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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납치된 후 최근 풀려난 원죄 없으신 마리아의 프란치스코 수녀회 소속 콜롬비아 출신 글로리아 세실리아 나바에스 수녀에게 인사하는 프란치스코 교황 4년 전 납치된 후 최근 풀려난 원죄 없으신 마리아의 프란치스코 수녀회 소속 콜롬비아 출신 글로리아 세실리아 나바에스 수녀에게 인사하는 프란치스코 교황 

글로리아 수녀 석방… 마칼리 신부 “수감된 이를 위한 기도는 사슬을 끊어버립니다”

니제르에서 선교하던 중 지난 2018년 말리에서 피랍돼 수감생활을 이어오다 2년 만에 석방된 마칼리 신부는 지난 10월 9일 석방된 글로리아 세실리아 나바에스 수녀를 기억했다. 글로리아 수녀는 지난 10월 10일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주교 시노드 개막 미사를 거행한 교황을 만나 인사했다. 비극적 피랍에서의 해방이라는 두 사람의 유사한 상황은 믿음에 대한 깊은 체험이 됐다.

Benedetta Capelli / 번역 이재협 신부

“기쁘도다, 기쁘도다, 기쁘도다!” 지지 마칼리(Gigi Maccalli) 신부는 글로리아 세실리아 나바에스(Gloria Cecilia Narvaez) 수녀의 석방 소식을 듣고 이처럼 세 번 반복해 외쳤다. 콜롬비아 출신으로 원죄 없으신 마리아의 프란치스코 수녀회 소속인 글로리아 수녀(59세)는 2017년 2월 7일 말리에서 피랍됐다가 4년여 만인 지난 10월 9일 석방됐다. 「바티칸 뉴스」는 마칼리 신부와의 인터뷰를 통해 온화한 성격과 차분하고 사색적인 음색 안의 강한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마칼리 신부는 침묵과 눈물의 나날을 회상하며 자신이 겪었던 모든 체험을 이야기했다. 또한 자신의 영혼을 자유롭게 한 사슬에 대해서도 말했다. 마칼리 신부는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 체험을 밝힌 바 있으며, 그 내용을 담아 『자유의 사슬: 사헬 피랍생활 2년』이라는 제목의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저는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발은 쇠사슬로 묶여 있지만, 내 마음은 그렇지 않다. 새로운 방식으로 선교의 삶을 살아갈 공간이 열렸다.’ 제 마음은 계속해서 걷고 있었습니다.”

니제르에서 선교하고 있는 마칼리 신부
니제르에서 선교하고 있는 마칼리 신부

“삶의 소중함을 깨닫게 한 감옥생활”

마칼리 신부는 니제르에서 선교하던 중 지난 2018년 9월 17일 피랍돼 2020년 10월 8일 석방됐다. 최근 리옹에 위치한 아프리카 전교수도회(SMA) 공동체에 머무르고 있는 마칼리 신부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저를 위해 기도해 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를 전합니다.”

이하 마칼리 신부와의 일문일답:

최근 석방된 글로리아 수녀님이 느꼈을 기쁨이 어땠을지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당시 저는 매우 큰 기쁨을 느꼈습니다. 꼭 1년 전 제가 석방됐을 때, 저는 다시 태어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당시의 느낌을 말로 표현할 길이 없습니다. 마음은 기쁨으로 날뛰었고, 석방될 수 있도록 기도해 달라고 부탁한 분들과 친구들에게 메시지를 보내기 시작했죠. ‘기쁘도다, 기쁘도다, 기쁘도다!’ 글로리아 수녀님이 풀려나셨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저는 다시 매우 큰 기쁨으로 가득했습니다.”

「바티칸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신부님은 글로리아 수녀님을 비롯해 납치된 모든 이들에 대해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신부님은 유사한 체험을 하신 사람으로서 자유를 되찾는다는 것이 무슨 의미이며, 자유의 몸이 된 글로리아 수녀님이 어떤 생각을 하실 거라고 생각하시나요?

“자유의 소중함은 그것을 잃었을 때 비로소 느껴집니다. 감옥에서의 체험, 고립의 체험은 사랑과 자유로 가득 찬 이 삶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알아듣게 해 줍니다. 감옥의 체험이 끝나고 자유를 되찾는다는 것은 충만한 삶으로 돌아오는 것입니다. 고립의 체험은 독특한 경험입니다. 이 체험은 인간이 혼자 있는 것이 좋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해 줍니다. 우리 모두는 사랑과 자유라는 두 개의 실로 짜인 인간이며, 소중한 사람과 관계를 맺고, 하느님과 관계를 맺고, 세상과 관계를 맺는 존재입니다. 이것이 인생입니다. 감옥은 만남, 자유로운 이동, 좋아하는 사람과의 포옹 등 본질적인 것들을 앗아갑니다. 저에게 있어서 자유롭다는 것은 사랑할 수 있고, 충만함 속에 사는 것입니다. 사랑과 자유의 어우러짐이 삶을 아름답게 만듭니다.”

신부님이 석방되신 지 1년이 지난 지금, 많은 애정과 위로를 받으셨습니다. 이러한 것들도 기도의 열매가 될 수 있다고 믿으셨나요?

“저는 기도하는 사람, 믿는 사람, 희망하는 사람에게는 불가능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기도는 긍정적인 에너지이자 공간이며, 하느님께서 다시 오실 때를 위해 나를 비우는 것입니다. 지난 주일(10월 10일) 복음은 ‘사람에게는 불가능하지만 하느님께는 그렇지 않다’(마르 10,27)고 말합니다. 저는 기도를 통해 하느님께서 사람들의 마음에 오실 수 있다고 믿습니다. 계속해서 기도합시다. 고통받는 사람들, 외로운 사람들, 잊힌 사람들을 끊임없이 지원합시다. 제 체험입니다만, 많은 기도의 열매가 제 마음을 따뜻하게 했고, 감옥생활을 버티게 했습니다. 오늘 저는 끊임없는 진심 어린 기도에 대한 감사를 증언하기 위해 이 자리에 있습니다. 저는 자유를 되찾았습니다. 저는 이런 모습을 사도행전에서 발견합니다. 베드로가 감옥에 갇혔을 때, 교회는 그를 위해 끊임없이 기도했습니다. 바로 이 기도가 사슬을 끊고 자유의 열매를 맺습니다. 기도하는 이에게는 불가능한 것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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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10월 2021, 10: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