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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주교회의연합회(FABC) 설립 50주년 기념 총회 공식 기자회견 (2022년 10월 24일 태국 방콕) 아시아주교회의연합회(FABC) 설립 50주년 기념 총회 공식 기자회견 (2022년 10월 24일 태국 방콕) 

‘새로운 현실’에 ‘함께 아파하는 마음’으로 대응하는 아시아 주교단

태국 방콕에서 열리고 있는 아시아주교회의연합회(FABC)에 참석한 아시아 출신 추기경 3명이 10월 24일 기자회견을 열고 성령께서 총회 과정을 어떻게 인도하고 계신지 나눴다.

Sr Bernadette Mary Reis, fsp / 번역 이시권

아시아주교회의연합회(FABC) 설립 50주년 기념 총회(2022년 10월 12일-30일)가 태국 방콕에서 한창 열리고 있다. 총회 개막 이후 12일 간의 진행사항을 요약한 기자회견이 10월 24일 저녁 필리핀 파식교구장 밀로 베르가라(Mylo Vergara) 주교의 사회로 열렸다.  

베르가라 주교는 태국 방콕대교구 반푸완 사목센터 성 미카엘 홀에 모인 기자들과 온라인으로 참여한 다른 기자들과 함께 FABC 설립 50주년 공식 기도문을 바친 후 기자회견을 시작했다. 

아시아에 계시는 그리스도

미얀마 양곤대교구장 겸 FABC 의장 찰스 마웅 보(Charles Maung Bo) 추기경은 이번 총회가 지난 50년 동안 성령께서 FABC와 함께하셨음을 기념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총회 기간 동안 다양한 양상으로 고통받는 이들과 그들이 맞닥뜨린 도전이 크나큰 은총과 함께 제시됐다고 설명했다. 

보 추기경은 아시아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숱한 도전에 맞닥뜨린 아시아 주교단을 불타는 떨기나무(하느님의 현존) 앞에 선 모세에 비유했다. 이어 아시아 지역에서 벌어지는 많은 문제들을 두고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고 주님께 부르짖게 된다면서도, 이에 대한 주님의 응답은 “내가 너희와 함께, 아시아에 함께 있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아시아에서는 똑똑하고 훌륭한 이들이 아니라 모세와 같은 목자들과 베드로와 같은 어부들이 꾸준히 주님의 부르심에 귀를 기울였기 때문에 그리스도교가 존속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보 추기경은 아시아의 가톨릭 신자가 아시아 인구의 2퍼센트에 불과하다는 점을 기자들에게 상기시킨 후 “비록 소수임에도 강인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들을 통해 예수님의 얼굴이 아시아에 계속 현존하게 된다고 말했다.

태국 방콕대교구장 겸 태국 주교회의 의장 프랜시스 하비에르 끄리엥삭 꼬비타바니(Francis Xavier Kriengsak Kovithavanij) 추기경은 방콕대교구 반푸완 사목센터에서 총회가 열린 것에 감사를 표했다. 아울러 이번 총회를 조직하는 데 도움을 준 모든 이에게 감사를 표했다. 또한 “아시아의 여러 나라에서 주교들이 올 수 있게 도와준” 태국 정부 당국에도 특별한 감사인사를 전했다.

아시아인을 위한 메시지

인도 뭄바이대교구장 오스왈드 그라시아스(Oswald Gracias) 추기경은 이번 총회의 진행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이번 총회가 지금까지 아시아 주교단의 최대 모임이라고 말했다. 그라시아스 추기경은 총회에 앞서 아시아 교회와 사회의 “우려, 도전 그리고 기회”를 파악하기 위해 지역 차원에서 여러 차례 회의를 개최했다며, 그러한 회의들이 이번 총회의 기초가 됐다고 말했다.

총회의 전반부는 참가국 교회의 사회·역사·종교 상황 및 기후변화 등을 파악하기 위해 비대면(화상) 방식으로 참가국을 방문하는 일정에 할애됐다. 처음 며칠은 대부분 이 같은 일정으로 진행됐다. 아시아 주교단은 구체적인 상황을 통해 ‘새로운 현실’을 살폈다. 

총회 말미에 아시아 주교단은 “아시아인에게 보내는 담화와 총회 최종 문서, 아시아 교회를 위한 사목 계획”에서 제시될 향후 여정에 대한 결론을 이끌어내기 위해 고심하게 된다.

인권 문제

그라시아스 추기경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면서 “인간 존엄, 정의, 화해의 가치를 지키는 한편, 교량을 놓기 위한 교회의 주체적인 역할 등 교회의 의무”에 관한 논의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아시아를 복음의 가치가 반영된 자리로 만들기 위해 인권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아시아 주교단이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우리의 사명이요 과업 그리고 부르심입니다.” 

다른 대륙의 협의체를 통해 서로 배우기

그라시아스 추기경은 FABC 설립 50주년 기념 총회를 개최하는 데 있어 라틴아메리카주교회의연합회(CELAM)에서 영감을 받았다며 “CELAM이 중남미에서 영감을 주는 힘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아시아의 관심사와 문제가 다른 대륙의 상황과도 유사하다며, 교류와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기 위해 FABC가 다른 대륙의 협의체와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 교회의 공헌

아시아 교회가 독특한 방식으로 다른 대륙의 교회에 공헌하는 사안과 관련해 보 추기경은 “가정, 영성, 조부모와 부모에 대한 존경, 평화와 명상과 성스러움의 가치” 등 여러 요소를 언급했다. “왜냐하면 아시아에서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종교 전통과 어느 정도 관련을 맺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라시아스 추기경은 아시아 교회가 젊은 교회라면서도 더 넓은 교회에 기여할 때가 왔다고 덧붙였다. 다른 교회들이 아시아 교회에서 배울 수 있는 구체적인 점은 아시아의 종교 간 대화다. 그라시아스 추기경은 “종교 간 대화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며 “우리는 그러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젊은이

그라시아스 추기경은 온라인 방식으로 교회의 젊은이들에게 다가가는 사안과 관련해 아시아가 연령 측면에서 젊은 인구를 많이 보유한 젊은 대륙이라고 답했다.

그라시아스 추기경은 “젊은이들이 우리 계획과 전망의 중요한 구성요소임을 인식하고 있다”며 “젊은이들이 우리의 완전한 파트너로 우리와 함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울러 교회는 변화를 만드는 데 동참하려는 젊은이들의 넉넉한 마음과 열의를 높이 평가한다고 덧붙였다. “젊은이들은 우리가 하는 모든 일에 있어 없어서는 안 될 파트너입니다.”

보 추기경은 “우리는 교회 지도자들이 소셜 미디어를 활용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점에 대해 논의해 왔다”며 “젊은이들에게 다가가기 위해서는 우리가 젊은이들이 있는 곳에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끄리엥삭 추기경은 지난 10월 23일 FABC가 비대면 화상회의 방식으로 아시아 본당을 방문한 일정을 언급했다. 아울러 총회 내내 비대면 소통 도구를 활용해 강연과 아침기도를 이어왔다며, 특별히 FABC 총회에 더 많은 이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주교들

중국 주교들이 어떤 형태로든 이번 총회와 관련돼 있느냐는 질문에 그라시아스 추기경은 물론 관련돼 있지만 이번 총회에는 참석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그라시아스 추기경은 중국 주교들이 불참하고 FABC 총회가 2년 연기된 이유가 감염병의 세계적 확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중국 주교 대표들이 FABC와 함께 여러 다른 활동에 참여했다고 덧붙였다.

많은 아시아 출신 추기경 서임의 이유 

프란치스코 교황이 최근 왜 그렇게 많은 아시아 출신 추기경을 임명했느냐는 질문에 그라시아스 추기경은 아시아가 이제 더 넓은 교회에 더 큰 기여를 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라시아스 추기경은 “교황은 세계적인 교회가 되길 바란다”며 “유럽 중심의 교회를 지양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보 추기경은 “교황은 변방에 머무는 이들, 다시 말해 가장 가난한 이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인은 종종 잊힙니다.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이들의 대부분이 아시아에 살고 있습니다.”

결론

베르가라 주교는 FABC가 ‘함께 아파하는 마음(compassion)’으로 아시아의 ‘새로운 현실’에 대응하길 바라고 있다며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베르가라 주교는 이러한 ‘함께 아파하는 마음’이 특히 교회가 베푸는 성사와 신자들의 신앙 교육을 통해 표현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성령께서는 아시아 교회가 직면한 갈림길에서 교회를 만나고 계신다”고 말했다. 

베르가라 주교는 “그러한 갈림길에서 우리는 성령의 인도를 받아 사람들이 밟지 않은 길을 택할지도 모른다”며 “갈림길(crossroads)”이라는 단어가 우리에게 예수님께서 직접 밟으신 십자가의 길로 이끈다고 설명했다. “아기 예수님을 만난 동방박사들처럼 아시아 민족인 우리도 다른 길로, 곧 십자가의 길로 돌아가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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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10월 2022, 00: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