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카리타스가 마련한 이주민을 위한 캠페인 종료 국제 카리타스가 마련한 이주민을 위한 캠페인 종료 

타글레 추기경 “이주민들은 숫자가 아닌 이름, 역사, 꿈을 지닌 사람들”

6월 15일 교황청 공보실 요한 바오로 2세 홀에서 국제 카리타스가 기획하고 추진한 국제 순례 캠페인 ‘난민의 여정에 함께 합시다’를 마지막으로 평가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교황청 인류복음화성 장관 안토니오 타글레 추기경은 “행사는 종료되지만 이주민의 존엄성을 증진하려는 노력이 중단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Francesca Sabatinelli / 번역 이재협 신부

‘난민의 여정에 함께 합시다’ 캠페인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생각을 바꿀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려는 도전이었다. 국제 카리타스가 마련한 이 캠페인은 지난 2017년 9월 27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참석한 가운데 막을 올렸으며, 오는 6월 20일 유엔이 지정한 ‘세계 난민의 날’에 4년 여정의 막을 내린다. 이번 캠페인은 분명 이주민을 두려움의 대상이 아닌 관심의 대상으로 바라보고 다가갈 수 있는 시선을 제공했다. 기자회견장에는 교황청 인류복음화성 장관 겸 국제 카리타스 의장 안토니오 타글레(Antonio Tagle) 추기경을 비롯한 여러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4년에 걸친 캠페인이 “이주민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 그들의 빈곤과 고통을 함께 나누고, 그들이 단순한 숫자가 아닌 이름, 역사, 꿈을 지닌 사람들이라는 확신을 심어줬으며, 그들 안에서 어린 시절 부모님과 함께 이집트로 피난을 떠나야 했던 예수님을 바라볼 수 있게 했다”고 한 목소리로 평했다. 또한 전 세계 카리타스의 활동이 “국제적 차원에서 새로운 문화, 곧 인격적인 만남의 문화를 확산시키고 이주 문제와 관련해 인간을 받아들이는 모습에 대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수 있었다”고 평했다.

각국은 이기주의로 문을 닫지 말아야

타글레 추기경은 가족과 떨어져 살았기에 이주의 의미를 잘 알고 있는 자신의 감정을 숨기지 않으면서 그가 만난 난민들을 통해 자신의 뿌리를 보았다고 말했다. 이어 각 국가들이 이기주의와 이방인에 대한 두려움으로 국경을 봉쇄하지 말길 바란다고 당부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코로나19 대유행이 전 세계적 연대의 의미를 강조한 이 순간에 막을 내리는 국제 카리타스의 ‘난민의 여정에 함께 합시다’ 캠페인은 이주민과의 공존 그리고 나눔을 계속 실천하라는 초대입니다. 무엇보다 이 어려운 시기에 말입니다.” 타글레 추기경은 “이번 캠페인은 이렇게 막을 내리지만 그 정신과 소명은 같은 목표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세계 162개 카리타스 회원기구들은 캠페인 기간 동안 130개의 프로젝트를 통해 만남의 문화를 증진하고 이주민, 난민, 지역 공동체의 상호 이해를 장려하는 소명을 실천했다. 이들의 소명과 노력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캠페인에 영감을 준 교황

다양한 나눔의 순간들이 캠페인이 진행된 4년의 시간을 가득 채웠다. 먼저 국제 카리타스는 ‘음식을 나눕시다’ 캠페인을 진행했다. 이 캠페인은 일주일간 전 세계의 지역 공동체가 이주민과 난민에게 음식을 제공하는 프로젝트다. 또한 타글레 추기경은 로마에서 시작하는 ‘글로벌 연대 행진’을 기획해 전 세계가 이주민·난민과 함께 걷는 여정으로 초대했다. 이 여정에 많은 공동체가 참여했으며, 이들은 총 60만 킬로미터를 걷는 동안 이주민·난민과 이야기를 나누고 그들과 연대했다. 타글레 추기경은 “교황이 이번 캠페인에 영감을 준 원천”이라고 강조하고, 교황이 지난 2018년 ‘세계 이주민과 난민의 날’ 담화에서 ‘환대하고, 보호하고, 증진하고, 통합하기’라는 네 가지 동사로 현 시대가 당면한 이주 문제에 응답할 것을 당부했다고 설명했다. 국제 카리타스 사무총장 알로이시우스 존(Aloysius John)과 교황청 온전한 인간 발전 촉진을 위한 부서 차관 브뤼노 마리 뒤페(Bruno Marie Duffé) 몬시뇰 또한 교황이 제안한 네 가지 동사를 인용하며 “이는 인간 존엄성 수호의 필요성을 반드시 염두에 두면서, 모든 이가 자신의 재능과 그 재능의 개발을 통해 스스로의 권리를 표현할 기회를 갖도록 할 긴급성을 지적한다”고 설명했다.

국경이 만남의 장소가 되길

국제 카리타스 사무총장 알로이시우스 존은 캠페인의 핵심 목표가 “불의, 시련, 폭력을 피해 좀 더 인간다운 삶을 찾아 고국을 떠난 이주민과 난민들을 환대하라는 윤리적 명령에 따라 생활하도록 사람들의 마음을 변화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존 사무총장은 레바논과 요르단, 방글라데시의 카리타스 사업을 사례로 들어 이러한 목표를 어느 정도 달성했다며 향후 계획을 밝혔다. “이주민의 입국을 제한하거나 막기 위해 장벽을 세우고 차별 정책을 시행하는 오늘날, 코로나바이러스의 전 세계적 대유행은 연대의 필요성을 더욱 부각시켰습니다. 교황님 가르침의 연결 선상에서 국제 카리타스 회원기구들은 국경을 특별한 만남의 장소로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카리타스는 이주민의 통합을 촉진하고 그들의 안녕과 복지를 보장하도록 사랑과 돌봄의 다리를 놓을 것입니다.”

희망이 촛불이 켜지길

국제 카리타스는 이주민, 난민, 국내 실향민과의 연대를 위한 글로벌 사업에 모든 이가 한 마음으로 참여하길 초대했다. 6월 15일부터 국제 카리타스 누리집(caritas.org)을 통해 누구나 원하는 나라에 희망의 촛불을 켜고 이주민과 난민에게 연대의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 모든 이가 보낸 메시지는 한 데 모아져 소책자로 출판돼 국제 카리타스 캠페인의 모든 여정, 특히 가장 의미 있고 중요한 순간을 함께한 교황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용시에는 출처를 밝혀주시고, 임의 편집/변형하지 마십시오)

15 6월 2021, 16:56