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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서산 성모대성당 중국 서산 성모대성당 

중국 서산 성모성지와 성모공경

매년 5월 24일 ‘모든 그리스도인의 도움이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축일을 지내며 보호자이신 동정 성모님을 기억하는 거룩한 장소가 있다. 중국 서산의 성모성지는 19세기부터 어머니의 보호를 청하는 순례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Maria Milvia Morciano / 번역 이재협 신부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5월 22일 부활 삼종기도를 마치며 5월 24일 ‘모든 그리스도인의 도움이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축일을 성대하게 지내는 중국 서산(Sheshan) 성모성지를 기억했다. 상하이에서 남서쪽으로 35킬로미터 떨어진 쑹장구에 위치한 서산 성모성지는 오랜 신앙의 역사 안에서 ‘모든 그리스도인의 도움이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를 특별히 공경한다.

기도를 들어주신 성모님

대나무로 뒤덮인 얕은 산 정상에 자리한 서산 성모성지는 19세기 프랑스 예수회원들이 건설한 천문대와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다. 대성당의 외관은 화강암의 붉은 벽돌이 두드러진다. 지붕은 중국식 유약을 칠한 타일로 덮여 있어 빛을 반사한다. 성당이 건축되기 전 이 언덕에는 불교 사원이 들어서 있었다. 19세기 태평천국 운동이 일어나자 상하이 예수회 공동체 원장 구젼셩(Gu Zhen Sheng) 신부는 침략 위험에 놓인 교회 공동체를 보호해 달라고 성모님께 기도하기 위해 서산 언덕에 올랐다. 구젼셩 신부는 그 자리에서 성모님의 이름으로 성당을 짓겠다고 약속했고, 성모님의 보호로 교회 공동체는 지켜졌다.

첫 번째 성당의 탄생

구젼셩 신부는 성모님의 보호를 널리 알리고 성당 건립을 위한 도움을 요청했다. 이듬해인 1871년 5월 24일 성모님 축일에 상하이를 담당하던 랑귈라(Languillat) 주교는 성당 건립을 위한 초석을 놓았으며, 1873년 4월 15일에는 많은 신자들이 힘을 합쳐 완공한 성당을 축성하고 첫 미사를 봉헌했다. 모든 건축 자재는 인력으로 언덕 정상까지 운반했다. 석재는 복건성에서, 목재는 상하이에서 조달했다. 동서양의 건축 특징이 혼합된 첫 번째 성당은 십자가 형태로 설계됐으며 정문 주변으로 사자 조각이 새겨진 기둥들이 늘어서 있었다. 1874년 비오 9세 교황은 5월에 서산 성모성지를 방문하는 모든 이에게 전대사를 수여했다. 이후 매년 이 성지는 중국 전역에서 모여든 순례객으로 가득했다. 기존 건물로는 늘어나는 순례객들을 수용할 수 없게 되자 선교사들은 더 큰 성당을 짓기로 했다. 

현재의 대성당

1921년 첫 성당을 허물고 다시 성당을 짓기로 했다. 1925년 5월 24일 초석을 놓고 1935년 완공했다. 벨기에 출신의 원죄 없으신 성모성심 수도회 소속 알퐁세 프레데릭 데 뫼를루즈 신부가 설계를, 포르투갈 출신 예수회 프랑수아 하비에르 디니즈 신부가 건축을 담당했다. 현재의 대성당은 19세기 중반부터 20세기 초반까지 유행하던 신로마네스크 양식에 따라 철근 콘크리트로 지어졌다. 라틴 십자가 모양으로 설계된 성당은 길이 약 56미터, 너비 약 25미터다. 성당 내부는 옅은 회색 빛을 띠며 3개의 통로가 제대를 향하고 있다. 제대 뒤편에는 도금된 발다키노(천개) 아래 성모님과 아기 예수님이 그려진 성화를 모셔 이 성당이 보호자 성모님께 봉헌된 성당임을 알게 해준다. 제대는 금과 옥으로 장식된 대리석으로 만들어졌다. 극동지역 최초의 대성전(Basilica)으로 인가된 서산 성모대성당은 약 3000명의 신자를 수용할 수 있다. 성당이 있는 산 정상으로 올가가는 산책로에 십자가의 길이 마련돼 있으며, 산책길 중간에 예수성심상, 성 요셉상, 성모상을 모신 작은 경당들이 있다.

서산 성모님

서산 성모대성당의 상징은 종탑 꼭대기에 세워진 청동 성모자상이다. 서산(Sheshan)의 상하이 지역 발음을 로마자로 표기하면 조세(Zose)라고 하기 때문에 이 성모님을 ‘조세(Zose)의 성모님’으로 부르기도 한다. 1946년 교황청의 제안으로 종탑 위에 있는 조세 성모님의 대관식이 거행됐다. 성모자상의 무게는 약 2톤, 높이는 3.87미터다. 성모자상의 자세는 도상학적 관점에서 볼 때 낯설지만 야외에서 어린아이와 놀고 있는 듯한 모습을 하고 있어 보는 이로 하여금 친숙함을 느끼게 한다. 성모님은 마치 먼 곳에서도 잘 보라는 듯 아기 예수님을 머리 위로 높이 양팔로 받쳐 들고 있다. 성모님의 시선은 주변의 끝없이 펼쳐진 대지를 바라보고 있으며 가능한 많은 이를 품에 안으려는 모습이다. 아기 예수님은 마치 세상을 껴안으려는 듯 두 팔을 벌리고 있으므로 멀리서 보면 성모님과 팔을 벌린 아기 예수님의 모습이 하나의 십자가 형상으로 보인다. 독특한 형태의 이 성모자상은 보는 이로 하여금 기쁨의 대화를 나누도록 초대하며, 예수님과 인간을 중재하시는 성모님을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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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5월 2022, 1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