. 오소서, 평화의 왕이신 그리스도님! 어둠 속에 있는 이들을 깨우쳐 주소서!” 

바리에서 안토니오 데카로 바리 시장과 주세페 사트리아노 대주교와 함께한 주피 추기경
바리에서 안토니오 데카로 바리 시장과 주세페 사트리아노 대주교와 함께한 주피 추기경

그리스도인 간의 전쟁 스캔들

“평화에 대한 갈망은 우리의 부르짖음이자 기도입니다. 예수님, 우크라이나에 평화의 성탄을 허락하소서!” 주피 추기경은 주님께서 “평화의 씨앗이 굳어진 마음의 틈에서 자랄 수 있기를, 주님께서 당신 은총의 힘으로 그들의 마음을 어루만지실 수 있기”를 기도했다. 아울러 평화는 꿈이 아니고 꿈이 되어서도 안 된다며 “그리스도인 간의 전쟁은 굴욕과 스캔들을 불러일으킨다”고 말했다. “폭력은 언제나 희생자와 살인을 저지른 자의 인생에 상처를 남깁니다.” 그러므로 이탈리아와 전 세계의 교회에서 평화는 “기도, 고통, 어떤 면에서 극적인 기원”이 된다고 말했다. 주피 추기경은 이러한 평화가 피해자를 돕는 구체적인 선택인 “연대”의 형태를 취한다고 강조했다. “전쟁은 수치스럽고 무자비하게 모든 것, 심지어 병원과 학교까지도 파괴하기 때문입니다. 전쟁은 또한 추위, 치료하지 못한 질병, 절망으로 사람을 죽게 합니다.” 

폭력이 성탄을 모독하지 않길 빕니다

주피 추기경은 “돕고 환대하는 것을 멈추지 말고, 칼이 보습으로 변하는 꿈을 꾸자”고 격려했다. 이어 토니노 벨로(Tonino Bello) 주교와 전 세계의 군사력 증강을 목격하며 평화를 호소한 그의 발언을 인용했다. “핵무기 보유가 무엇을 가져오나요? 우리 각자가 최선을 다해 항상 사랑의 힘으로 희망과 평화를 꿈꿀수 있도록 시대를 초월하여 살아가도록 도와주는 벨로 주교님의 우려를 우리 것으로 삼읍시다. 평화에 대한 전망 없이는 평화를 구하지도 찾지도 못합니다.” 주피 추기경은 다시 한번 “평화의 사람”인 니콜라오 성인께 기도하고 “성탄 기간 동안 군사 행동을 하지 말기를” 당부했다. “그리스도인들이 평화의 하느님을 모실 수 있도록 주님께서 태어나고자 하시는 많은 베들레헴을 파괴하며 성탄을 모독하지 않길 호소합니다.” 

성 니콜라오 대성당에서 인사하는 데카로 바리 시장
성 니콜라오 대성당에서 인사하는 데카로 바리 시장

그리스도인의 평화, 임무, 책임

주피 추기경은 미사 전 철야 기도회에 참석한 다양한 정치 지도자와 종교 지도자들에게 인사하며 이미 교황이 평화의 과정을 위해 설명했던 세 단계, 곧 “걷기, 기도하기, 일하기(Camminare, pregare e lavorare)”를 언급했다. 이어 “핵무기를 포함한 위협적인 권력의 상징이 희망적인 힘의 상징으로 대체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울러 임박한 성탄을 바라보면서 모든 이가 아기 예수님 안에서 “악의 사슬을 끊는 힘, 외면하지 않는 힘, 평화가 우리 일이 아니라는 생각을 멈추는 힘”을 찾으라고 초대했다. “평화는 각자의 마음에서 시작됩니다. 나 자신, 너, 우리에서 시작해 정치와 외교의 영역까지 이르게 됩니다.” 주피 추기경은 프리모 마촐라리(Primo Mazzolari) 신부를 언급했다. “평화가 없는 세상이 모든 이, 특히 그리스도인들의 죄라면 평화의 업적은 공동의 업적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 안에서 그리스도인들의 책임이 중요한 것처럼 임무도 중요합니다.”

우크라이나 정교회 오누프리 대주교의 인사

주피 추기경에 이어 안토니오 데카로 시장, 대성전 수석사제 조반니 디스탄테 신부, 이사벨라 라우티 이탈리아 국방부 차관보, 바리대교구장 주세페 사트리아노(Giuseppe Satriano) 대주교도 한마디씩 보탰다. 사트리아노 대주교는 키이우 겸 우크라이나 정교회 총대교구 관구장 오누프리 베레조프스키(Onufriy Berezovsky) 대주교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오누프리 대주교는 서한을 통해 우크라이나 전쟁과 “그로 인한 교회-국가 관계를 포함한” 여러 “어려움”으로 우크라이나 정교회 대표들이 이 행사에 참여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오누프리 대주교는 초대에 감사하다고 전했다. “평화를 위해 기도하고 고통받는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위한 새롭고 거듭되는 호소에 동참한 모든 이에게 감사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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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12월 2022, 23: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